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울 택시세상 (466)
희망연속
양아치들의 불장난으로 막을 내린 계엄령 해프닝을 보고서 저는 한 여자 택시손님이 생각났습니다. 지난 9~10월 어느 날 오후. 명동 신세계 백화점에서 보광동 버스종점을 가자는 손님이 탔죠. 남산 3호터널을 지나 몬드리안 호텔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보광동으로 가는 비교적 짧은 거리였습니다. 경리단 부근에서 웬 시위대가 행진을 하고 있었고, 그들을 본 택시손님이 평화적인 시위에 대해 언급을 하더군요. 시위대를 막는 경찰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이런 저런 말을 하다가 갑자기 계엄령 얘기를 꺼냈습니다. 자기가 어릴 때 전두환 계엄령을 겪었는데 시내에서 본 계엄군 탱크와 총을 든 군인들 모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가 되어 머릿 속에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에 대해 거친 비판을 ..
2018년부터 2024 상반기까지 최근 7년간의 서울 개인택시 사업면허 취소 현황입니다. 개인택시 사업면허가 취소되면 택시면허를 팔고 떠나면 되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행법 아래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즉, 사업면허가 취소되면 개인택시 양도양수가 금지되므로 당사자는 개인택시에 관한 전 재산을 잃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과잉처분이라는 이유를 들어 법원에 '사업면허 취소처분의 취소' 청구를 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살아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현행 법에 따라 사업면허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혹, 살아나는 경우에도 변호사 비용, 면허 상실기간 동안 영업불가로 인한 금전적 손해, 심적 피해 등을 감안하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겠죠. 따라서 개인택시운송사업자는 사업면허 취소사유를 참고하여 평소에 각..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인천 송도가는 우버 콜이 울려 잡았습니다. 손님의 위치가 코트야드 호텔이었는데 우버 지도에는 호텔 맞은 편, 남대문 시장 입구로 찍혀 있었습니다. 카카오와는 달리 우버는 전화가 잘 되질 않는 편이죠. 일단 내비게이션 상의 주소지로 갔습니다. 헌데 손님이 없습니다. 우버 콜에 손님 이름이 영어로 표기되어 있어서 미국인일까, 잠시 대기 했는데 안나타 나더군요. 내비가 잘못 찍힌 것 같다 생각하고 숭례문을 돌아 옛 힐튼호텔 앞에서 유턴, 플라자 호텔까지 가서 웨스틴 조선호텔 쪽으로 돌아 한국은행을 끼고 코트야드 호텔로 갔습니다. 말하자면 북창동을 한바퀴 돈 것이죠. 호텔에 도착해서 메시지를 보냈더니 잠시 후에 맞은 편, 그러니까 남대문 시장 앞에 있다고 답장이 옵니다. 하, 이럴 ..
2024년 11월 27일 수요일 여느 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창밖을 살폈습니다. 간밤에 눈이 온다는 소식이 있어서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분명히 뉴스에는 1cm 안팎으로 약간 내린다고 했는데 폭설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올 겨울 첫눈인데 11월 내린 눈 치고는 기상관측 사상 최고라네요. 무려 28.6cm, 무릎까지 덮을 정도의 눈이 내렸습니다.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기왕 일어났으니 준비해서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길은 약간 미끄러웠고, 차는 물론 사람조차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겁(?)을 먹고 아예 차를 둔 채 대중교통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손님들은 눈이 내리니 집에서 콜을 불러 제끼는 모양새, 휴대폰에 불이 날 지경이었죠. 하지만 길 미끄러운데 콜을 받아 골목으로 잘 못 들어 갔다가는..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매봉역 가는 80은 족히 넘어 뵈는 어르신 택시손님을 태웠습니다. 그 병원은 택시 대기장이 있기는 하지만 공간이 비좁은 편이어서 택시손님을 내려주면 곧 나와야만 합니다. 매봉역은 기본거리죠. 그래도 고마운 손님에 속합니다. 금방 매봉역에 도착했는데 할아버지가 택시요금을 내려고 지갑을 찾느라 입고 있는 옷 여기저기를 뒤적거리더군요. 저 역시 방금 넣어 둔 지갑을 어디에 뒀는지 찾지 못할 때가 있죠. 사람은 누구나 건망증이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오랜동안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찾는데도 지갑이 안나오는 모양새입니다. 할머니도 덩달아 안절부절입니다. "당신 지갑 봤어? 아까 당신이 지갑 챙겼잖아요." 보고있는 제가 안타까워서 말씀드렸죠. "어르신, 택시요금은 괜찮습니다. 그냥 내리세요..
토요일 저녁 7시쯤, 용산 한강대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도로 위에 시커먼 물체가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띠었습니다. 핸들을 돌려 피하려는 순간 오른쪽 앞바퀴에 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들들들들 거리며 차체가 흔들리더군요. 순간적으로 피한다고 피했지만 장애물과 타이어가 부딪쳐서 찢어진 것을 직감했습니다. 뒤 따라 오는 차량이 있었기에 급정거 하는 것은 위험하죠. 역시 운전이란 이런 돌발사고에 잘 대비를 해야 합니다. 도로변에 택시를 정차시키고 앞바퀴를 살펴 보니 캄캄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타이어 옆 표면이 찢어진 듯 보였습니다. 그나마 이만하기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죠. 하는 수 없이 개인택시공제보험 긴급출동을 불렀더니 약 20여분 후에 도착했습니다. 대충 살피더니 트렁크에 있는 예비 타이어를 꺼내서 찢어진..
서울 개인택시는 택시를 팔고 나갈 때 '이직 위로금'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근무연수에 따라 일종의 가산점을 줘서 오래 근무할수록 받는 금액이 많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령화 여파로 개인택시를 팔고 나가는 기사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재원은 기사들로 부터 걷어서 주도록 되어 있는 탓에 제도 운영에 비상등이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수년 전부터 돌기 시작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현재도 지급하지 못한 이직 위로금이 200억 원 이상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지금 택시를 팔고 떠나는 사람들은 2년 반 정도 후에 받을 수 있고, 중도에 탈퇴한 사람은 5년 후부터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은 언제 받게 될지 기약이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제가 7년 전 개인택시에 처음..
개인택시는 1년에 한번씩 환경관리 실태에 대한 일제점검을 받습니다. 일제점검은 각 지부별로 실시하는데 지부에서 지정한 장소로 택시를 몰고 가서 점검을 받게 됩니다. 점검내용을 보면, 차량청결 상태, 개인택시 지정 부착물(스티커) 부착여부, 방범등 부착실태, 카드결제기 작동실태, 운전자격증 부착실태, 영수증 발급기 정상 작동 여부 등입니다. 일제점검을 받으러 가면 조합에서 준비한 선물도 받게 됩니다. 전에는 소금, 김장용 채칼 같은 것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금년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부침가루, 튀김가루, 밀가루 등 3포, 달력을 받았습니다. 돈으로 치면 얼마 안나가는 것이라 해도 주는 선물이니 기쁘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달력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천편일률적 아닙니까. 저게 언제적 디자인입니까.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