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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요즘 저는 벤틀리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벤틀리? 아니, 그럼 외제 명품차 벤틀리를 샀단 말이야? 그렇게 외제차를 싫어하더니 어떻게 된거야? 언제 그리 많은 돈을 벌었어? 아, 예, 그렇게 됐습니다. 벤틀리가 너무 좋은 걸 어떡합니까. 좋은 거 그냥 맘대로 안되잖아요. ㅎㅎㅎ 벤틀리(Bentley). 영국에서 생산하는 명품 차죠. 독일폭스바겐의 자회사로 주문생산, 한정생산으로 명품차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군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보통 1대에 3억 몇천만 원 합니다. 우라질, 왜 그리 비싼지. 하지만 저는 여전히 외제차 극혐입니다. 아주 싫어합니다. 도로 상에서 끼어들기나 이럴 땐 거의 양보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차 얼마나 좋습니까. 게다가 우리 부모, 형제, 친구들 수십만 명이 자동차 회사에 다..
얼마 전, 퇴계로를 지나는 데 이상하게 차가 막혀 꼼짝을 안하더군요. 이상하다. 오후 이 시간에 이렇게까지 막히지는 않는데, 무슨 사고가 났나? 잠시 후에 충무로역을 지나며 보니 공사를 하더군요. 뭔 공사지? 유심히 살펴보았죠. 어라, 보도공사를 하느라 분주한데 보도와 자전거도로를 늘리고 차로를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이는 탓에 그렇게 밀리고 있었습니다. 어이 없었죠. 차선을 늘려도 시원찮을 판에, 웬 자전거 도로. 머리가 띵해 왔습니다. 백주 대낮에 저런 병신 짓이라니. 2년 전인가, 종로구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고 지금 어떻게 변했는 지 살펴보면 답이 나올텐데, 저런 똘아이 짓을 또. 2년 전만 해도 서울의 최도심인 종로는 그래도 교통흐름이 썩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중앙차로와 자전거 ..
저는 어지간히 아프지 않으면 병원엘 가지 않습니다. 건강체질은 못되지만 어려서부터 잔병치레를 해본 적이 거의 없는 편에 속하는 데다가 병원 가기 싫어하는 제 성격도 한몫하고 있는 점도 있구요. 의료실비보험에도 가입은 했지만 가입한 지 10년이 넘도록 1원 한푼 받아 먹은 적이 없습니다. 모든 국민이 다 가입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역시 다달이 내는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머리에 두드러기 같은게 생기더니 약을 발라도 없어지지 않더군요. 견디다 못해 가기 싫은 피부과 병원엘 들렀습니다. 대로변에 근사한 간판을 달고 있는 피부과는 일반 피부병은 진료하지 않고 피부성형만 본다고 해서 다른 피부과엘 갔더니 의사가 완전 로보트처럼 말도 거의 하지 않고 처방전만 발행해..
조폭(組暴)은 조직폭력배의 준말입니다. 깡패집단이란 말이죠. 조폭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조직을 구성하여 폭력을 쓰면서 못된 일을 일삼는 무리'라고 정의되어 있더군요. 예전엔 조폭이라하면 덩치가 하마같은 남자들이 온몸에 문신을 하고 선량한 시민들을 협박하고 폭력을 일삼는 무리라는 이미지였습니다. 서로 자기 나와바리(구역)를 지키고 세력확장을 위해 폭력을 무기로 삼았죠. 김태촌, 조양은, 서방파, 양은이파, 사시미칼, 사보이 호텔 피습, 문신, 야구 방망이 등 조폭과 연관된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하나같이 음습한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류의 조폭들이 남아 있겠지만 예전처럼 벌건 대낮에 각목 들고 패싸움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굳이 이야기 한다면 아날로그 조폭..
8월 15일 광목절 집회와 사랑제일교회의 막무가내식 선동은 하루 수백명 씩의 코로나 확진자를 발생케 함으로써 코로나 2차 대유행을 불러왔습니다. 광복절 연휴기간 중에 발생한 황당무지한 사태로 인해 어렵게 어렵게 코로나와 싸워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가슴은 멍이 들대로 들어 버렸습니다. 택시영업 역시 그동안 힘들게 이어 왔는데 광복절 이후 갑자기 손님이 뚝 줄어드는게 아니겠습니까. 어제는 새벽 6시에 영업을 시작했는데 정확히 1시간 50분만에 간신히 손님을 태울 지경이었습니다. 손님이 없는 게 아니라 구경조차 어렵다고 해야 맞다고 할까.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 엎친데 덮친격이 아니라 이건 거의 확인사살 수준. 코로나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모진 힘을 다해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터널 끝이 나오..
택시를 하면서 새로이 알게된 사실이 적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흥미(?)있는 게 남성에 비해 여성의 파워가 대단하다는 사실일 겁니다. 여자손님 셋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무심코 듣게 되었는데, (사실 저는 손님들에게 말을 전혀 먼저 꺼내지도 않고 관심도 없습니다), 참 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20대 초반 여자친구들로 보이는데 어떤 남자와 결혼하고 싶은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다른 두 여자손님이 돈 많이 버는 남자, 자상한 남자라고 말했는데 다른 한 사람 이야기가 참 재미있더군요. 돈은 상관없고 무조건 속 안썩이는 남자, 나만 좋아해 주는 남자여야 한다고 강한 톤으로 주장을 하였습니다. 돈 못벌어도 상관없냐고 다른 친구가 물으니 우리집에 돈 많질 않냐, 내가 외동 딸..
저는 심신이 피곤하거나 울적할 때에는 부모님과 동생이 잠들어 있는 납골공원을 찾습니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납골공원은 처음엔 주변에 공장이 있어 약간 혼란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정비되어 비교적 조용하고 깨끗한 편입니다. 부모님이 지금까지 살아 계신다면 95세, 90세, 동생은 64세가 됩니다. 100세 시대라고 다들 사느라 열심인데 왜 그리 아쉽게 일찍 세상을 떠나셨는지. 특히, 동생은 결혼도 하지 못한 채 60세에 허망하게 떠나 갔습니다. 그래서 더 비통하고 생각이 많이 납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납골공원엔 사람 그림자도 거의 보이질 않고 적막감만 가득합니다. 주차장 앞 철길을 굉음을 내며 달리는 고속열차를 보면 남녘 고향에서 부모 형제 함께 어우러 살던 어린 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릅..
요즘 길거리에서 돌을 던지면 김서방이 맞는게 아니라 커피집 유리창에 맞는다고 누군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틀린 말이 아닐 듯 합니다. 길거리는 천지사방이 커피집이고 젊은이들 창업희망 1순위도 커피숍이라는 말까지 있더군요. 커피 마시는거야 개인의 기호이고 취미생활이니 그렇다 치지만 문제는 커피값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를 비롯하여 에이 투썸 플레이스, 탐앤 탐스 등 유명 커피점은 최하 4천 원, 보통은 5~6천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한끼 식사 가격이잖아요. 식사는 대충 때울 수는 있어도 커피는 비싼 외제 마셔야 폼이 난다? 내돈 주고 내가 사먹는데 웬 잔말? 그래도 그렇지. 저는 어지간하면 유명 커피점엔 눈길을 돌리지 않습니다. 굳이 커피점을 찾을 이유가 있을 땐 맥도날드나 롯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