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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택시손님도 위 아래가 있다

희망연속 2023. 6. 30. 20:31

 

 

어제는 하루 종일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오면 다른 운전자도 마찬가지겠지만 택시는 더 운행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그래서 일찍 일을 접고 귀가한 택시도 많고, 비가 오니 도로는 더 막히고 이래 저래 운전하기가 싫은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빗속에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도 있을테고, 하루 일당은 하고 들어 가야지 하는 일말의 사명감과 책임감 땜시 나름 열심히 운전대를 돌렸습니다.

 

비가 쏟아지니 손님은 많았습니다. 아예 콜을 꺼버리고 길빵 손님만 태웠습니다. 나름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죠.

 

그러다가 제가 사는 강동구의 병원 가는 손님을 모셨습니다. 가면서 생각을 하니 병원 역시 택시가 부족해서 손님이 늘어 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병원 입구에 들어서니 아닌게 아니라 택시는 보이지 않고 손님들이 서로 손을 흔듭니다. 줄을 서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손님을 내릴 때 저는 모시고자 하는 손님 앞에 택시를 댔습니다. 휠체어를 탄 손님과 그 휠체어 옆에 역시 할머니 한분이 서 계신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웬 젊은 남자와 또 아주머니가 자기들이 먼저 왔다며 택시에 오르려고 했고, 저는 휠체어를 가리키며 할머니를 먼저 태우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휠체어를 접어서 싣고 할머니가 택시에 오른 후 출발은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가 않더군요.

 

줄을 차례로 서지 않은 채 대기하고 있었으니까 제가 누구를 태우던 그 것은 별 문제가 되질 않지만 휠체어에 탄 노인이 있는데도 내가 먼저 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습니다.

 

찬물도 위 아래가 있다고 하죠.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지켜야 할 순서가 있다는 말일 겁니다.

 

택시를 타는데에도 위 아래가 있는 것은 당연한게 아닐까요.

 

손님이 줄을 서지 않고 손을 흔들면 저는 우선적으로 교통약자 앞에 차를 댑니다. 어르신, 장애인, 어린이 등등

 

언젠가 고속터미널에서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린이를 데리고 있는 아주머니 손님을 먼저 태운 적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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