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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택시기사는 3D업종이라고들 합니다. 택시기사가 손님으로 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심지어 그로 인해 사망한 경우도 뉴스에 등장하곤 하죠. 뭐 술취해서 주정부리거나 돈 안내고 튀는 손님도 종종 있구요. 진짜 이해하기 힘든 손님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즉, 택시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육체적인 것도 있고, 수입 부분도 있겠지만, 아마 손님들과의 갈등, 횡포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택시만 그런 것은 아니죠.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은 어김없이 고객의 횡포, 갑질, 진상 손님 등과 관련한 소식이 곧잘 등장하곤 하죠. 세상이 그렇게 변해 버렸습니다. 요즘엔 고객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일컬어 감정노동자라고 하더군요. 감정노동자? 먼저 감정노동이 많다는 직업군을 찾아 보았습니다. 고..
택시운행 6년이 훌쩍 지난 오늘, 갑자기 택시 첫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자료를 뒤적거리다보니 제가 법인택시 운행 2달 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렸더군요. 그러니까 2달 동안을 택시운행에 몰두하느라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15년 6월 초, 새벽 4시 전에 일어나 30분을 걸어 회사에 첫 출근하던 날, 배차부장에게 신고한 후 주황색 택시를 배차받아 처음 영업을 나갔습니다. 다른 것은 기억나질 않습니다. 다만 계기판위에 85,000km 숫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85,000이 아니라 85만이었습니다. 당황하다보니 소숫점 하나를 구분 못했지만.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휴대폰으로 찍은 그 사진이 나중에 제 실수로 지워지고 말았습니다. 만에 하나, 재수없게 오늘 도로 위에서 멈춰 ..
축구나 농구 등 구기종목은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대단하죠. 그래서 각 팀들은 상대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다양한 전술을 개발하여 경기를 펼칩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득점을 많이 해야 하지만 상대팀에게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한 수비력의 강화가 팀 전술의 핵심인 것이죠. 지금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S 로마의 감독인 주제 무리뉴가 수비축구의 달인이라고 합니다. 토트넘 감독으로 있을 때 공격수 손흥민을 수비에도 가담시켜서 한국 팬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기도 했었죠. 우선은 점수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입니다. 맨유에서 오랫동안 맹활약했던 박지성은 포지션은 공격수이지만 악착같은 투지로 수비 또한 뛰어나서 퍼거슨 감독의 눈에 들었지 않습니까. 야구는 수비의 핵심인 투수가 야구판을 좌우하니 말 다했구..
택시기사들은 하루종일 바깥에서 운전을 하며 돌아 다니는 직업이라 적어도 하루에 한끼 정도는 외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을 외식을 해야하는 만큼 메뉴나 장소 등에 신경을 상당히 쓰게 됩니다. 특히 택시를 주차해야 하므로 더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기사식당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맛도 맛이지만 주차가 용이하다는 문제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다른 식당을 이용하고 싶어도 혹시나 불법주차로 적발되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지나 않나 하는 두려움이 있거든요. 서울시에서는 점심식사시간대인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약 2시간은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25개 자치구가 전부 동일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주차단속 권한이 구청장에게 있거든요. 기사식당 규모가 있는 곳은..
아침 일찍이 남양주 가는 손님을 태웠습니다. 짐이 있으니 건물 지하주차장 1층으로 들어 가달라고 해서 갔다가 손님을 내려드리고 돌아 나오는데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가 올라가질 않습니다. 몇번을 반복했는데도 그대로입니다. 하는 수없이 택시를 옆에 대놓고 내려서 살펴 보니 입주한 지 얼마 안되는 신축건물인 듯 차량이 별로 보이지 않고 공사 자재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더군요. 마침 휴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지하주차장을 드나드는 차량도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지상 1층으로 올라가서 관리실 문을 두들겼지만 역시 잠잠. 난감했습니다. 이렇게 지하주차장에 갇혀서 꼼짝 못할 줄이야. 손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30여분을 헤매고 있는데 마침 경비원이 나타났습니다. 정말 반갑더군요. 짐작 그대로 입주한 지 ..
코로나 확진자 수가 무려 4자리 수에 달하더니 2주가 넘도록 줄어들지를 않고 있습니다. 어제는 사상 최고 기록인 1,800명대를 기록했구요, 이러다가 2,000명을 넘어서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되면 코로나로부터 벗어나 옛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려니 큰 기대를 걸었는데 말짱 공염불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월 12일부터 2주간 방역 4단계가 시행되고 있는데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방역단계에 민감한 건 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금방 영업에 반영되거든요. 평일에는 그나마 출퇴근 유동인구가 있으니 어찌저찌 버틸만 한데 공휴일에는 정말 답이 없습니다. 방역 4단계가 실시되고 처음 맞는 공휴일, 7월 ..
윗 표 을 보니 최고령 조합원이 1928년생, 현재 우리나이로 94세시네요. 설마 지금도 직접 핸들을 잡고 영업은 하지 않고 있을 것 같구요, 아마 조합 임원쯤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기사 중에 83세 기사분이 있는데 지금도 아주 건강하시고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요즘은 정말이지 외모만으로는 실제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들고, 나이 들어도 계속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택시기사의 고령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 같습니다. 물론 택시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런데 서울 개인택시 기사 중에 무려 29.6%, 14,494명이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네요.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사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감이 거의 존재하지 ..
서울의 어느 아파트단지 앞을 지나고 있는데 김포공항가는 콜이 울렸습니다. 1분, 50m. 빛의 속도로 수락했는데, 어라, 다른 차에 배차됐다고 뜨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된장. 제 딴에는 좀 억울해서 그 아파트단지 앞 횡단보도에서 기다려 보기로 했죠. 어떤 택시가 나타나는지 보고싶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그 아파트에서 김포공항 콜이 다시 울렸습니다. 당연히 수락하고 아파트 정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어떤 중년 남성 한분이 허겁지겁 달려 오면서 손을 흔들더군요. 그 분이 택시에 타면서 하는 말씀, 조금 전에 콜을 수락한 택시기사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15분 떨어진 거리에 있으니 바쁘면 취소 누르고 다른 택시 불러 타고 가라고 해서 다시 콜을 불렀다고 합니다. 이런 이런, 바로 1분 거리에 있는 택시가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