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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의 역사소설 '7년 전쟁'과 만참(萬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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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의 역사소설 '7년 전쟁'과 만참(萬斬)

희망연속 2025. 4. 1. 10:01

소설가 김성한이 쓴 대하 역사소설 '7년 전쟁'을 읽었습니다.
 
전 5권으로 한권이 무려 500쪽이 훨씬 넘으니 다른 소설 10권 분량은 족히 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원래 1984년 부터 1989년 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고, 나중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 임진왜란으로 제목이 바뀌었다가 5권으로 재출판 되면서 '7년 전쟁'으로 다시 변경되었습니다.
 
저는 작가와 소설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차였는데 이번 12.3 계엄사태 이후 월간조선 대표이사 출신의 보수논객 조갑제가 계엄령을 선포한 윤대통령에 대해 "역사적 범죄자로 만참을 해도 모자라다."고 일갈하는 것을 접했고, 이에 만참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7년 전쟁을 읽게 된 것입니다.
 
 

 
 
만참(萬斬), 사람의 목을 만번 벤다는 뜻이죠. 섬뜩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임금이 지나치게 무능하고 약하여 왜적의 침입을 막지 못하고 도망치기에 바빴고, 7년에 걸친 전쟁기간에 조선 반도와 온 백성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 참혹한 피해를 입었으니 임금 선조는 만번을 참해야 마땅하다고 작가 김성한이 소설 맨 첫페이지에 썼습니다.
 
보수논객 조갑제는 계엄령을 선포한 윤통에 대해 선조같은 역사적 범죄자에 비견될만큼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비판을 한 것입니다.
 
소설 7년 전쟁은 단순히 임진왜란을 일본의 침략과 조선의 항전으로 국한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명나라)은 물론 서양, 천주교 등 조선 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외교정세를 포괄하여 조망하고, 일본의 최고 통치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복야욕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선조와 당시 조정의 대신들은 일본의 침략야욕과 주변 정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고, 부국강병은 도외시한 채 당쟁에만 몰두했습니다.
 
1592년 4월, 일본이 28만 1천명의 대군으로 조선을 침략했을 당시에 부산 지역의 관군은 기껏 수십명에 지나지 않았고, 그마저도 농부들이었으니까요.
 
선조는 북으로 내뺄 궁리만 하다가 서울이 함락되자 명나라에 원군을 청하며 대신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후궁들을 데리고 망명할 기회만 엿보았습니다.
 
명의 도움으로 간신히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대책마련 보다는 일본침략을 막는데 절대적 공헌을 세운 이순신 장군의 관직을 박탈하고 옥에 가두어버렸으니까요.
 
누란의 위기로 부터 나라와 백성을 구출한 것은 지방 곳곳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의병들과 남해바다의 이순신 장군이었습니다. 선조와 대신들은 도무지 한게 없었죠.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들을 보호하고 변화무쌍한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하는 막중한 소임을 내팽개치고 오직 장기집권을 위해 군대를 불법적으로 동원한 계엄령을 선포한 행위는 만참을 해도 모자랄 범죄행위에 다름없는 것입니다.
 
조선은 일본의 침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허약한 나라였습니다. 그 것은 조선이 국교로 정한 유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임금을 비롯 조정의 대신들과 양반들이 책상 앞에서 공자왈 맹자왈 서책 읽기에만 몰두하고 허례허식과 격식, 예법만 따지고 있는 동안에 일본은 신식 조총을 새로 개발하고 함선을 대대적으로 건조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전쟁준비를 해왔으니 조선은 아예 상대가 될 수 없었죠. 
 
따라서 책상형 지도자, 말만 앞세우는 리더,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문약한 지도자는 우리가 피해야할 지도자상입니다. 현장형, 실천형 지도자가 유능한 지도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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