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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 선수. 올해 22살 어린 소녀에 불과한 안세영에게서 요즘 많은 기쁨과 자신감을 얻고, 배우고 있습니다. 그녀의 자신감, 용기, 정신력 등은 다른 사람에게서 좀처럼 찾기 힘든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영 오픈 결승전, 중국 최강 왕즈이 선수와의 2게임 6대 6 스코어에서 1분 30초에 달하는 79번의 역대 최장의 랠리에서 승리한 후 탈진상태로 코트에 누워버린 모습은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의 장면으로 꼽힐만 합니다. 사실 안세영은 일본 야마구치 선수와의 준결승전에서 다리 근육통증을 입어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결승전을 앞두고 감기까지 앓아서 더욱 힘들었다고 하니까요. 왕즈이 선수와의 결승전을 보노라니 누가 보기에도 안세..

비상계엄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 청문회 등에서 관계자들이 여러 증언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형사재판은 별도로 진행이 될거구요. 하지만 TV 중계방송은 물론 관련 뉴스조차 볼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나와서 증언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이 오리발로 일관하거나 때에 따라 말을 달리 하는 등 차마 눈 뜨고는 그대로 지켜 볼 수가 없어서입니다. 대통령은 말할 나위도 없고 별을 몇개씩 달고 있는 군 장성과 정부 고위 관료 중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한 사과를 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조변석개(朝變夕改),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로도 부족한 목불인견(目不忍見) 그 자체라고 할까요. 마치 송충이들의 대행진 같은 느낌. 그 중에서도 오직 한사람,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달랐습니다. 군계일학(群鷄..

가수 나훈아가 지난 7일 대구 공연에서 이번 비상계엄에 관해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정치의 근본이 무엇이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배곯지 않게 하는 것이 원리다. 대한민국에서 문제 되는 거, 이걸로 국회서 밤을 새우고 고민을 해야 한다.” 핵심을 제대로 짚은 말입니다. 평소 대중 앞에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가수로 알려진 나훈아가 그런 정치적 멘트를 했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힌다는 사실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나훈아의 멘트에 대한 댓글을 우연히 보던 중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엄니'란 노래를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엄니 노래를 듣는 동안 목은 메이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주책없이 이러..

2024년 12월 10일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한강 작가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식을 TV를 통해 지켜 봤습니다. 스웨덴 구스타프 국왕으로 부터 노벨문학상 상패와 증서를 받는 모습한강 작가가 영어로 수상 연설을 하는 모습만찬장에서의 여러 모습 등 웬지 모르게 우쭐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고 행복했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빙신 양아치 섹히의 비상계엄 불장난이 역설적으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폐하와 왕족 여러분,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제가 여덟 살이던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습니다.그 비는 너무도 거세서, 스물네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아래로 몰..

지난 10일 저녁 7시 조금 넘어서였죠. TV 자막에 뜬 '작가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보고 처음엔 가짜 뉴스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에서 저런 가짜 뉴스를 보낼 리가 없는데, 혹시나. 믿기지 않았습니다. 울컥 했죠,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수년 전, 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맨부커 상을 받았을 때 한강의 노벨 문학상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말이 있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예상하기 어려웠죠. 아무튼 기쁩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게된 데에는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의 공이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역량있는 작가와 작품이 많이 있었지만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에 알려지는데 한계가..

가수 남진의 데뷔 60년을 기념하여 '오빠 남진'이란 영화가 나온다고 합니다. 남진은 저 같은 음치도 따라 부르기 괜찮을 정도로 그리 어렵지 않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죠. 하지만 따라 부르기 쉽다고 해서 훌륭한 가수가 아니다라는 것은 편견이구요, 그렇다면 성악가들이 다 성공했어야 합니다. 누구나 즐겨 부르고, 듣기 좋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수가 훌륭한 가수 아니겠습니까. 나아가 한 두해 반짝하는게 아니라 수 십년, 남진 같은 경우엔 무려 60년을 활동하고 있으니 훌륭한 가수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기에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남진이 부른 '어머님'이란 노래를 가장 좋아합니다. 가사와 멜로디가 언제 들어도 가슴에 와닿는 노래죠. 따라 부르다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목까지 메일 때가 있습니다...

경남 마산시 부시장을 지내고 창원시에서 택시기사로 6년간 일했던 전수식 님이 지난 2022년 7월 12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이제야 접했습니다. 전수식 님은 25년간의 공직생활을 끝내고 2012년 3월부터 창원의 법인택시 기사로 3년을 일한 다음 개인택시 기사로 3년, 총 6년간 택시기사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 분을 알게된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였고, 저 역시 공무원 출신인지라 관심을 갖고 종종 그 분의 블로그에 들러 소식을 접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잊고 지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을 했더니 2년전 별세. 전수식 님은 어렸을 적에 가난 때문에 인문계 대신 공고 진학을 택했고, 졸업 후에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동아대 야간부를 나와 주경야독으로 공부를 해서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였습니다...

안세영 선수,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배드민턴 천재라고 합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중국 여자 선수를 2대 0으로 꺾고 우승하면서 환호한 순간은 이번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고, 나아가 국민에게 가장 큰 기쁨을 선물한 선수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후 기자들 앞에 서서 배드민턴 협회의 고질적인 관행을 폭로해 지금껏 파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배드민턴 영웅이 그렇게 힘든 폭로를 해야만 할 사정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단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빨래와 청소를 도맡아 하게 한 것은 참 쪽팔리는 퇴행적인 관행인데도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천재 선수에게 쏟아지는 후원금에 대해서도 이득은 협회가 다 챙기고 정작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