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울 택시세상 (466)
희망연속
서울은 만원이다. 상시 주거인구만 1천만명이요,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까지 치면 더 말할 나위 있을까. 그래서 서울은 항상 사람과 자동차로 초만원이다. 이런 서울에서 그 것도 대낮에 택시기사로 일한다는 건 어지간한 인내심 없이는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도 내가 선택..
택시에서 돈지갑을 주운 경우는 아직 없지만 휴대폰은 1달에 한번 꼴로 습득한다. 택시기사들이 주운 휴대폰을 손님에게 돌려주는 방법은 대개 3가지다. 첫째, 회사에 맡겨놓고 찾아가게 하는 것. 둘째, 손님이 있는 곳까지 가져다 주고 택시요금을 손님으로부터 받는 법. 셋째, 파출소, ..
택시기사는 하루 중에 절반을 서울도심에서 보낸다. 그러다보니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싸워야 한다. 차량정체, 난폭운전, 줄어든 손님, 매연 등등 요즘들어 미세먼지 문제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기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더니 내가 작년에 택시에 입문했을 때만해도 서울의 대기질이 요즘..
택시핸들을 잡은지 만 1년이 지났다. 정말 빠르다. 벌써 1년이라니. 주변에서는 다들 놀랜다. 숨막힌다는 서울에서 택시기사로 1년씩을. 하기사 나부터 나를 못믿었으니......, 과연 해낼 수 있을지. 그러나 지난 1년, 새벽 5시 출근에 지각한번 안했다. 아니 딱 한번 했구나, 알람시계 배터리가 닳아서 35분 늦은 적 있었지. 물론 지각한다고 해서 사납금이 깎이는건 아니다. 지각을 하든 말든 회사에선 별 신경 안쓴다. 돈이 문제지. 나같은 잠돌이도, 약골도 이렇게 해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경이스럽다고 해야할까. 열에 아홉은 아직도 부정적이다. 머하러 그리 힘든 일을 하느냐는게 그 이유다. 택시기사 일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핸들 잡은지 일주일 만에 몸무게 7kg가 쭉 빠져 버렸지 않았나. 1년이 ..
택시운전을 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울 때가 술취한 손님이 목적지에 도착하여 깨워도 나몰라라 하거나 술취해 요금가지고 시비걸 때이다. 며칠전, 오전 10시경 을지로 3가. 처음 보는 순간, 약간 이상하다 직감했으나 얼떨결에 태우고 말았는데..... 내옆 조수석에 타더니 까치산역으로 가자..
며칠전 새벽, 회사에 출근하여 택시 문을 여는 순간 담배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분이 찜찜했다. 어제가 휴무일이었으니 지난 밤에 배차받은 스페어 기사가 택시안에서 대놓고 담배를 피운 모양새다. 난 담배냄새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탓에 창문을 열고 한참을 환기한 다음 차를 몰고 나..
택시기사는 힘든 직업이다. 오죽하면 막장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막장이란 말은 over인 것 같다. 돈욕심이 덜하고 운전이 흥미있는 사람에겐 썩 괜찮을 수도 있는 직업이다. 난 퇴직하기 오래 전부터 택시운전을 염두에 뒀다. 말하자면 준비된 택시기사? ㅎㅎㅎㅎㅎ 그런데 유능한 택시기사가 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유리할까. 첫째, 운전에 흥미가 있고 운전을 잘해야 한다. 당연하다. 운전으로 밥 먹고 살기 위해선. 교통지옥인 서울에서 온종일 운전대를 잡으려면 운전에 흥미가 없인 정말 곤란하지 않을까. 게다가 운전의 달인이라면 더욱 좋겠지. 그렇다면 난 어떨까. 지금껏 운전 능숙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으니. 하지만 운전엔 확실히 취미가 있음을 알고 있다. 아울러 조심운전, 안전운전엔 남다르다고 생각한..
2~3일 전이었다. 강남 어느 골목에서 중년여성이 택시에 올랐다. 제법 돈깨나 들인 옷차림새에 세련미가 풍기더라. 그런데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쭈욱 직진, 좌회전, 우회전, 유턴.......... 답답함을 느낀 내가 어디까지 가시죠? 물어도 묵묵부답 결국 한강을 넘어 용산 어느 후미진 골목안 건물까지 가는 내내 그 모양새. 제기랄,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어이가 없어 마음 속으로 수많은 갈등이 일었다. 불과 몇천원의 택시요금 때문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처사를 매번 속으로만 삭혀야 하나. 굳이 승객입장에서 생각을 한다면 혹시 택시기사가 길을 모를까봐 친절히 일러주는 것이겠고, 아니면 혹시나 기사가 고의로 돌아갈까봐 미심쩍어 예방차원에서 가장 짧고 가기 쉬운길을 안내하는 것일테고, 그것도 아니면 성격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