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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옛날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냥 한번 생각해본다고 할까요. 만약 학생 때로 시계추를 되돌릴 수 있다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되겠다? 그렇다면 직장시절로, 그러니까 젊은 시절로 돌아 간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남보다 빨리 승진하고 돈도 많이 벌어야 겠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생각 안해 본 사람 없을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 정말 내가 직장시절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하고 싶은게 뭘까,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좋은 직장, 나은 보직, 높은 급여, 일의 성취감, 훌륭한 상관, 동료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은 욕심 등등 여러가지 있겠지만 제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 간다면 다른 것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돈을 좀 더 모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사실 제가 ..
이번 추석은 장장 6일 연휴였죠. 저같은 택시기사는 긴 연휴가 달갑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추석 당일날 마지막 손님이었는데 밤 10시경에 가까운 지하철역 가는 젊은 20대 남녀가 탔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싣고 타기에 추석날 밤에 고향 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여행을 가는 손님이었습니다. 추석날 밤에 떠나는 여행, 요즘 젊은이들의 낭만, 여유, 모두 부럽기만 합니다. 여자손님이 제 옆자리에 타더니 아저씨 우리 여행가는 길이에요 하고 흥겨운 목소리로 말합니다. 아마 무거운 짐을 트렁크에 실어서 약간 미안한 마음에 그러려니 했는데 아저씨, 혹시 흑산도 아세요? 거길 가거든요. 흑산도? ㅎㅎㅎ, 흑산도 모르면 간첩인데요, 남도 끝 다도해에 있는 멋진 섬 아닙니까. 좋은데 가시네요. 흑산도는..
택시기사는 65세가 넘으면 3년마다, 70세가 넘으면 1년마다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버스, 화물 등 사업용차량 기사는 모두 해당됩니다. 저는 3년 전에 처음 받았고, 3년이 지나 이번에 다시 검사를 받았습니다. 시험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택시기사가 대부분 고령자여서 인터넷 시험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 의료적성검사(건강검진)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냥 자격유지검사를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입니다. 서울에는 마포구 성산동과 노원구 등 2곳에 시험장이 있는데 제 일정과 맞지 않아 이번에도 수원에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교통안전공단에서 친절하게 유튜브 동영상을 보내줍니다. 시험장에 가기 전에 1번 시청했고 서수원자동차검사장에 가서 별도로 마련된 동영상을 1번..
9월 26일 화요일 아침 6시, 택시 시동을 걸기 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으로 날씨와 오늘의 여러 행사 등을 점검했습니다. 온종일 비가 내린다고 했고,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오늘 국군의 날 행사가 있군요. 개인택시조합과 다른 동료들이 보내 준 국군의 날 행사와 관련한 교통통제 안내문을 읽어보니 오늘은 어쩐지 예감이 안좋게 느껴졌습니다. 새벽 영업을 마치고 오전에 오산 동생집에 들렀다가 오후에 서울로 향했습니다. 혹시나 손님 있을까 기대 속에 국도 1호선을 타고 수원을 거쳐 오는데 혜화동 서울대 병원 콜이 떴습니다. 오후 시간이니 국군의 날 행사 마무리 타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콜을 수락했습니다. 경기도 인재개발원 부근에서 손님을 픽업하며 사전에 안내를 드렸죠. 국군의 날 행사 관..
택시는 단골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특별히 대기업, 관광호텔 등과 계약한 의전용 고급택시가 아니면 직업 특성이 단골손님과는 거리가 멀다고 봐야합니다. 혹시 단골이 있다고 해도 몇번 이용 후에는 계속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인천공항 가는 손님을 단골로 몇년 째 모시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여성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인데 귀국해서 중국으로 출국할 때 꼭 제 택시를 불러서 이용해주고 있습니다. 3~4개월에 1번 정도?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거의 말도 없고 어쩌다 전화할 때면 영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텔리 사업가로 보입니다. 엊그제 연락을 받고 새벽에 인천공항 까지 모셨는데 공항 터미널에 도착해서 택시요금과 함께 상품권 1장을 주시더군요. 그분에게서 선물을 받은게 이번이 아마 3번째가 ..
택시 타이어는 보통 10만~12만 km마다 교환하는게 정석이라고 합니다. 저는 115,000km에 타이어 4짝을 교체하였고 95,000km을 더 뛴 후 210,000km에 타이어 2짝을 먼저 교체하였습니다. 이상하게 타이어 한면에 편마모가 심하게 생겨 소음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 233,000km에 나머지 타이어 2짝을 교체했었죠. 이번에는 타이어 편마모 이런 것도 안생겨서 350,000km에 4짝을 한꺼번에 교체했습니다. 2짝, 2짝 이렇게 갈아보니 약간 귀찮은 점이 있어서 편마모가 생기지 않으면 4짝을 한꺼번에 가는게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현재 타이어 상태를 살펴 봤습니다. 앞 타이어는 140,000을 달린 한국타이어입니다. 물론 택시용이죠. 편마모도 없고 아직 트레드도 남..
"앉아 있으면 병 생긴다. 움직여라." 어렸을 때 부터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사람의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도록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다고 하죠. 학생 때는 온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게 하루 일과인데 어려서는 성장단계이니 호르몬 분비도 많고 혈액순환도 잘되어서 그나마 괜찮지만 나이들수록 문제가 되는 것이죠. 오래 앉아 있는 직업엔 뭐가 있을까요. 사무직 근로자, 버스, 택시기사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현대에는 직업, 직종이 다양화 되어서 앉아서 일하는 직업이 의외로 많긴 합니다. 부스 안에 앉아서 표 계산하고 돈받는 매표원, 주차관리원도 있습니다. 직업도 직업이지만 집에 돌아와 꼼짝 안하고 소파에 앉아 TV 끼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자동차 역시 오래 앉아 생활하는..
아름다운 부자, 진주 남성당 한약방 주인 김장하 선생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바 있습니다. MBC 경남에서 제작한 '어른 김장하' 다큐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았기에 김장하 선생에 관한 책이 나왔다해서 즉시 읽어본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정말 송구합니다. 책 표지 사진은 책의 내용을 함축해서 나타내는 의미가 있는데 잘 택했습니다. 전에 MBC 다큐에 나왔던 장면입니다. 꾸부정한 허리, 불편한 무릎,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칼 책을 다 읽고 사진을 보면 더욱 안타까운 맘이 듭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제가 김장하 선생에 대해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명신고등학교 국가 무상헌납 관련 사안입니다. 사학을 공립으로 전환한 경우는 해당 사학의 운영난 등으로 불가피하게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