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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어제는 하루 종일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오면 다른 운전자도 마찬가지겠지만 택시는 더 운행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그래서 일찍 일을 접고 귀가한 택시도 많고, 비가 오니 도로는 더 막히고 이래 저래 운전하기가 싫은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빗속에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도 있을테고, 하루 일당은 하고 들어 가야지 하는 일말의 사명감과 책임감 땜시 나름 열심히 운전대를 돌렸습니다. 비가 쏟아지니 손님은 많았습니다. 아예 콜을 꺼버리고 길빵 손님만 태웠습니다. 나름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죠. 그러다가 제가 사는 강동구의 병원 가는 손님을 모셨습니다. 가면서 생각을 하니 병원 역시 택시가 부족해서 손님이 늘어 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병원 입구에 들어서니 아닌게 아니라 택시는 보이지 않고 손님들이 서..
한달에 한번씩 서울 근교 산을 찾아 건강과 친목을 다지는 남창 산악회. 오늘은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있는 높이 472.1m의 마니산을 찾았습니다. 마침 산행 전날에 장맛비가 쏟아져서 걱정이 많았는데 산행 날은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았고, 비가 온 뒤 숲에서 나오는 쾌적한 기운이 온몸의 피로를 가시게 했습니다. 베리 베리 굿. 마니산은 마리산(摩利山) 또는 머리산으로도 불리는데 마리란 고어(古語)로 머리를 뜻하며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땅의 머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또 현재에도 강화 지역에서는 마니산을 마리산으로 부르고 있답니다. 마니산 정상에는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하였다는 높이 5m의 참성단(塹城壇, 사적 제136호)이 있습니다. 참성단은 자연석을 쌓은 것인데, 기단(基壇)은 지름 4..
개인택시는 법률상 허가, 자격이 아닌 면허에 해당됩니다. 물론 사람들이 그냥 혼동해서 쓰고 있기는 하지만. 면허는 일종의 특수행위를 행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허가를 해 준 제도이고, 주로 국민의 생명, 안전과 관련있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과점적 권리를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운전면허, 개인택시 면허, 선박조종면허, 약사면허, 의사면허, 한의사 면허 등이 있죠. 그런데 개인택시 면허는 다른 면허와는 달리 면허권을 개인간에 서로 사고 팔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택시 면허권이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하자면 개인택시 면허권을 사고 팔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뉴욕의 엘로우 캡과 우리 한국의 개인택시가 거의 유이합니다. 대부분의 ..
오승환 프로야구 삼성 라이언즈 투수 오승환은 전설적인 선수죠. 아시아 최초 500세이브를 달성한 마무리 끝판왕입니다. 2000년대 초 삼성 왕조의 주역이죠. 삼성이 7번 KBO리그를 평정할 때 코리안시리즈에서 무려 5번을 마무리로 활약했습니다. 그의 화려한 경력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지만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올린 2년 연속 구원왕 기록이 가장 눈에 띱니다. 일본을 평정해서 자신감이 붙어 미국까지 평정하려고 했을까요, 한신 타이거즈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3년을 뛰었는데 미국에서는 약간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한마디로 대단한 선수죠. 국보 투수 선동열 마저 자기보다 위대한 투수다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많은 야구인들이 오승환의 직구는 아시아 최고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우리 주변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들어와 있죠. 2022년말 기준으로 무려 224만 명에 달한다고 나와 있더군요. 우리나라 인구의 거의 5%나 됩니다. 통계에 빠져있는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한다면 더 많겠죠. 휴일을 맞아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근처 하남시에 있는 식당을 찾아 오리구이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서빙하는 이들이 전부 젊은 외국인 남자 노동자들이더군요. 그동안 외국인 여자 노동자만 봐서 그런지 약간 이색적으로 보였습니다. 한편으론 젊은 외국인 남자 노동자들은 힘도 있고 그러니 제조업 분야에서 일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속으로 생각하면서 며칠 전에 택시손님하고 나눈 대화가 생각 났습니다. 그 손님은 현재 택시기사가 부족하니까 외국인 노동자를 택시기사로 일하게 하면 될텐데 왜 그렇게 못하고 있느냐면서 제..
택시기사만큼 희로애락(희노애락이라고도 하죠, 두음법칙 때문에 그럴겁니다)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직업은 찾기 힘들겁니다. 희로애락(喜怒哀樂) 택시는 문자 그대로 기쁜 일, 화난 일, 슬픈 일, 즐거운 일 등이 수시로,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택시일이 좋기도 하고 반면에 싫기도 합니다. ㅇ 희(喜) : 생각지 않게 장타가 터질 때, 손님 연결이 잘 될 때, 좋은 코스의 손님이 탈 때, 손님이 팁을 줄 때, 전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손님이 탈 때, 예의바른 손님이 탈 때 등등 ㅇ 노(怒) : 술취한 손님이 잠들어 일어나지 않을 때, 택시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갈 때, 흡연 등 손님이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할 때, 좁은 골목길, 지하 주차장을 가자고 할 때, 콜을 불러놓고 늦게 나오거나 할 때, 교통도덕을 잘..
새벽 개시 손님으로 동대문시장에서 일한다는 30대 후반의 남자분을 태웠습니다. 성내동에서 동대문까지 30여분 동안을 가면서 손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요즘 장사하기가 많이 나아졌는지 물었더니 손님은 지난 코로나 3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아직? 왜 그렇죠? 제가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이기도 해서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딱 잘라서 말합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요즘 택시 손님으로도 중국인이 제법 타고 해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어 오는걸로 알았는데 그들은 단체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들어오는 관광객이고 단체 관광객은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수준이 선진국..
인천공항에서 손님을 태우고 나오기 위해서는 택시대기장에서 번호표를 뽑고 몇시간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빠르면 2시간 길게는 7~8시간. 따라서 손님을 출국장에 내려주고 재빨리 서울로 돌아나와 일하는게 영업면에서는 당연히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몸이 피곤해서 쉬고 싶을 때에는 저 역시 가끔씩 대기장에서 기다렸다 나오곤 하죠. 현충일 다음날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엘 갔다가 손님을 내려주고 택시 대기장에 가서 잠깐 눈을 붙인 다음 커피 한잔 마시며 소나무숲을 열심히 걸었습니다. 하루 의무량을 넘어 12,000보를 걷고 약 4시간만에 제 순번이 되어 도착장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동남아인으로 보이는 40대쯤의 남자가 부인, 아들과 함께 제 차 앞에 와서 타지 않고 머뭇거렸습니다. 제가 서울? 서울? 하고 물어도 답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