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훌륭한 책과 글 (127)
희망연속
중국 전국시대 철인(哲人)으로서 공자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맹자(孟子)는 저서 《맹자(孟子)》〈진심편(盡心篇)〉에서 삶의 세가지 즐거움에 관해 말합니다. 부모님이 함께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탈한 것이 첫번째요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두번째요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천하의 영재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것이 세번째 즐거움이다.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득천하영재 이교육지 삼락야). 천하를 통일하여 왕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끼지 못한다.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군자유삼락 이왕천하불여존언). 학교 다닐 때 국민윤리나 도덕 시간에 많이 배웠더랬죠. 시험에도 자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에게 물어 보면 거의 10명 중에 9명은 공정하다고 답할 것 같습니다. 반면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10명 중에 9명이 불공정하다고 말하지 않을까요. 마이클 샌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등 우리사회의 정의란 개념에 대해 깊이 통찰하고 있는 유명 작가입니다.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한가. 샌델은 능력주의가 그 효력을 다했다고 주장합니다. 능력주의, 샌델은 주로 학벌에 의한 능력주의를 말하고 있지요. "인간의 성공은 능력보다는 운이 더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은 겸손해야 하고, 이 사회의 공동선을 이루는데 기여해야 ..
추석특집으로 MBC에서 방영한 '노량, 죽음의 바다'를 봤습니다. 작년 말에 개봉한 영화인데 놓치고 말았고, 핑계이기는 하지만 게을러서 그동안 못보고 있었습니다. 1598년 12월, 일본과의 7년 전쟁 마지막 해전을 그렸습니다. 영화 도입부분에 나오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는 장면. 일본 총대장이 병으로 죽고 조선에 있던 왜군은 철수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그냥 돌려 보낸다면 다시 쳐들어 올 것이라며 끝장을 보려고 합니다. 이순신을 연기한 김윤석. 중후한 모습의 김윤석은 절제된 연기를 펼칩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어서일까요. 분위기가 시종일관 숙연함, 비장함, 장엄함 그 자체입니다. 마지막에 적의 총탄을 맞고 쓰러져 죽는 모습은 이 영화의 클라이 맥스죠. 사실 학교에서 역사 시간에 이순신 장군은 ..
국민권익위원회는 얼마 전에 어떤 지체 높으신 여자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그냥 종결 처리했었죠. 권익위가 그렇게 결정했으므로 앞으로는 명품백 뿐만 아니라 비싼 선물을 다 받아도 된다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을 담당했던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이 본인의 의사와는 다른 결정이 난 데 대해 실망을 해서 불행히도 세상을 스스로 등진 것 같습니다. 얼마나 고민과 갈등이 심했으면 목숨까지 버리는 선택을 했을까, 침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솔직히 권익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집권층 고위직에 인간다운 인간이 누가 있을까요. 그냥 겉만 사람일뿐인 미생동물들이 완장차고 나라를 망가뜨리는 일에 한창입니다. 원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은 인간의 도리에 대한 자존감, 책임감, 정의감 등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
아름다운 부자, 진주 남성당 한약방 주인 김장하 선생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바 있습니다. MBC 경남에서 제작한 '어른 김장하' 다큐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았기에 김장하 선생에 관한 책이 나왔다해서 즉시 읽어본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정말 송구합니다. 책 표지 사진은 책의 내용을 함축해서 나타내는 의미가 있는데 잘 택했습니다. 전에 MBC 다큐에 나왔던 장면입니다. 꾸부정한 허리, 불편한 무릎,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칼 책을 다 읽고 사진을 보면 더욱 안타까운 맘이 듭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제가 김장하 선생에 대해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명신고등학교 국가 무상헌납 관련 사안입니다. 사학을 공립으로 전환한 경우는 해당 사학의 운영난 등으로 불가피하게 국..
"일본의 강점은 과거지사, 지나간 해프닝이 아니다. 그것은 50년의 역사일 뿐 아니라, 해방 이후 우리민족의 모든 역사를 지배하는 현존사인 것이다. 끊임없이 역사의 의미를 묻게 만드는 현존재의 역사인 것이다. 일본의 강점통치가 없었더라면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하여 등장한 미, 소 양국의 분할점령도 없었을 것이고 제주 4.3과 여순 민중항쟁도 없었을 것이고 빨갱이 색출도 없었을 것이고 반공이념도 국시가 될 수 없었을 것이고 6.25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세계의 냉전질서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요 오늘날 소위 말하는 진보나 보수니 하는 쓰레기 이념도 이 역사에 발붙일 곳이 없었을 것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게 하도 현란하고 기괴하게 느껴져서 도올 김용옥의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도올tv를 가끔 시청하고..
주식시장을 비롯해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 날카로운 비판을 하면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았던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존 리가 최근에 펴낸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읽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바로 책 표지에 나와 있다시피 '개인의 경제독립'입니다. 말하자면 개인 각자가 부자가 되어야하고 그래야만 국가 역시 부자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개인이 부자가 되는 길을 막고 있는 낡은 제도, 관습은 물론 각종 편견, 경직성 등이 사회 전반에 많이 남아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상명하복의 권위적인 문화, 시험점수 위주의 교육제도, 항상 남과 비교하는 문화, 부동산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 낮은 금융교육 수준 등등 특히,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가..
지하철 역사를 지나노라면 좋은 글, 좋은 문구 등이 적힌 게시판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습관적으로 주변의 게시판을 두리번 거리죠. 오늘은 어떤 새로운 글이 게시되어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말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맘에 드는 선한 글이 제 눈을 사로잡더군요. 제목이 '오직 참을 뿐' 오직 참아라, 참으면 복이 오나니, 참는 자가 이긴다. 저와 같은 택시기사뿐 아니라 자영업자, 샐러리 맨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참아야겠죠. 만일 말로써 옳고 그름을 가리려 한다면 Words can never an argument 한평생을 싸워도 끝나지 않는다. over right and wrong 오직 참는 것만이 진실로 언쟁을 끝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