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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옛 직장동료 후배들과 만나는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아직 직장에 남아 있는 후배 직원이 이번에 승진을 했다고 하면서 축하해 달라는 말을 합니다. 그 후배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승진에 신경을 쓰는 직원이었습니다. 인생의 목표를 그런 쪽에 많이 두더군요. 아주 심한 편이었죠. 그걸 알고 있는 저 역시 축하한다는 말을 여러번 전했습니다. 그러나 말로는 성에 차질 않는지 은근히 그 이상을 바라는 눈치였죠. 말하자면 2차 술자리, 노래방 등에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승진을 했으면 승진한 사람이 턱을 쏘는게 아닌가? ㅎㅎ 저는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 섰지만 다른 동료들과 다른 자리를 가졌을 것 같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승진을 하고 그랬지만 그렇게까지 승진에 목말라하고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
우리 주변에 보면 유난히 필요 이상으로 남에게 비위를 맞추고 추켜 세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기보다 힘이 세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합니다. 아양을 떨다시피 하는 것이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보면 민망한 것을 떠나 역겨울 때도 있죠. 그런데 아부 잘하는 사람들에겐 그게 일상이죠. 태연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아부꾼, 아첨꾼, 딸랭이라 부릅니다. 아부(阿附), 아첨(阿諂)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남의 마음에 들려고 비위를 맞추면서 알랑거림'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제가 직장에 다닐 때도 보면 그런 사람들이 흔했습니다. 힘을 가진 상관에게는 간까지 빼다 줄 듯한 말과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누가 시키면 그렇게 못하죠. 타고 나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부의 대..
새벽 개시 손님으로 동대문시장에서 일한다는 30대 후반의 남자분을 태웠습니다. 성내동에서 동대문까지 30여분 동안을 가면서 손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요즘 장사하기가 많이 나아졌는지 물었더니 손님은 지난 코로나 3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아직? 왜 그렇죠? 제가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이기도 해서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딱 잘라서 말합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요즘 택시 손님으로도 중국인이 제법 타고 해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어 오는걸로 알았는데 그들은 단체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들어오는 관광객이고 단체 관광객은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수준이 선진국..
몸이 약간 피곤해서 마침 인천공항 온김에 쉬었다 나가자고 들른 택시대기장. 요즘엔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서인지 대기장에도 택시가 넘쳐 납니다. 제가 들어 갈 때가 오전 11시경, 대기 택시가 120대 가량. 평일 낮시간대여서 약 4시간은 기다리겠다 생각하고 점심을 먹은 후 대기실 소파에서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이런 나갈 순서가 다 됐네요.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전화 안울렸더라면 큰 일 날 뻔., 부랴부랴 세수를 한 다음 택시를 몰아 도착장으로 나갔습니다. 강서구만 걸리지 마라 속으로 기도하면서, ㅎㅎㅎ 반갑게도 노원구 공릉동 손님이 승차. 내려 드리고 돌아 나오는 길에 중랑천변의 한 건물 위 큼지막한 간판에 쓰여 있는 한자 글씨가 눈에 들어 옵니다. 웬 한자..
2023년 5월 18일 밤 10시 KBS1 에서 '5 18 43주년 특별기획 로숑과 쇼벨'을 방영했습니다. 프랑스 사진기자 프랑수아 로숑과 패트릭 쇼벨은 1980년 5월 뉴스위크의 의뢰로 광주에 파견되어 5 18 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사진에 담았습니다. 5 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사진, 바로 아버지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꼬마 상주' 사진입니다. 사진 속 꼬마는 당시 5세인 조천호인데 아버지 조사천씨(당시 34세)가 계엄군의 곤봉에 맞아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상무관에서 아버지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당시 외신에 보도된 이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KBS에서 3년간의 추적 끝에 사진기자를 찾아 냈습니다. 수많은 외신기자들에게 일일이 메일을 ..
코로나19가 3년 4개월만에 마침내 종말을 고하는 것 같습니다. 오는 6월 1일부터 코로나 심각경보가 해제되고 경계단계로 낮춰지는 동시에 일상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시행됩니다. 말하자면 코로나 엔데믹(endemic, 일상적 유행) 선언이죠. 앞으로 코로나는 그냥 악성 감기의 일종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 같은 입소형 시설을 제외하고는 마스크조차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당분간 마스크를 쓰고 택시운행을 할까 합니다. 돌이켜보면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뒤바뀐 것 같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3년 세월을 살아 왔으니. 코로나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맞았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저와 같은 택시기사들도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월급쟁이로 살아온 세월이 ..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보석과도 같은 섬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죠. 많은 이들이 제주도가 우리나라여서, 가까이 있어서 그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제주도가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인해 쓰레기 처리 등 도시 인프라 문제가 감당이 안될 지경에 이르러 입도세(入島稅) 도입을 검토하기로 하고 관련 법률안 초안을 거의 완성했다고 합니다. 물론 제주도 자체 조례안을 제정하여 환경보전분담금을 부과할 수는 있지만 법률안을 만들어 세금으로 징수하는게 앞으로 국회 통과와 여론형성 과정에서 더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법률안 초안에 따르면 제주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일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 숙박자 1인당 1,500원, 렌터카 1대당 5,000원, 전세 ..
서울시가 남산 1호, 3호 터널 통행료 면제를 추진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통행료를 받지 않고 통행차량 증감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사전에 면제효과를 검토한다면서 강남방향, 시내방향을 한달간씩 별도로 면제하고 있는데 누구 대가리에서 나왔는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잡한 세상에 한달간은 어느 방향이 면제여서 그때는 터널을 이용하고 다른 한달은 다른 길로 돌아가겠다고 그렇게 까지 암기하고 운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발 시민을 실험대상으로 여기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서울시에 의하면 남산터널 통행료가 징수한 지 오래되었고, 통행료가 2,000원으로 소액인데다가 현재 통행차량의 60%가 면제이니 만큼 아예 폐지하는게 낫다는 것입니다. 남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