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투수 오승환에게서 느낀 것 "과거를 빨리 잊어야" 본문
오승환
프로야구 삼성 라이언즈 투수 오승환은 전설적인 선수죠. 아시아 최초 500세이브를 달성한 마무리 끝판왕입니다.
2000년대 초 삼성 왕조의 주역이죠. 삼성이 7번 KBO리그를 평정할 때 코리안시리즈에서 무려 5번을 마무리로 활약했습니다.
그의 화려한 경력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지만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올린 2년 연속 구원왕 기록이 가장 눈에 띱니다.
일본을 평정해서 자신감이 붙어 미국까지 평정하려고 했을까요, 한신 타이거즈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3년을 뛰었는데 미국에서는 약간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한마디로 대단한 선수죠. 국보 투수 선동열 마저 자기보다 위대한 투수다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많은 야구인들이 오승환의 직구는 아시아 최고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오승환이 올해로 만 41세가 되었죠. 나이에는 장사없다고 작년부터 그의 돌직구는 서서히 함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마추어인 제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올해 들어서는 더욱 힘이 달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팀에 별로 도움이 못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며칠 전 TV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있다가 깜놀했습니다.
오승환이 투수 교체 순간에 공을 코치에게 건네지 않고 관중석으로 던져 버렸고, 덕 아웃에 들어 가서는 글러브를 내동댕이 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TV 화면에 잡히고 말았습니다. 물론 관중들도 전부 지켜 봤겠죠.
돌출행동이죠. 원래 그런 선수가 아닌데 말입니다. 생각만큼 잘 안풀리고 있고, 또 공을 더 던질 힘이 남아 있는데 자기를 못 믿고 교체한 감독에게 서운함도 있겠구요, 뭐 감정이 복잡해져서 울컥했을겁니다.
오승환은 워낙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건 좀.
아무리 자기가 과거에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라고 해도 과거가 현재를 담보해주지는 못합니다.
오승환은 과거를 빨리 잊어야 합니다. 과거 한국 야구를 호령했던 찬란한 추억일랑 하루 속히 날려 버리고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불혹을 넘긴만큼 나이 대에 걸맞는 포지션을 만들어야 맞죠.
과거 한화 이글스 투수 송진우는 만 45세까지 당당하게 활약하다가 은퇴했잖습니까. 아직 몇 년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50이 넘도록 투수로 뛰는 선수도 있습니다.
굳이 오승환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과거에 얽매여 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왕년에 말이지", "니들이 나를 알어" 등등 과거에 지나치게 연연해 하는 사람이 많죠. 그럴수록 현재에 적응하기 힘들어집니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젊었을 때 꽤나 근사한 직장에 다니며 일했다는 이들, 돈을 많이 벌어 봤다는 이들이 택시기사 중에 많습니다.
그 중에서 일부는 늘상 과거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기에 바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속빈 강정이 많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과거는 빨리 잊고 현재에 충실해야만 좀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습니다.
오승환 같은 레전드급 선수도 그렇고, 저 같은 택시기사도 그렇고, 모두가 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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