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택시기사 전수식 님을 추억합니다

경남 마산시 부시장을 지내고 창원시에서 택시기사로 6년간 일했던 전수식 님이 지난 2022년 7월 12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이제야 접했습니다.
 
전수식 님은 25년간의 공직생활을 끝내고 2012년 3월부터 창원의 법인택시 기사로 3년을 일한 다음 개인택시 기사로 3년, 총 6년간 택시기사의 삶을 살았습니다.
 
 

2012년 3월부터 창원에서 법인택시 일을 할 때의 전수식씨

 

개인택시 기사로 활동하던 시절

 
이 분을 알게된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였고, 저 역시 공무원 출신인지라 관심을 갖고 종종 그 분의 블로그에 들러 소식을 접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잊고 지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을 했더니 2년전 별세. 
 
전수식 님은 어렸을 적에 가난 때문에 인문계 대신 공고 진학을 택했고, 졸업 후에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동아대 야간부를 나와 주경야독으로 공부를 해서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였습니다.
 
국세청과 경남도청, 청와대 비서실 등에서 근무하다 경남도 공무원교육원장, 도청 경제통상국장, 행정국장 등을 거쳐 말년에는 마산시 부시장으로 일했습니다.
 
퇴직 후에 2010년 무소속으로 초대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나갔으나 낙선하고 경남 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2년간 일하다가 타의에 의해 그만둔 후에 택시기사로 일하게 된 것이죠.
 
고위 공직자로 퇴직하고 갑자기 택시기사가 된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경험을 더 쌓아 나중에 창원시장 출마를 위한 포석이었을 수도 있고, 또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택시기사로 일했을 수도 있겠죠.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얻은 생생한 체험담을 수기형식으로 엮어 2017년에 '꿈꾸는 택시 운전사 전수식'이란 책을 냈고, 수천 명이 참석하는 출판기념회를 그 해 10월에 열었습니다.
 
다음 해인 2018년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준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6년간의 택시기사 생활이 창원시장 출마를 위한 쇼 아니었냐 하면서 말들을 하곤 합니다만 고위 공직(2급 이사관) 출신임에도 6년간의 택시기사 생활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봐야 합니다.
 

'꿈꾸는 택시운전자 전수식' 출판기념회(2017. 10. 25)

 
2017년 10월에 열렸던 전수식 님의 출판기념회에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정두언 님이 참석했었다고 합니다. 정두언 전 의원은 2019년에 우울증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는데 전수식 님과는 행정고시 동기이자 나이도 같고 해서 평소 친한 사이였다고 하네요.
 
그 기념회에서 정두언 전 의원은 노래까지 부르고 기념사를 했다고 하죠. 정두언 님은 정치인이면서도 음반을 4장이나 낸 가수 지망생이었습니다.
 

 
전수식 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죠. 창원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되기 어려웠을텐데 말입니다. 창원시장 후보로서 민주당 최종 경선에서 패하여 정식 출마는 못했지만 민주당 허성무 후보를 밀어서 결국 승리했고, 그래서 창원시정연구원장에 취임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성품이 워낙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데다가 평소 꾀돌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많아서 연구원장 직도 잘 해냈으리라 짐작됩니다. 
 
하지만 2022년에 민주당 시장이 재선에 실패하자 전수식 님도 연구원장 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것 같고, 얼마 안되어 별세했다고 하니 평소 지병이 있었다 해도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생의 소원이었던 창원시장 직에 너무 미련을 두어서 그런걸까요. 그냥 털어 버리고 쉽게 살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안타깝고 심란해지네요. 한번도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웬지 호감이 많이 갔던 분인데.
 
늦게나마 전수식 님의 명복을 빌어 드리고, 저 세상에서는 근심 걱정 다 버리고 편히 쉬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세상을 뜬지 2년이 지났는데도 그 분이 작성한 블로그는 아직 오픈 되어 있군요. 551개의 글이 올라가 있습니다.
 
 

전수식입니다. :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