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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회사 택시기사 3년의 아쉬움

희망연속 2020. 4. 13. 12:31

내년 1월 1일부터는 자가용 5년 무사고면 개인택시를 사서 운행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영업용 3년 무사고 경력이 필요했던 것이 단칼에 폐지 되어버렸죠.

 

작년 11월 27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시에는 공포일로부터 1년 후에 시행한다고 했었죠. 올 4월 3일에 공포되었으니까 원래대로라면 내년 4월3일부터 시행되어야 하는데 시행시기마저도 앞당겨버렸습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국토교통부의 쾌도난마 행정솜씨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 눈에는 국토교통부가 뭔가 서두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한심한 것은 4월 3일 개정공포가 된 후에야 서울 택시회사에서 택시 수십대를 이끌고 세종시 정부청사에 내려가서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

 

개정 전에 하든지, 아니면 입법예고 기간(작년 11월 27일부터 금년 4월까지) 중에 조직적으로 국토교통부에 항의를 하던지 해야지 개정안이 확정 공포된 다음에 택시시위?

 

 

 

 

<세종시에 집결한 서울택시>

 

 

참 답답합니다.

 

저는 택시회사와 법인택시 노조에서 조직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어필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거야 원, 버스 다 지난 다음에 손이나 흔들고, 저러니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서 택시회사와 기사들을 우습게 보지.

 

물론 회사택시 3년 무사고가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라는 데는 다 동의합니다. 하지만 회사택시 기사수급 문제를 고려해서 1년 정도로 낮추면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이리 되고보니...

 

영업용 3년 경력을 요했던 것은 택시회사 기사수급을 의식해서가 주된 이유였는데 그걸 모를리 없는 법인택시회사에서 왜 가만 있다가 이제와서 저럴까? 참 미스테리입니다.

 

그리고 조건을 낮추면 젊은층에서 개인택시로 많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겠지만 글쎄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회사택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개인택시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직장에서 은퇴한 이들을 비롯한 중장년층으로 소수에 그칠 것입니다. 

 

택시 여건이 전반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결국은 회사택시 기사수급 사정만 더욱 열악해질 우려가 다분합니다.

 

그건 그렇고, 저는 개인택시를 하기 위해 회사택시 생활을 3년 꼬박 했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억울한 생각도 들고 기분이 좀 묘하더군요.

 

회사를 그만 둔 지가 2년이 채 안되어서인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지만 약간은 억울한 기분이 들기는 해도 후회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직장 정년퇴직 후 이순을 넘긴 나이에 회사택시 생활을 하면서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참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좋은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한 덕에 예전보다 훨씬 부지런해졌고, 정신력 또한 건강해졌습니다. 제 인생에 아주 중요한 3년이었습니다.

 

내년에 개인택시를 사서 운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서두르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개인택시는 특성상 다른 자영업과는 많이 다른 면이 있어서 실제로 부딪쳐서 직접 겪어본 다음에 최종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적응에 실패해 중도하차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보았거든요. 

 

따라서 개인택시를 희망하는 사람은 그래도 몇개월간은 회사택시를 몰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에 사고나면 어쩌란 말이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면 뭐 할말은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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