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본문

인물의 안과 밖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희망연속 2024. 10. 16. 15:07

지난 10일 저녁 7시 조금 넘어서였죠. TV 자막에 뜬 '작가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보고 처음엔 가짜 뉴스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에서 저런 가짜 뉴스를 보낼 리가 없는데, 혹시나. 
 
믿기지 않았습니다. 울컥 했죠,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수년 전, 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맨부커 상을 받았을 때 한강의 노벨 문학상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말이 있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예상하기 어려웠죠.
 
아무튼 기쁩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시상식 때,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영국)와 공동 수상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게된 데에는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의 공이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역량있는 작가와 작품이 많이 있었지만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에 알려지는데 한계가 있었으니까요.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훌륭한 우리 작품들이 외국에 번역되면 한층 높아진 K-Culture와 더불어 제2, 제3의 한강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후 외국 방송과의 최초 인터뷰 모습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이스라엘과 아랍,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죽어 나가는 사람들이 많으니 잔치 같은거 안하고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한강의 말이 맘에 와 닿습니다.
 
 

한강 최초의 소설 '여수의 사랑' 영상을 찍을 때인 1995년(27세)의 사진. 고속버스를 타고 여수에 도착하여 찍은 젊고 풋풋한 모습의 사진

 
 

한강은 대중 소설가가 아니죠. 그렇다고 이념에 치우친 작가도 아닙니다. 그의 문장이나 언어, 행동 하나하나가 맑고 순수한 그의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현재의 모습을 계속 간직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여기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 때의 문화예술계 블랙 리스트입니다. 영화감독 황동혁, 박찬욱, 봉준호를 비롯해서 이번에 한강까지 그네들이 가했던 폭력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 사안입니다.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행동에 옮겼던 주역들이 지금도 관련부처 장차관으로 완장차고 있는거 보면 말이 안나올 정도입니다.
 
그 뿐인가요. 주요 언론 보도를 유심히 살펴 봤더니 조선일보는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더군요. 배아파 죽겠다는, 거의 발작 수준의 분노가 조선일보 사설과 칼럼에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에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김규나는 심지어 노벨 문학상을 중국인이 받았어야 한다고 했던데 이쯤 되면 거의 광기(狂氣)라고 봐야겠죠.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비판과 폄훼에 앞장 섰고, 이상한 단체 이름으로 노벨위원회에 DJ에게 노벨상을 주지 말라는 탄원서가 쏟아져서 노벨위원회에서 별도로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에 별도의 팀까지 만들어서 DJ의 노벨상 취소 공작을 벌였는데 이쯤되면 그 사람들이 한국인인지 조센징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었음일까. 이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바로 그런 배경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