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맹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을 다시 생각하며 본문
중국 전국시대 철인(哲人)으로서 공자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맹자(孟子)는 저서 《맹자(孟子)》〈진심편(盡心篇)〉에서 삶의 세가지 즐거움에 관해 말합니다.
부모님이 함께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탈한 것이 첫번째요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두번째요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천하의 영재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것이 세번째 즐거움이다.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득천하영재 이교육지 삼락야).
천하를 통일하여 왕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끼지 못한다.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군자유삼락 이왕천하불여존언).
학교 다닐 때 국민윤리나 도덕 시간에 많이 배웠더랬죠. 시험에도 자주 나오는 것이어서 한자까지 포함해서 달달 외우곤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지만 외우기만 잘하고 학교 점수가 좋다고 해서 다 되는게 아니다라는 사실은 왜 어른이 되어서야, 늘그막에서야 깨우치게 되는지 그 것이 참 아쉽습니다.
새삼스레 이 문구를 다시 기억하는 이유가 바로 "천하를 통일하여 왕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끼지 못한다."라는 문장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하는 막짓을 보노라니 맹자의 이 문장이 제 머리를 깨우칩니다.
대통령이 될 목적이 있었을거 아닙니까. 왜 대통령을 하려고 했을까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검찰총장에 임명해 준 대통령의 등뒤에 비수를 꼽고 거사를 일으킨 이유가 있었을거 아닙니까.
그저 부부간에 폼잡고 대접 받을려고? 가문에 이름 석자 남길려고? 아니면 일본제국에 못다한 선친의 은공을 마저 갚으려고? 자기를 밀어준 수구언론과 지지층에게 진 빚을 갚으려고?
대통령이 되고 대통령 노릇하는 것은 마땅히 사내 대장부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니다. 그러니 행실 똑바로 하라.
맹자의 준엄한 꾸짖음을 대통령 부부에게 전해주고 싶지만, ㅎㅎ 허탈한 마음만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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