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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장거리 콜은 안잡는게 상책인데

희망연속 2025. 4. 16. 14:28

서울택시 입장에서 보자면 예전에 경기도 외곽도시를 비롯해 지방에 가게 될 경우 장타라고 해서 제법 돈이 되었고, 그래서 택시기사는 장거리에 목을 메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재작년 택시요금 인상 시에 주행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은 때문이죠. 주행거리 132m당 100원을 131m로 꼴랑 1m 낮춘게 결정적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1m를 낮췄는지, 아예 인상을 말지, 쪽 팔리게.
 
어제 오전, 건대입구역 부근에서 에버랜드 콜이 울려 잡고 말았습니다. 안 잡아야 되는데 낮에 손님이 없을까봐 나도 모르게 손이 가고 말았죠. 이놈의 터치가 문제야 터치가.
 
42km. 1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분당수서로, 용인시청 쪽으로 해서. 요금은 39,000원.
 
갈 때는 그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들놈 어린 시절에 와이프하고 놀러 갔던 추억을 회상하니 기분도 상쾌해지고 말입니다.
 
평일인데도 에버랜드 정면 주차장은 꽉 차 있었구요. 지방에서도 많이들 오겠지요.
 
돌아 올 땐 일부러 용인시청, 신갈, 수원 광교, 안양 쪽 국도편으로 왔습니다. 혹시라도 귀로콜이 뜰까 해서죠.
 
고속도로를 탈까 하다가 그래도 혹씨나 감씨나.
 
혹시나가 역시나였습니다. 수원쯤에서 간신히(?) 서울가는 첫콜이 울려 재빠르게 잡았는데 10분 거리, 잡자 마자 취소, 띠융.
 
젠장, 수원에서 10분이면 사실 금방 갈 수 있는데 웬 취소야, 혼자 투덜거렸지만 내 자신만 학대하는 꼴.
 
과천까지 오는 중에 3번 정도 콜이 더 울렸지만 순삭. 도대체 눈에 보이지 않는 서울 택시가 어디 숨어 있는건지 당췌 짐작조차 안가는 세상.
 
비가맹 택시인 제가 손님과 더 가까이 있다 해도 조금 멀리 떨어진 가맹택시에게 줘버리면 하는 수가 없는거죠. 그게 바로 알고리즘 아니겠나요.

강남 교대역까지 와서야 길빵으로 손님을 태울 수 있었으니 효율로 따지면 거의 꽝인셈.
 
갈 때 1시간, 올라 올 때 1시간 40분, 거의 3시간을 들이고 겨우 39,000원. 또 그에 들인 수고는 어쩌고.
 
아무리 생각을 해도 가맹택시가 아닌 비가맹 택시로서는 이젠 귀로콜 잡기 어려운 세상으로 변해버린 느낌이 드네요.
 
지방가는 콜은 이제 안 잡아야지, 속으로 다짐하지만 콜이 다시 뜨면 엉겁결에 또 손이 가게 될지는 저 자신도 모르겠구요.
 
에버랜드 구경은 잘한 것 같은데 이래저래 오늘 장사는 망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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