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택시 청결유지는 기본 중의 기본 본문
택시기사라고 해서 택시를 전혀 안타는 것은 아닙니다. 남보다는 아무래도 택시를 탈 기회가 적은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택시를 타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개인택시 동료들과 독립문역에서 택시를 타고 구기동까지 이동했습니다. 북한산 등반을 위해서였죠.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우리 일행이 3명이고, 또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동료기사들을 한푼이라도 도와주자는 심오한(?) 의미에서 택시를 탄 것입니다.
하, 그런데....
택시기사는 아예 인사도 없었고, 우리가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하고 외쳐도 무반응.
승객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그 택시기사는 불평불만을 잔뜩 늘어 놓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는 사납금도 안깎아 주고 어쩌고, 정부는 지원금을 개인택시만 주고 법인택시는 안주고, 월급 100여만 원이 말이 되냐는 등
듣고 있기가 민망할 정도로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만 늘어 놓기에 우리도 택시기사란 사실을 밝힐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그 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담배 냄새에다가 무언가 찌든, 이상한 냄새까지, 의자 아래에는 먼지가 잔뜩 끼어 있고.
중간에 그냥 내려 버릴까 하다가 참고 목적지까지 억지로 갔습니다.
내리면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기사님, 차에서 냄새가 많이 납니다. 먼지도 많구요."
순간 그 기사의 눈이 크게 떠 지는 것을 봤습니다. 놀란 표정이었죠.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건 택시기사뿐만이 아닙니다. 전국 수백만 자영업자는 물론 모든 국민, 나아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맞닥뜨리고 있질 않겠습니까.
이럴 때일수록 불평불만을 앞세우기 보다는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같이 탄 동료는 택시 청결의무 위반으로 서울시 다산 콜센터로 신고하고 싶었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저도 회사택시 3년을 겪었지만 회사택시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기사 자신의 문제입니다.
일차 근무자인 경우는 상관없지만 주야간 근무교대의경우 주간근무자가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차량 내외부 세차를 하고 다음 교대 근무자에게 인계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개 주간 근무자가 세차를 주로 하는데 야간 근무자는 세차비 명목으로 약간의 금액을 주간근무자에게 보조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차량 세차문제로 교대조가 서로 다툼을 하는 경우도 보기는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기사가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관련 법규에 의하면 택시업자와 택시운수종사자는 매일 1회 이상 세차를 하도록 되어 있고, 담배 기타 찌든 냄새가 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개선명령 및 준수사항)
만약에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하게 되어 있습니다.(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6조, 동법 시행규칙 제44조)
그래서 감독기관인 서울시에서는 법인택시 회사를 상대로 1년에 2회 환경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개인택시는 연 1회 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죠.
굳이 그런 규정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래도 출근해서 일하는 직장이고 하루에 수십 명의 손님을 돈을 받고 태우는 일터인데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힘들다 하더라도 청결유지에 신경을 써야 당연하지 않을까요.
말하자면 택시 청결유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손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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