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본문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에게 물어 보면 거의 10명 중에 9명은 공정하다고 답할 것 같습니다. 반면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10명 중에 9명이 불공정하다고 말하지 않을까요.
마이클 샌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등 우리사회의 정의란 개념에 대해 깊이 통찰하고 있는 유명 작가입니다.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한가. 샌델은 능력주의가 그 효력을 다했다고 주장합니다. 능력주의, 샌델은 주로 학벌에 의한 능력주의를 말하고 있지요.
"인간의 성공은 능력보다는 운이 더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은 겸손해야 하고, 이 사회의 공동선을 이루는데 기여해야 한다."
이 책의 결론은 위와 같습니다.
"내가 나의 재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운이다. 그래서 내가 받은 사회적 명성과 대가가 행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겸손해진다. 이런 겸손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민적 덕성이다. 우리를 분열하게 하는 성공의 거친 윤리에서 벗어나 능력주의의 폭정을 뛰어 넘어야 한다."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을 적나나하게 풍자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요.
우리는 능력경쟁을 위해 무장한 사람들 보다는 비록 학위가 없지만 우리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사람들, 자신의 일을 통해 가족과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들을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샌델의 지적처럼 특히 우리 사회는 능력주의에 의해 성공한 사람들이 그것이 마치 자기 재능이 뛰어나 성공한 것처럼 오만해져서 강력한 지배계급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이룬 성공의 대가를 자기 가족,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관대하게 베풀고 있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무능력주의자로 간주해서 배척을 하는 한편 사회 공동체에도 무관심한 경향이 심화되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특히, 한국 현 정부의 지배계급은 그런 성향이 아주 농후합니다.
서울대, 사법시험, 검찰, 특수부 라인 등 특정한 이너 써클에 속한 사람들이 과도하게 특권을 누리고 있고, 그 라인에 속하지 않거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방어막을 설치하고 격렬한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 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걸까요. 그 반대입니다. 자기 라인과 가족, 직간접 특수 관계자 등 특정 소수의 이익을 위헤서만 열심인 것이죠.
그러면 어찌 해야할까요.
학벌주의, 능력주의를 과감하게 벗어나서 모두가 개천에서 난 용이 되지 않아도 되는, 가재, 붕어, 개구리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사회제도와 문화를 만드는게 정답이 돌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샌델이 지적한 학벌능력주의는 요즘 많은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제 일류대를 안나와도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주류세계에 편입될 수 있는 길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연예인, 프로 운동선수, 뛰어난 기능인, 사업가 들이 많은 부와 명성을 쌓아 가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저자인 마이클 샌델은 이른바 우리 사회에 정의 열풍을 불러 온 세계적인 학자이자 작가입니다.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 출신으로 말하자면 능력주의, 학벌주의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사이지만 역설적으로 학벌주의와 능력주의에 통렬한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정의감 넘치는 학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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