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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예의바른 일본인 택시손님

희망연속 2024. 12. 2. 15:54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인천 송도가는 우버 콜이 울려 잡았습니다.   
 
손님의 위치가 코트야드 호텔이었는데 우버 지도에는 호텔 맞은 편, 남대문 시장 입구로 찍혀 있었습니다.
 
카카오와는 달리 우버는 전화가 잘 되질 않는 편이죠. 일단 내비게이션 상의 주소지로 갔습니다.
 
헌데 손님이 없습니다. 우버 콜에 손님 이름이 영어로 표기되어 있어서 미국인일까, 잠시 대기 했는데 안나타 나더군요.
 
내비가 잘못 찍힌 것 같다 생각하고 숭례문을 돌아 옛 힐튼호텔 앞에서 유턴, 플라자 호텔까지 가서 웨스틴 조선호텔 쪽으로 돌아 한국은행을 끼고 코트야드 호텔로 갔습니다.
 
말하자면 북창동을 한바퀴 돈 것이죠.
 
호텔에 도착해서 메시지를 보냈더니 잠시 후에 맞은 편, 그러니까 남대문 시장 앞에 있다고 답장이 옵니다.
 
하, 이럴 수가.
 
그런데 우버 메시지 기능이 외국어 호환되는 건 사실인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염천교 쪽으로 직진했습니다.
 
송도 가는 손님을 놓치기 싫어서였죠.
 
서울역, 숭례문을 지나 다시 남대문 시장 호떡 가게 앞에 가니 두 명의 여자 손님이 반갑게 맞아 줍니다. 일본인 승객이었습니다.
 
맞은 편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내비에서 택시가 남대문 시장 쪽으로 오니까 횡단보도를 건너 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인천 송도는 장거리이고, 코스도 좋기 때문에 꼭 태우고 싶은 생각에 이리저리 헤맨 기분입니다.
 
그렇다고 우버 콜이나 내비게이션을 원망할 수도 없고, 일본인이어서 대화도 통하지 않으니 미안하다는 말도 하기가 쉽질 않았습니다.
 
겨우 스미마셍,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를 외칠 뿐이었죠.
 
하지만 일본인 여자 손님이 오히려 어쩔줄 몰라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더 미안해하고 와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스마트 폰 번역기로 해서 보여주더군요.
 
콜을 받고 거의 15분을 넘겨서 태운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글쎄요, 다른 한국인 손님이었으면 콜 최소를 2번은 족히 하고도 남을 시간이었죠.

일본에서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에 와서 송도에 숙소를 정하고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관광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1시간 가까이를 달려 송도의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손님들끼리 대화는 물론 전화 통화 역시 낮은 목소리로 했고, 택시에서 내리면서도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 하더군요.
 
일본인 손님들, 참 예의 바르죠, 너무 좋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친일파인데 한편으로 왜 친일파를 욕하는 것이냐 하고 묻는다면 그 것은 친일파의 의미를 잘 모르고 하는 얘기죠.
 
저 역시 일본인, 일본 문화, 음식 이런거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많이 쓰는 친일파란 용어는 단순히 일본과 친하다는 뜻이 아니라 과거 일제 시대 때 같은 우리 동포를 배신하고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며 협력한 인물을 뜻하는 단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도 비열하고 악질적인 사람에게 친일파라며 비난하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게 살지라도 동지를 배신하고 적군에 협력하는 것은 옳지 못하죠. 

 

아울러 일본문화, 일본인이 좋다고 할지라도 옛 을사오적 같은 친일파, 매국노들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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