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울 택시세상 (466)
희망연속
택시에 손님이 승차한 후 목적지를 말하면 나의 경우 가까운 거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디 어디를 경유해서 가겠다고 손님에게 먼저 이야기 한다. 잘 모르는 목적지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요령껏 켜고 내비와 내가 생각하는 경로를 참고해서 손님에게 말한다. 그러면 어떤 손님은 "알..
카카오택시의 효과는 택시운송에 예약시스템이 활발하게 도입되어 택시운행 질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택시기사 입장에서 카카오택시 콜을 좀 더 많이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카카오택시 콜이 뜨면 수락 버튼을 누르고 자동으로 연동되는 카카..
택시핸들을 잡은 지 2년이 지났다. 2년이라.... 시간이 빠른 듯, 더딘 듯, 알쏭달쏭하다. "아직도 핸들을 잡고 있는거냐, 지금이라도 그만두는게 낫겠다"고 하는 사람도 여전하고 "초반에 떨어져 나갈 줄 알았는데 버티고 있는게 참 용하다"라고 하는 사람도 아직 있다. 확실한 것은 서울 법인택시기사로서 2년 째 변함없이 필드(field)를 누비고 있다는 사실. 그 것도 활기있고 씩씩하게. ㅎㅎㅎ 택시핸들을 잡은 지 얼마 안됐을 때 초보여서 저질렀던 실수를 생각하면 우습다. 대방역과 내방역, 충무로역과 충정로역을 헷갈려 손님을 엉뚱한 곳에 내려준 기억은 꺼내기에 참 민망스럽다. 경부고속도로 양재 IC와 양재역의 위치는 지금도 헷갈릴 정도지만.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은 초보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자신감까..
택시손님은 늘고 있을까 줄고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택시손님이 늘어날 요인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경기는 자꾸 어려워지기만 하지, 게다가 심야버스 보급, 버스 전용차로 확충, 지하철 운행 확대 등으로 대중교통 여건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고, 승용차는 늘어만 가고, 기존의 도..
내가 택시를 하면서 새삼 절실히 깨달은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이 지나치게 조급하다는 점이다. 택시승객 4~5명 중 1명 정도는 택시에 오르자마자 "아저씨, 빨리 좀 가주세요"를 외친다. 물론 이유가 있겠지.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열차나 버스를 놓칠까봐, 하지만 습관적으로 그러는 승객이 많다는 사실. 예를 들면, 카카오콜을 받아 아파트 입구에 차를 대고 전화하면 한참 후에 택시에 오른 손님이 대뜸 빨리 가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집에서 1~2분만 빨리 나오지, 불러놓은 택시를 한참 기다리게 해놓고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그런 말을. 교통지옥 서울에서 빨리 가는 것은 과속, 신호위반, 끼어들기를 해달라는 것 외에 뭐가 있을까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이 왜 이토록 조급하게 변했을까. 아니..
어제 오후, 강서구에서 할머니와 초등학생 1명을 태웠다. 그런데 그 초등학생의 두눈에서 눈물방울이 곧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굉장히 침울해 보였다. 초등 3년학생인 그는 학교소풍을 다녀오는 길이고, 바로 영어학원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영어학원에 가기 싫어하는 표정이 ..
서울택시 색상은 꽃담황토색이다. 오렌지색 또는 주황색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많이들 그러더라, 똥색 비스무레하다고, 촌스럽지 않냐고. 도시 디자인에 유별나게 집착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9년부터 밀어붙여 선택했다고 한다. 처음엔 반대가 심했단다. 똥색계열이라는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