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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서울 심야시간대에 택시가 부족해서 시민들이 아우성이라고 최근 며칠간 신문, TV 등에 자주 보도되었습니다. 누구는 2시간을 기다려서야 택시를 잡아 탔다고, 심야에 택시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며 호들갑을 떠는 기사도 났더군요. 택시기사들이 길거리 손님은 태우지 않고 뒷골목에서 스마트폰으로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우는, 이른바 신종 승차거부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며 택시와 관계 당국을 성토하는 글도 보았습니다. 심지어 타다나 우버를 금지한 택시때문에 이렇게 된게 아니냐고 하는 전혀 엉뚱한 기사까지 나오더라구요. 웬지 좀 떨떠름합니다.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하구요. 서울 택시기사의 한사람인 제 입장에서 볼 때엔 뭔가 많이 과장된, 자극적인 보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유별난 데가 있긴 하죠. ..
세상이 어지러운 편이긴 합니다. 인정합니다. 그래도, 아무리 그렇다해도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사람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룰, 기본적인 선이 있지 않을까요. 한국사람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 나름대로 정치인의 기본적 예의에 대해 제 생각을 써보기도 했었죠. 정치인만 그렇겠습니까. 모든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예의, 기본적인 매너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게 동물과 다른 점 아닐까요. https://blog.daum.net/hanil5/8279754 정치인의 기본적 예의 택시영업을 하면서 하루평균 23명의 손님을 태우고 있습니다. 손님이 타고 내릴 때 반드시, 빠짐없이 나이, 성별에 상관하지 않고, 제가 먼저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연세가 blog.daum.net 택시를..
택시를 하다보면 손님들의 개성이 이렇게 다양할 수가 있나, 놀랄 때가 많습니다. 정말 천태만상(千態萬象), 만태억상(萬態億象)입니다. 손님 중에는 화나고 짜증나는 손님도 있지만 반면에 맘에 드는 좋은 손님도 있습니다. 물론, 손님이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화내지 않고 싫다는 표정없이 손님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 것이 택시기사의 의무이자 책임이겠죠.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아서 경찰이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죠. 그래서인지 좋은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을 불가피하게 가리게 됩니다. 택시기사는 순간적으로 관상을 살피는 순발력이 그래서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손님? 타고 내리면 기분좋은 손님? 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손님은? 팁을 주는 손님? 커피나..
금년에는 유난히 가을비가 많이 내리네요. 많은 양도 아니고 주적주적. 가뭄이 아니라면 가을비는 사실 인생에 도움되는 일이 별로 없는데. 갑자기 비가 오면 택시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손님들이 귀가를 서두르기 때문이겠죠. 마지막 손님 1명만 더 태우고 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앞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이 보입니다. 여자 1명과 남자 2명. 당연히 여자분 앞에 차를 댔습니다. 같은 일행인지 파악은 안됐지만 이럴 때 저는 교통약자 측에 항상 차를 멈춥니다. 여자분이 택시에 오르는 순간 남자 2명이 다가와서 자기네들이 먼저 기다렸다며 큰소리로 여자분을 저지하고 택시에 오르는데 골목에서 2명이 튀어나와 함께 탑니다. 말하자면 여자분과 같은 일행이 아니었고, 남자 2명은 골목에 숨어 있다가 여자를 강제로 제끼고 ..
2018년 7월에 시작한 개인택시가 3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운행거리는 21만km를 넘고 있구요. 시간이 유수(流水)와 같습니다. 그런데 차가 3년이 되고, 운행거리가 20만을 넘으니 여기저기 잔고장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며칠 전, 한참 영업 중인데 갑자기 계기판에 위와 같이 무슨 수도꼭지 같은 것에 불이 들어와 찾아 보니 '엔진 경고등'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어떤 차는 Check Engine이라고도 한답니다. 매뉴얼을 찾아보니 경고등 색깔이 빨간색이면 당장 운행을 중지하고 정비소에 가야하고, 주황색이면 신속히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으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빨간색이 아닌 주황색임을 확인했고, 그래서 택시영업을 중단하고 호출등을 킨 후 평소에 다니는 카센터엘 갔습니다. 그런데 카센터 사장이 스캐..
오늘이 기나긴 추석 연휴 마지막날입니다. 9월 18일(토요일)부터 9월 26일(일요일)까지 장장 9일간의 기나긴 연휴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중간에 23일(목요일)과 24일(금요일) 이틀간의 평일이 끼었다고는 하지만 많은 회사에서 그 이틀간에 휴가를 권장하여 최고 9일간의 긴 연휴가 된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연휴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길어서 직장인들은 푹 쉬었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만 자영업자들에겐 고통의 기간이었겠죠. 택시영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연휴, 진짜 어휴입니다. 아무튼 연휴는 달갑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분위기 상 연휴를 즐기려는 추세는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쩔 수 없죠. 중간에 9월 21일(화요일)은 추석이었는데 명절날만큼은 택시영업이 잘됩니다. 저 역시..
택시기사 대부분은 장거리 운행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죠. 가까운 거리를 운행하면 힘도 덜들고 좋기는 하지만 돈이 안됩니다. 물론 단거리 손님이 계속 이어만 준다면 괜찮겠지만요. 3,800원 기본손님 10명을 태워봐야 38,000원. 손님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 탓일까, 코로나로 인해 손님 구경하기가 어려워진 요즘같은 때에도 장거리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호텔, 인천공항에서 하염없이 줄타기 하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손님을 가리지 않고 태우는 체질인 저 역시 솔직히 속마음은 장거리가 좋다는 거죠. 그러나 그게 제 맘대로 되는게 아니어서. 저 남쪽끝에 있는 곳이나 강원도 이런 데를 갔다 왔다고 자랑하는 기사들의 무용담(?)을 들으면 언제쯤이나 나..
코로나 백신 2차까지 다 맞았습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후유증은 없었습니다. 심리적인 현상인지는 몰라도 접종 3일 후에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져서 타이레놀 1알 먹고 뭐 그냥 넘어 갔습니다. 1차는 휴일날 맞아서 집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했지만 2차는 아침에 한바퀴 영업하고 돌아와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다시 필드로 나갔습니다. 여느 때와 똑 같이. 와이프가 엄청 성화를 내며 말렸지만 오기(?)로 나갔습니다. 제가 쓸데 없는 오기가 좀 있는 편이긴 하죠. 택시기사인 관계로 남보다 빨리 맞아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2차까지 맞고 나니 아무튼 홀가분합니다. 택시일을 하다보니 "혹시 백신 맞았어요?" 하고 관심을 표시해 주는 손님들이 더러 있더군요. 저를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코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