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승차공유 도입, 그럼 한국은?

자가용 영업차에 '라이드 쉐어' 승차공유 차량임을 알리는 빈등을 장착하고 있다.

 
 
2024년 4월 8일, 일본 도쿄와 교토 2개 도시에서 일본식 승차공유, 즉 일본판 우버가 공식 도입됐습니다.
 
말하자면 택시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자가용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도쿄와 교토 2개 도시 운행상황을 봐 가면서 앞으로 일본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리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 언론에서만 요란하게 보도를 하고 그러는데 정작 일본은 조용하다고 합니다. 택시회사나 기사들의 반대 시위도 없고, 또 일본 국민들 또한 무덤덤한 편이라고 하네요.
 
왜 그럴까. 
 
우선, 도쿄의 승차공유 조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ㅇ 허용 시간 : 평일 오전 7시-10시, 금, 토요일 밤 12시-새벽 4시
ㅇ 공유차량 : 1,780대 (도쿄 택시 5만대의 약 3.5%)
ㅇ 자       격 : 택시운전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2년 이상 무사고자
ㅇ 소       속 : 법인택시 회사가 승차공유 운전자를 채용하고, 보험, 사고 등 차량 전반사항 관리
ㅇ 운행방법 : 택시 콜앱으로 영업, 배회영업은 불가
ㅇ 요       금 : 일본 택시와 동일
ㅇ 대       우 : 시급 1,400엔 (약 12,600원), 그 외 실적급 약간
 
승차공유 조건을 살펴보니 의외로 타이트합니다. 미국식 우버와는 전혀 다른, 말하자면 일본 법인택시회사 소속 아르바이트 택시 개념이랄까.
 
기존 택시들의 반발을 고려해서 조건을 저렇게 빡세게 정한 것 같은데 제가 볼 때 얼마 못가 유야무야 되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일본은 지금 택시운전자가 부족해서 택시의 30% 정도가 운행을 못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더욱이 일본의 택시요금은 우리나라의 거의 3배 수준이고, 택시기사 대우 또한 우리보다 훨씬 좋은데도 불구하고 저러는 상황에 승차공유로 몇 천대 투입해 봐야 별 효과가 있겠습니까.
 
미국을 비롯한 동남아 일부 나라에서 우버나 그랩 같은 승차공유가 성공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택시가 부족하고, 택시요금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택시보다 저렴한 승차공유가 자리를 잡고 있죠.
 
일본에서 승차공유를 도입했다고 하니까 역시나 우리 택시에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해서 일부 언론과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떠들어 대더군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승차공유? 한국판 우버?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왜 그러냐구요?
 
첫째,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택시가 인구 수 대비 거의 2.5배에 달합니다. 인구가 2.5배 차이나는데 택시는 23만대로 비슷한 숫자죠. 그만큼 우리나라 택시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소리죠. 그런데 무슨 승차공유.
 
둘째, 택시 숫자가 많다보니 요금이 쌀 수 밖에요. 일본의 거의 1/3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물가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치면 우리 택시요금이 얼마나 저렴한 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같이 승차공유를 아르바이트 처럼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낮은 임금을 받고 누가 승차공유를 하려고 하겠습니까.
 
셋째, 일본은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의 비율이 7:3이고 우리는 반대로 3:7이죠. 말하자면 일본은 법인택시 기사가 부족하면 운행에 지장이 많겠지만 우리나라는 개인택시가 훨씬 많기 때문에 법인택시 기사부족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편입니다.
 
넷째, 택시에 대한 안전의식이 일본보다 훨씬 취약해서 승차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장난이 아닐겁니다. 가령 카카오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을 때 택시가 아닌 승용차가 오는 경우, 글쎄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자리 잡을 수 있겠습니까. 특히 여성들의 경우엔 거부감이 크지 않을까요.
 
몇년 전에 타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저는 택시기사들이 시위 같은거 안해도, 그냥 가만히 놔뒀어도 타다는 저절로 망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택시요금이 싸고 안전문제 때문에 도저히 타다는 성공할 수 없다고 봤었죠.
 
우리나라는 택시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고, 반대로 택시요금은 저렴한 탓에 승차공유, 타다, 다른 그 어떤 유사 택시가 등장해도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서울과 도쿄의 택시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