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백범 김구 선생 은거 기념관을 찾아 본문
시제사 다녀 오는 길에 근처(전남 보성군 득량면 쇠실마을)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은거 기념관을 찾았습니다.
교통은 그리 나쁘지 않더군요. 광주~순천간 22번 국도, 보성군 득량면에서 보성읍 방면으로 가는 국도변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명성황후를 시해한데 대한 보복으로 1896년 2월에 일본군 중위를 맨주먹으로 때려 죽였고, 석달 뒤에 일본군에 체포되어 사형을 언도받았습니다.
그러다가 1898년 인천 형무소를 탈출하여 같은 문중사람인 김승묵(호는 광언)의 집이 있는 쇠실마을에 몰래 와서 약 40일간 은거생활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도피생활을 한 것이죠.
그 후에 중국 만주 등으로 옮겨 가며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이 되자 귀국하여 1946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의 자격으로 쇠실마을을 다시 방문하여 전에 선생의 은거생활 당시 도움을 준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보은의 답방이었던 셈이죠.
쇠실마을 입구입니다. 오른 쪽에 보이는 터널(일명 토끼굴)을 지나면 바로 나옵니다.
쇠실마을은 전체 수십 가구에 지나지 않는 시골입니다.
옛날엔 사람이 많이 살았겠지만 제가 방문한 날이 토요일 오후 2시경이었는데 쇠실마을에서 일하는 할머니 딱 1사람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을 입구에는 은거 기념관과 백범 김구 선생에 관한 각종 안내판 등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마을 입구에는 주차장도 잘 마련되어 있구요.
위 사진의 추모비는 은거 기념관을 만들기 전인 1990년에 설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념비가 너무 작고 초라해서 전라남도와 백범선생 기념사업회에서 후원하여 김구 선생이 은거생활을 했던 가옥 바로 앞에 은거 기념관(위 사진)을 2006년에 건립했습니다.
문고리가 잠겨있고,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안을 들여다 보기가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보지도 않고 가기가 뭐해서 조심스레 문고리를 따고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랬더니 실내에는 백범 김구선생의 발자취가 잘 나타나 있도록 꾸며져 있더군요.
기념관 밖으로 나와 왼편에 있는 우물가로 갔더니 김구 선생이 서 계셨습니다. 은거생활 중에 선생이 사용했던 우물이라는군요.
우물이 아주 맑고 깨끗했습니다. 한 바가지 들이켰더니 시원하고 좋더군요.
은거 기념관 바로 앞에 있는 가옥인데 바로 여기가 김구 선생이 생활했던 집이라고 합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사람이 살고 있는 듯 한데 아무도 안보입니다.
김구 선생의 문중 사람인 김승묵의 집으로, 지금도 그 후손이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시골 가옥입니다. 저 안에 보이는 오른편 끝방에서 생활했다고 하네요.
김구선생 은거 기념관을 찬찬히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도 제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와 같이 한평생 독립을 위해 싸우다 유명을 달리한 애국지사들을 더욱 존중하고 예우를 해야 하는데도 현실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혼탁해지고 개판이 된다해도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금방 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리 구분도 못한 채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그게 참 어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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