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울 택시세상 (466)
희망연속
이틀전인 3월 17일 오후 5시 교대시간에 맞춰 회사로 돌아와 세차를 하던 중 운전 조수석 시트밑에 검은색 지갑이 눈에 들어왔다. 열어보니 일본돈 1만엔권 지폐와 우리돈 5만원짜리 등 몇십만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여권이나 신분증 등 다른 것은 없었고. 생각해보니 낮 12시경 혜..
하루 평균 23명 정도의 손님이 타고 내릴 때 난 거의 한번도 빠짐없이 손님에게 꼭 인사하고 있다. 승차 시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또는 "어서오세요 (어서 오십시오)" 하차 시 "안녕히 가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건강하세요", "잘 다녀오십시오" 등의 인삿말을 손님 상황에 맞춰 꼭 하고 있다. 내 목소리가 약간 큰편에 속하는 듯 해서 오히려 목소리 톤을 낮춰 말하고 있는 편이다. 물론 손님이 먼저 즐겁게 인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그러나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도 무반응, 꿀 먹은 벙어리 손님이 상당수 있다. 참 거시기하다. 인사 한마디 하는게 어려운게 아니질 않는가. 그냥 습관이지.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했는데. 한번 택시 타고 내리면 다시 못..
오랜만에 전국에 폭설이 내렸다. 서울은 대설경보와 함께 5센티 이상의 눈이 내린다고 한다. 눈이 오면 자동차 운행은 진짜 어렵다. 특히 대설경보는......... 오늘 택시는 어떡해야하나, 일단 회사에 나가보자 맘을 먹고 변함없이 새벽 4시반경에 집을 나섰다. 밤새 내린 눈이 도로위에 소..
엊그제, 원래 한국인이었지만 어렸을 적에 미국으로 이민해 미국시민으로 40년을 살다 귀국한 60대 여성손님을 태웠다. 사업가로 평생을 바쁘게 살다 노후는 고국에서 보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작년 말 한국에 왔다고. 하지만 한국에 온지 불과 며칠만에 고국에서 살고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왜? 바로 후진적인, 지나치게 저급한(그 여성손님의 표현대로임) 한국의 교통문화 때문이라고. 택시를 몰면서 외국에서 살다 온 손님들로부터 우리나라의 교통예절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처진다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지만 이번 손님은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비판적이었다.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는 1인으로서 창피하기도 하고,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그 손님에게 무엇이 가장 안좋으냐고 물었더니 많은 면이 맘에 들지 않지만 ..
지난 일요일 오전, 코엑스에서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가는 여자손님이 탔다. 영동대교, 강변북로, 북부간선로, 내부순환로를 거쳐 홍은 램프로 빠지면 금방일 것 같았지만 만약을 몰라 내비 3개를 다 검색했더니 코스도 동일하고 도로상황 또한 원활한 상태. 그러나 월곡램프 부근에서 ..
택시손님 면면을 보면 정말 각양각색, 천태만상이랄까, 택시기사 생활 1년 6개월, 오래한건 아니지만 하루 평균 23명의 손님을 태우면서, 손님으로 부터 칭찬도 듣고, 불평도 듣고, 이런 저런 소리도 많이 들었다. 혹 모르지, 대놓고는 어려우니 택시에서 내리고 쌍욕하는 손님도 있을 수 ..
본의 아니게 택시요금을 못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상 손님들이 택시요금이나 주행코스 등으로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 또는 무대뽀 정신으로 택시에 올라타고는 막상 요금 낼때에는 난 돈없으니 니맘대로 해라 하는 경우, 난 어지간하면 경찰이나 타인의 힘을 빌려 해결하지 않고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