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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남산 1, 3호 터널은 금년 1월 15일 월요일 부터 종로, 중구 쪽 도심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만 통행료를 내고, 그 반대로 강남 쪽으로 나가는 차량은 통행료가 면제됩니다. 그동안 통과할 때 마다 2,000원씩을 냈는데 이젠 도심 밖으로 나갈 때는 안내도 되는 만큼 싫어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마디로 서울시의 한심한 정책이요, 포폴리즘의 극치입니다. 1996년 부터 시작해서 27년째 징수해 오고 있는 통행료를, 그 것도 처음부터 27년째 2,000원 그대로고, 야간에는 받지 않고 주간에만 받고 있고, 공휴일은 물론 3인 이상 탑승하면 면제요, 장애인, 친환경 차량도 받지 않아 통과 차량의 거의 40%가 통행료를 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유명무실하니 폐지가 맞다구요? 오히려 강화해야 맞..
"팀장님, A사 프로모션은 리스크가 커 리젝했어요.", "B사의 프로포즈가 나이스하고 가이드라인이 좋아서 그것으로 컨펌했어요." 젊은 택시손님들 끼리의 대화 중에 기억나는 내용만 적어 봤습니다. 저게 우리 말인가요, 영어인가요.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영어에 익숙한 세대라고는 하지만 우리 말을 너무 홀대하는거 아닌가요. 요즘 소위 MZ세대라고 하는 젊은이들이 이야기하는거 들어 보면 노장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화 자체에 끼어들기가 버거울 정도죠. 이 것을 세대 차라고 불러도 될까요. 외래어 남용과 한글 홀대가 지나칩니다. 너무 할 정도죠. 아파트 단지 이름에 영어가 아닌게 없어서 어지간한 사람조차 기억하기에 애를 먹을 때가 있습니다. 요즘 젊은 청춘 부부들이 시부모가 찾아오기 어렵게..
영화 '서울의 봄' 사실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긴장감 있게, 재미있게 만들었더군요. 그래서인지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만들었어요. 배우들 연기도 연기이지만 무엇보다 감독의 역량이 결집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12.12같은 뻔한 소재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도 있구나, 영화인들의 창의성,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과연 지금이라면 저런 군사반란, 쿠데타가 가능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다들 세상이 바뀌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방식이 다를 뿐 우리나라에서 쿠데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 아닐까요. 한동수 "尹 '육사 갔으면 쿠데타' 발언"…법무차관 "허무맹랑"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30일 열린..
지난 일요일 오전이었죠. 이화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대학로에 접어든 순간 홍익대 대학로캠퍼스 앞부터 승용차가 대학로를 꽉 메우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차량은 거의 굼벵이 걸음이었죠. 앞에서 사고가 났나 아니면 공사 중인가 유심히 살펴보니 이런 이런, 성균관대 대입 수시전형 보러온 수험생을 태운 차량 때문이었습니다. 시험장 입실이 몇 시까지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시험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긴 차량행렬 때문에 이렇게 진을 빼서야. 답답했습니다. 대학입시장까지 자식들을 태워다 주는 부모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만 이게 최선인지 하는 의문이 사라지질 않더군요. 지하철 역이 대학 바로 인근에 있으니 지하철로 이동하는게 당연할텐데 말입니다. (그건 니 생각이지) 대치동 학원가 도로 한 차로를 점령한 승용차 행..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집권여당 김기현 대표가 발표를 했죠. 이 발표를 처음 접하는 순간 "자다가 웬 봉창 뚫는 소리? 이건 완전 공갈포다"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김포가 서울이 되면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저게 정상적인 도시의 모습일까요? 바로 기형아 아닌가요. 그런 말을 들어서일까, 나중에는 광명, 안양, 구리 등 서울 외곽도시도 함께 서울편입을 추진하겠다는군요. 갈수록 태산입니다. 차라리 대한민국 전체를 서울로 해버리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을. 행정구역을 개편하려면, 서울을 늘리려면, 적어도 최소한의 연구검토를 먼저 한 다음에 이런 발표를 해야 마땅하죠. 당연히 그런 줄 알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니더군요. 그냥 못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식으로 툭 던져놓고 반응을 떠..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자에게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ㅎㅎ, 그게 언제쯤 이야기인가요. 요즘엔 돈 잘 못벌고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얄짤 없습니다. 시대가 그렇게 변했습니다. 이른 새벽, 청담동에 손님을 내려드렸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3명이 바로 택시에 탔습니다. 2명은 뒤에, 1명은 제 옆자리에. 딱 보니 술이 좀 됐고, 아마 밤 사이에 어울려 놀았던 것 같더라구요. 청담동에 클럽이 있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죠. 클럽녀는 태우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의정부까지 가면서 참 재미있는 이야기를 서로 하더군요. 택시기사에게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말이죠. "근사한 남자 하나 꼬셔서 시집갈 준비해야 하는데 안보인다. 돈많고 잘생긴 남자들 다 어디 숨었나, 돈도 없으면서 추근대기만 하는 남자 새끼들 정말 ..
택시기사는 왼종일 휴대폰과 씨름하는 직업입니다. 콜을 받아야 하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LG V50 ThinQ를 5년 가까이 사용해 왔는데 얼마 전부터 인터넷이 잘 연결이 안되고 내비게이션도 버벅거렸습니다. 전화통화 같은 것은 이상이 없지만 신경이 많이 쓰이더군요. 하는 수 없이 휴대폰을 바꿨습니다. 저는 그동안 LG 스마트폰만 사용해 왔는데 LG가 이제 스마트폰을 안만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삼성폰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죠. 아무래도 젊은 아이들이 잘 아니까 아들넘을 데리고 삼성전자 매장을 찾았습니다.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습니다. 5G 상품은 A24, A34와 Quantum4 등 몇 종류에 불과했고 정부지원금이 조금 더 많고 사양이 낫다고 해서 Quantum4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일요일 아침시간대는 다른 날에 비해 조용한 편입니다. 경희의료원에 첫 손님을 내려드리고 회기시장쪽으로 나오는데 어떤 젊은 남성이 손을 흔드는게 보였습니다. 몸이 흔들리는걸로 봐서 술을 마신게 틀림없었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인상이 약간 착해(?) 보여서 태웠습니다. 역시나 술이 많이 취했더군요. 타자마자 하소연 내지는 신세타령을 합니다. 몇 년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져서 홧김에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 결혼약속까지 했는데 집얻을 돈이 없어서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 등등 야, 밤새 술을 먹었다는 사람치곤 그래도 쌩쌩한 편이다라는 생각이 우선 들기는 했지만 돈 때문에 여친과 헤어졌다는 말에는 마음이 짠했습니다. 오죽하면 택시기사에게 속내를 틀어 놓을까. 돈이 웬수가 맞는 것 같습니다. 지방에서 대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