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훌륭한 책과 글 (127)
희망연속
정동진 * 신봉승 벗이여. 바른 동쪽 정동진으로 떠오르는 저 우람한 아침 해를 보았는가. 큰 발원에서 작은 소망에 이르는 우리들 모든 번뇌를 씻어내는 저 불타는 태초의 햇살과 마주서는 기쁨을 아는가. 벗이여, 밝은나루 정동진으로 빌려오는 저 푸른 파도가 억겁을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는가 치열한 몸짓 염원하는 몸부림을 마주서서 바라보는 이 환희가 우리 사는 보람임을 벗이여. 정녕 아는가? 강원도 정동진을 찾았습니다. 언제적에 갔더라, 아마 20년은 족히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작년에 가족과 함께 강릉과 두타산을 갔었는데 이번 정동진은 지인들과 함께했습니다. 다들 그대로인데, 문득 정동진역 바닷가에 서있는 '정동진 시비'에 눈길이 가더군요.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아주 큰 기상, 큰 호흡으로 바라보며, 느끼며..
미얀마 소녀가 노래를 참 잘하더라는 친구 말에 솔깃해서 유튜브에 들렀습니다. 미얀마? '완이화' 란 이름의 소녀가수이더군요. 2007년생이니까 지금은 16세 정도 되나 봅니다. 스토리가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하여 생활이 어려워지자 어머니, 두 남동생과 함께 한국으로 온 난민 출신입니다. 지금은 국적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어머니도 한국에서 얼마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서 졸지에 소녀가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버지의 피를 이어 받았는지 완이화는 노래를 곧 잘 부르고, 지금은 한국에서 어려운 환경을 딛고 가수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완이화의 노래를 몇곡 들었습니다. 전국 트롯제전에 '상사화'란 노래를 들고 참여하기도 했고, 여러 방..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이 책의 존재를 알게된 지 상당 세월이 흘렀습니다. 2012년에 나왔으니 벌써 10년이. 사서 보고 싶었지만 이래 저래 그러질 못했습니다. 제목만 봐도 현 제도권 의료업계에 대해 뭔가 비판적인 책이겠다 하는 느낌이 팍 들죠. 김현정 박사. 연세대 의대가 배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정형외과 의사라고 하네요. 서울 동부시립병원장으로 재직할 즈음에 이 책을 썼나 봅니다. 그런데 임기를 마치고 나서, 그러니까 연임이 안된 것 같습니다, 그 후에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려진게 없습니다. 궁금하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군요. 혹시나 현 의료업계에서 왕따 당해 해외로 떠난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만큼 어떤 제도권이나 기득권에 대한 쓴 소리는 하기 어려운 풍토 아니겠습니까.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관람했습니다. 명량을 본 것이 2014년이었으니 8년이 지났군요. 한산은 명량의 속편격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한산도 대첩이 명량해전에 5년 앞서 일어났습니다. 1592년 4월, 임진년에 일본이 침력하자 아무런 방비가 없었던 조선은 불과 20일만에 한양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당시 선조 임금은 평양으로, 의주로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었죠. 여기서 생각할 게 있습니다. 국가위기 상황에서 임금은 백성을 버리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줄행랑을 놨다는 사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그랬고, 병자호란 때 인조 역시 그렇게 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대전으로 도망가면서 아예 한강 철교까지 폭파시켜 놓고 서울을 끝까지 사수하겠다며 큰소리 쳤습니다. 국가 비상상황일 때에는 항상 저 밑에 ..
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은 안다 바닥은 끝이 아니라는 것을 바닥을 쳐 본 사람은 안다 바닥은 희망이라는 것을 바닥까지 갔다 온 사람은 안다 바닥은 힘이 세다는 것을 "바닥은 끝이 아니다. 희망이다. 그리고 힘이 세다." 멋진 말이요, 의미 깊은 시입니다. 간결하지만 오묘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제가 이 시를 떠올리게 된 것은 얼마 전 완도 앞바다에 차량과 함께 빠져 젊은 나이에 생을 스스로 마감한 초등학교 5학년 조유나 양과 그 30대 부모의 죽음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였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판매업이 잘 안된다고, 코인과 주식에 돈을 많이 잃었다고, 30대의 새파란 나이에 목숨을 던질 일인가요. 그게 바닥이었을까요. 칠흙같이 깜깜한 밤에, 망망대해 시커먼 바닷속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
개인택시 기사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쉽니다. 처음엔 거북하더니 이젠 적응이 되어 오히려 체력이나 일정관리에도 편하더군요. 다만, 남들이 다 쉬는 일요일, 공휴일에 일을 하는 날이 많으니 그점이 아직 적응이 안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남들 쉬는 날에 따라 쉴 수도 없고. 아무튼 오늘은 모처럼 집에서 온전히 쉬는 날입니다. 간만에 제 방에 있는 책꽂이를 둘러 보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한권의 책에 제 눈길이 멈춥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새론북스라는 출판사에서 2004년에 출간한 책입니다. 저자는 한창욱. 이 책이 새삼스럽게 제 눈을 잡아 끈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제가 2004년쯤, 직장생활 한창이던 시절에 남들처럼 나도 뭔가 성공이란 두글자에 가깝게 가고픈 마음에서 책방을 찾았고, 성공과 관련해..
한자를 잘 모르는 요즘 세대라 해도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은 많이 들어 봤을 겁니다. 아마도 새옹지마는 한자 고사성어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중에 하나일 것 같습니다. 새옹지마는 의 에 나오는 말로서 단어 그대로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이란 뜻입니다. 옛날에 중국 북쪽 만리장성 지역 변방에 사는 노인이 기르던 말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나 낙심하였는데, 얼마 뒤에 그 말이 한 필의 준마를 데리고 와서 노인이 좋아하였답니다. 후에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말에서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어 다시 낙담하지만, 그 일 때문에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고 목숨을 구하게 되어 노인이 다시 기뻐하였다는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입니다. 말하자면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이..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짐당 대선후보 윤아무개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쏟아 냈습니다. 윤아무개가 2019년 6월 검찰총장 후보 면접 당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검찰 조직문화 혁신 등 검찰개혁에 대해 후보자 4명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는데 막상 총장이 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완전히 거꾸로 갔다고 말입니다. 심지어 정부 개혁안 보다 훨씬 더 쎄게 검찰개혁 의지를 보였다는군요. 말하자면 검찰총장이 되기 위해 온갖 쇼맨십을 다 부리며, 현 정부에 잘보이기 위해 충성 맹세를 했지만 막상 되고 나니 등뒤에서 배신의 칼을 꽂았다는 것이죠. 어느정도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필부중에 필부인 저 같은 사람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