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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택시 일을 하다보면 불가피하게 진상 손님을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또 불가피하게 경찰을 부르곤 하죠. 얼마 전, 20대 젊은 남자손님을 길에서 태웠는데, 처음 탈 때에는 멀쩡하게 보였는데 말이죠, 타자 마자 어디까지 가달라고 간신히 말하고는 뒷좌석에 고꾸라집니다. 감이 안좋았죠,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잘 모를 때가 많다니까. 목적지에 도착해서 아무리 불러도, 흔들어도 안일어 납니다. 미친 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인데 그럴 수는 없고. 택시기사에겐 시간이 금인데, 하는 수 없이 경찰을 불렀고, 경찰이 깨워도 마이동풍입니다. 도대체 저게 인간이야 강시(僵屍, 얼어 죽은 시체)야, 이러한 경우에도 경찰마다 대응법이 다릅니다. 어떤 경찰은 손님을 거의 장작 다루 듯이 패대기 치고는 호주머니를 뒤져 돈..
며칠 전이었죠. 택시 운행 중에 타이어가 이상하게 튀는 느낌이 들어 계기판 공기압 수치를 살펴보니 허걱, 앞 타이어 공기압이 51까지 올라 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새벽에 충전소에 들러서 가스를 충전하고 공기압을 보충했는데 보충 후에 계기판을 확인하지 못한 제 불찰이었습니다. 공기압 보충기 조정 수치를 분명히 38로 맞추고, 시동을 끈 채로 공기압을 보충했는데 그러면 계기판이 보이지 않게 되므로 그냥 넘겼더니 이런 일이 발생하고 만겁니다. 아마도 공기압 보충 완료를 나타내 주는 기계 신호음이 삑삑 울리기 전에 끝내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계기판에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온 것은 아니라서 위험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찜찜했죠. 타이어 공기압은 타이어를 운행하지 않은 때(냉간 시)에 보충을 해야 정확합..
가수 남진의 데뷔 60년을 기념하여 '오빠 남진'이란 영화가 나온다고 합니다. 남진은 저 같은 음치도 따라 부르기 괜찮을 정도로 그리 어렵지 않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죠. 하지만 따라 부르기 쉽다고 해서 훌륭한 가수가 아니다라는 것은 편견이구요, 그렇다면 성악가들이 다 성공했어야 합니다. 누구나 즐겨 부르고, 듣기 좋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수가 훌륭한 가수 아니겠습니까. 나아가 한 두해 반짝하는게 아니라 수 십년, 남진 같은 경우엔 무려 60년을 활동하고 있으니 훌륭한 가수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기에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남진이 부른 '어머님'이란 노래를 가장 좋아합니다. 가사와 멜로디가 언제 들어도 가슴에 와닿는 노래죠. 따라 부르다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목까지 메일 때가 있습니다...
서울에는 7만 2천대의 택시가 있습니다. 개인택시 5만대, 회사택시 2만 2천여대. 예전과는 달리 요즘 서울을 달리는 택시를 보면 정말 깨끗하고, 여러모로 관리가 잘돼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택시를 많이 이용하니 어쩌면 서울을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평소 서울의 외관과 색상, 건물 디자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왔고, 실제로 서울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택시는 2010년 경에 외관 색상을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색상을 살려 꽃담황토색(주황색, 오렌지색)으로 정했지만 색상이 너무 진하다는 여론이 있어서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10여년 만에 유야무야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엔..
요즘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은 우버택시입니다. 택시 호출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손님은 첫회 이용 시 무료, 5회까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기사에게는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호출료 2~3천 원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는 등 각종 프로모션에 진심입니다. 그러면 우버택시의 점유율은 많이 올라 갔을까. 작년에 우버택시 점유율이 5%에 미치지 못했는데 얼마 전에 온다, 타다, 아이엠, 지역 콜을 합쳐서 10% 정도라고 나오니까 우버의 점유율은 7~8% 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카카오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구요. 택시기사들은 우버가 언제까지 저렇게 많은 돈을 투자할까, 점유율이 확대되면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설왕설래가 많습니다. 물론 시..
경남 마산시 부시장을 지내고 창원시에서 택시기사로 6년간 일했던 전수식 님이 지난 2022년 7월 12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이제야 접했습니다. 전수식 님은 25년간의 공직생활을 끝내고 2012년 3월부터 창원의 법인택시 기사로 3년을 일한 다음 개인택시 기사로 3년, 총 6년간 택시기사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 분을 알게된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였고, 저 역시 공무원 출신인지라 관심을 갖고 종종 그 분의 블로그에 들러 소식을 접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잊고 지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을 했더니 2년전 별세. 전수식 님은 어렸을 적에 가난 때문에 인문계 대신 공고 진학을 택했고, 졸업 후에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동아대 야간부를 나와 주경야독으로 공부를 해서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였습니다...
안세영 선수,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배드민턴 천재라고 합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중국 여자 선수를 2대 0으로 꺾고 우승하면서 환호한 순간은 이번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고, 나아가 국민에게 가장 큰 기쁨을 선물한 선수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후 기자들 앞에 서서 배드민턴 협회의 고질적인 관행을 폭로해 지금껏 파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배드민턴 영웅이 그렇게 힘든 폭로를 해야만 할 사정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단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빨래와 청소를 도맡아 하게 한 것은 참 쪽팔리는 퇴행적인 관행인데도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천재 선수에게 쏟아지는 후원금에 대해서도 이득은 협회가 다 챙기고 정작 주..
아르바이트 하는 젊은이들 많잖습니까. 그 알바생들은 택시를 잘 타고, 정작 알바를 고용하고 있는 사장님들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스갯 소리이긴 한데, 우리 사회 현실을 나타내 주고 있기도 하죠.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로 돈을 쉽게 벌고, 또 소비성향이 높으니 택시를 자주 타는 반면에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들은 점포 운영하느라 돈을 타이트하게 쓸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어제 초저녁 때, 4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 손님을 태웠는데 "기사님, 요즘 힘드시죠." 하면서 말을 붙입니다. 회사 그만두고 편의점을 연지 2년차, 와이프는 주간, 손님은 야간에 교대로 일하고 주말에는 알바를 쓴다고 하는군요. 와이프와 교대로 일을 하니 인건비는 절약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