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독보적 백세 장수인 '남기동 선생' 본문
장수의학의 권위자인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전 서울대 의대 교수)가 백세장수 연구와 관련하여 그동안 수많은 장수인을 만났는데 그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인물로 한국 시멘트산업의 대부인 남기동 선생을 꼽았다고 합니다.
남기동?
약간 생소했습니다. 어지간하면 제 안테나에 다 잡혀 있을텐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남기동 선생에 관한 자료를 찾아 보았습니다.
남기동 선생은 1919년 평양에서 출생하여 2020년에 101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서울대 공대 화공과 1회 졸업생이기도 한 남옹은 여러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쳤고,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등 시멘트 회사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세계 5위의 시멘트 생산국가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운, 우리나라 시멘트 산업계의 태두로 알려졌습니다.
남기동 선생에 관한 글을 찾아 읽으니 박상철 교수가 왜 그를 독보적인 장수인으로 꼽았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았습니다.
그의 건강과 생활철학에 관한 내용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일생동안을 적극적이고 바쁘게 생활했습니다.
남기동 선생의 이력을 보면 대학 교수, 회사 대표, 시멘트 협회 회장, 각종 정부 및 기업 자문위원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의 다양한 직책을 갖고 수많은 일을 했음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특히, 90이 넘은 나이에도 세라믹연합회(대한 요업협회)에 나가면서 관련 업무를 챙겼다고 합니다.
여기서 느낀건 정말 바쁘게, 적극적으로 일생을 살았구나 하는 느낌.
둘째, 매사에 긍정적이었습니다.
그가 백세에 자서전을 펴냈는데 제목이 '아직 백살 밖에 안먹었습니다만'이더군요. 재밌잖습니까. 이 책의 제목만 봐도 정말 긍정적인 분이다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그가 96세에 참석한 어떤 모임에서 "이제 아흔 여섯밖에 안먹었습니다. 내년에 꼭 다시 만납시다"라는 말로 건배사를 대신했다고 합니다.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당할 수 없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의 가르침을 평생 모토로 삼아 맡은 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 일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셋째, 많이 움직이는 것을 건강관리 비법으로 삼았습니다.
남기동 선생의 최대 건강관리 비법은 바로 '걷기'였다고 하죠. 고령에도 승용차를 잘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가든지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평생동안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 식보 보다는 행보(行步)" 를 건강관리 모토로 삼았다고 하니까요. 말하자면 걷기를 생활화 한 것이죠.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줄넘기입니다. 80세 까지는 하루 3천회, 80 넘어서는 하루에 2,000회의 줄넘기를 했다고 하니까 그야말로 노익장입니다. 해외 출장 갈때도 줄넘기를 꼭 챙겨 갈 정도였구요.
"움직이는 사람은 죽지 않고 죽은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가만히 있느니 발가락이라도 꼼지락 거리는게 낫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이니.
90세가 넘어서도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신촌에 있는 세락믹연합회 사무실까지 지하철로 출퇴근 했다고 하니 단순히 그의 건강이 타고난 것만은 아니고 평소 철저한 자기노력의 결과로 얻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넷째, 매사에 준비가 철저했습니다.
국내외 출장 갈 일이 많았는데 갈 때에는 치약, 모기약, 구두약과 줄넘기를 꼭 준비해 갔다고 합니다. 치약은 평소 구강 관리를 위해서 였고, 모기약은 시멘트 공장이 산간 오지에 있어서 출장갈 때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고 항상 휴대했다고 하며, 구두약은 걷기를 많이 하는 관계로 구두를 잘 관리하고자 했답니다.
줄넘기는 어디를 가든 하루 수천회씩을 했으니 필수품 중에 필수품이었겠지요.
아울러 외국 행사에도 많이 참석을 했는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출국 몇달 전부터 그 나라의 행사에 필요한 외국어 문장을 아예 몽땅 암기해버렸다는 일화가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네요.
다섯째, 가정이 화목하고 다복했습니다.
남기동 선생은 부인과 75년을 해로한 끝에 부인이 96세에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슬하에 자식은 6남매를 뒀는데 5명이 의사가 되어 국내외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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