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물의 안과 밖 (114)
희망연속
해발 1,567m 국립공원 태백산을 하루에 몇번씩 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의 경우 태백산 정상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데 이 사람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내려올 때는 30분밖에 안걸릴 때도 있답니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거주하면서 태백산이 좋아 하루 온종일 태백산 다람쥐처럼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는데, 보통 사람은 1년에 한번 가기도 어려운 태백산을 하루 최고 11번까지 등반해서 신기록 인증까지 받았다고 하네요. 오래 전에 승마를 하다가 경추를 다쳐서 건강회복을 위해 우연히 태백산을 등반하게 되었고, 그 이후 태백산을 밤낮 가리지 않고 오르고 있는데 지금도 하루에 2~3회씩 등반하고 있다고 합니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란 프로그램에 소개된 사람으로 이름은 권찬. 권찬씨..
연말이 다가오는 관계로 송년회 모임에 자주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3년동안 코로나 땜시 모임이나 회식이 금지됐던게 풀린 영향도 있죠. 엊그제 직장 퇴직동기 모임에 갔는데 옛날 어려웠던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화제로 여러 얘기가 오갔습니다. 그 중에 어떤 친구가 보릿고개 얘기를 하더군요. 보릿고개는 원래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묵은 곡식은 거의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농촌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보통 춘궁기(春窮期)라고도 하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고구마로 끼니를 잇고는 했는데 고구마 마저도 넉넉치 않았던 시절이었으니. 그런데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다들 보릿고개는 다 알고 있다고 해도 진성이란 가수가 부른 노래 보릿고개를 ..
2022년 6월 8일 오전 8시경, 국민 MC 송해 선생님이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생자필멸( 生者必滅 )이라 했지만 송해의 죽음이 너무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그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 대단한 인물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가 막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고 야외공연이 일절 중지된 2020년 초, 나는 와이프에게 물었었죠. 코로나 땜시 가장 타격을 입은 사람이 누굴까? 그랬더니 얼른 생각이 나질 않는다는 투였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송해가 가장 슬픈 상태일거라고. 어지간한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겁니다. 그러나 송해는 다르죠. 100세가 다 된 나이에, 전국노래자랑 공연이 삶의 전부인 그에게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할 수 없게 됐으니 그것은 곧 그 인생의..
KBS가 모처럼만에 내 놓은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이 5월 1일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왜 또 이방원이지? 그렇게 소재가 없나? 아쉬웠습니다. 이방원은 그동안 수십번 영화나 TV에서 다뤘던 소재인데 또. 물론 이해는 갑니다. 이방원이란 인물과 시대적 배경이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추고 있어서 시청율에 울고 웃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안전빵이랄 수 있겠지요. 그래도 그렇지, 한두번도 아니고. 그렇지만 제가 사극을 좋아하는 지라 보기는 봤습니다. 총평을 한다면 '열심히 만든 것은 인정되지만 그저 그렇다.' 탤런트들의 열연이 돋보인다고 해야 할까. 이방원 역을 맡은 주상욱도 나름 합격점을 줄만 했고, 물론 용의 눈물의 유동근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 제가 좋아하는 배우 김영철, 뭐 포스가 대단한 배우죠. 태조 ..
한 회사에서 무려 84년을 일한 100세의 브라질 남성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직장생활을 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오! 클릭 세 번째 검색어는 '한 회사에 84년 근무'입니다. 브라질의 한 의류 원단 회사에 다니는 바우테르 오르트만 씨. 열두 살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든 그는 열다섯 살 때인 1938년 이 회사에 정식으로 취직한 뒤 지금껏 이곳에서만 84년째 일하면서 올해 100세가 됐습니다. 처음 취직했을 당시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우물로 식수를 해결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었지만 바우테르 씨는 회사를 옮길 생각 대신 묵묵히 더 열심히 일했다고 하는데요. 요즘도 주 5일 출근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는 그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직장생활을 오래 할 ..
어제 아침이었죠. 지인에게서 아침 일찍 메세지가 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선후보가 후보 사퇴를 하고 국민의 힘 윤아무개와 단일화를 선언했다고. 초딩 같다는군요. ㅎㅎㅎ, 그래서 제가 그랬죠. 초딩은 무슨, 유딩도 안되겠구만. 뭐 단일화를 하든 말든, 대선후보를 사퇴하든 말든 본인의 자유의사이니 누가 뭐라 할 사람 있겠습니까. 그러나 아쉬움, 실망감은 깊이 남습니다. 지난 2010년인가요, TV 프로그램 '청춘 콘서트'에서 시골의사 박경철과 함께 등장해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들려 줄 때 참 신선했죠. 전국적으로 돌풍이 불었습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출신에, 안랩으로 크게 성공한 벤처 창업가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인기에 도취 되었을까.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 들어 서울시장 출마를..
“나이도 식히지 못한, 마음속 열망이 십수 번 도전의 원동력” (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때로 선거나 시험은 도전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받기도 한다. 얼마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아홉 번의 출마 만에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이 그랬다. 범인들은 함부로 흉내 내기 힘든, 지치지 않는 도전은 과정만으로도 가치를 갖는다. 숫자의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제 5년 차 변호사가 된 한 사내가 있다. 경력만 보면 막 커리어를 쌓아가는 푸릇한 젊음이 연상되지만, 이미 초로의 몸이 됐다. 대신 그의 가슴에는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얻은 흉터와 사법고시 14전 15기라는 숫자가 훈장처럼 달려 있다. 오세범(吳世範·63) 변호사의 이야기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눈앞에서 아가리를 벌리고 선..
코로나 19가 발생한 작년 2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매일 오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하여 보건복지부 차관, 질병관리본부 차장 등이 교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는데 유달리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입니다. (지금은 질병관리청장이지만) 소박한 생김새, 짧게 깎은 머리, 수수한 옷차림, 차분한 말투 등 세련미나 미적 감각과는 완전 거리가 먼듯한 모습이었죠. 하지만 그런 모습이 어쩌면 코로나 비상시국에 국민들에게 어필을 해서 많은 국민들이 심정적, 정서적으로 정 본부장의 말을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것이죠. 저는 맨첨에 그분을 TV에서 보고 제 나름대로 단번에 관상파악이 되더라구요. 택시기사 특유의 감각 있잖습니까. 아, 이 분은 오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