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결기는 사라지고 탐욕만 남았다 본문
월간조선 편집장과 대표를 지낸 보수논객 조갑제씨가 12. 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은 헌법에서 규정한 요건 및 절차에 전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부정선거란 음모설에 사로잡혀 벌인 망상적, 발작적 계엄이다.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그럴 용기도 없이 계엄을 선포했다. 윤은 보수가 아닌 그저 무능한 통치자일 뿐이다. 만참(萬斬)을 해도 모자랄 역사의 범죄자다."
만참이란 모가지를 만번 벤다는 뜻이죠. 작가 김성한이 임진왜란을 소재로 쓴 '7년 전쟁'에서 무능한 선조 임금때문에 임진왜란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조선 백성이 처참한 피해를 입었다며 선조는 만참을 해야 맞다고 적었습니다.
보수논객으로 꼽히는 조갑제씨가 이렇게까지 윤과 비상계엄을 비판하다니,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구나 싶습니다.
조갑제씨는 극우 성향의 논객으로 유명합니다. 유난히 민주당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종북좌파로 몰아 붙이며 비난을 했었죠.
그러던 그가 처음 달리 보였던게 대통령실 용산이전 때였습니다. 대부분의 언론과 보수 인사들이 입을 꾹 닫고 동조한 것과는 달리 조갑제씨는 용산이전을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비난의 요지는 대통령실의 갑작스런 이전이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었죠.
저는 그 당시 조갑제가 웬일이지. 나이가 80이 돼도 이렇게 생각이 변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조갑제는 윤통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고, 이번 비상계엄 때 비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상계엄을 무작정 옹호하기에 바쁜 다른 보수 인사들에 비한다면 결이 다르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과 이후 수사과정을 보면서 저는 깊은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비상계엄이 그 어떤 당위성, 필요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데도 군 고위 장성과 대통령 주변의 참모진들이 비상계엄에 적극 가담하거나 동조했고 반발하거나 저항한 인사는 한사람도 없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영화 서울의 봄에 잘 그려져 있지만 80년 전두환 쿠데타 당시 특전사령관 정병주, 수경사령관 장태완, 헌병감 김진기 등은 쿠데타에 반기를 들고 저항했습니다.
87년 민주항쟁 당시 계엄령 선포를 준비하던 대통령에 대해 당시 민병돈 특전사령관은 "군은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며 반발하여 결국 전두환이 게엄령 선포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비상계엄을 획책한 수괴는 말할 필요조차 없고 그 하수인들을 모두 뿌리채 뽑아내서 다시는 이런 무모한 불장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말 세상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결기(決氣)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오직 탐욕(貪慾)만 남았습니다.
충신은 절멸(絶滅)하고 간신들만 횡행(橫行)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참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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