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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카풀 시장은 성공할 것인가

희망연속 2018. 10. 27. 16:58

대기업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미국의 우버처럼 성공하고 한국의 택시산업은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카풀시장 허가 후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청년고용이 증가할 것인가.


그래서 결국은 국민편익과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인가.


한치 앞도 내다 보기 어려운게 세상사일텐데 미래를 어찌 예측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을 듯해서 택시기사인 저도 예상을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정부와 언론 들의 보도기조부터 살펴 보기로 하죠.


보수 언론 : 보수언론은 카풀 앱 무조건 도입을 촉구합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연일 특집보도를 내면서 '카풀 앱은 좋은 것, 택시는 나쁜 것'이라는 인상을 국민에게 심어 주려고 애쓰는 모양새입니다. 마치 카풀시장이 활성화되면 경제가 살아나려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진보 언론 : 경향신문과 한겨레도 카풀 허가를 반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택시산업과 기사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논조이죠. 인터넷 오마이뉴스는 카풀도입 반대의사를 보이면서 굉장히 심층적인 기사를 많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정부 :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아마 속으로는 찬성입장이겠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을 고려해서 신중론인 것 같고, 기획재정부 김동연 장관이 총대를 메고 앞장 서고 있습니다. 김장관의 언행은 자기가 마치 정의의 투사인 것처럼 오버하고 있는 것으로 제 눈에는 보입니다. 


정당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부방침이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뒷따라가는 듯. 홍영표 원내대표가 찬성하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TF 구성해서 어쩌고 하는데 그건 show에 불과한거구요, 다른 당은 shut the mouse.


서울시 : 박원순 서울시장은 몇년 전에 우버도입에 반대했었죠. 그땐 마지 못해 그런 것이었고, 박시장 역시 현 택시업계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는 탓에 내심으로는 카풀시장에 호의적일 듯 싶습니다. 택시요금 인상을 자꾸 미루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여론 :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하면 국민 56%가 카카오의 카풀앱 도입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찬성이 56%? 생각보다 낮게 나왔네요. 정부나 언론을 보면 90%는 돼야할 듯 싶은데...



이쯤되니 정부에서도 밀어부칠만 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초읽기에 들어간 형국이죠, 이제는.


그러나 택시기사 입장에서 생각컨데 대기업인 카카오가 카풀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한다고 해도 크게 성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첫째, 택시가 너무 많아 카풀이 끼어들 여지가 적습니다.


우리나라의 택시는 세계에서 제일 많은 축에 속합니다. 서울만해도 7만 4천여대.


그래서 누군든지 저렴한 값에 택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대한민국만큼 택시가 많고 택시 잡기 쉬운 나라가 없다는 사실을. 


미국이나 서양 일부 나라는 국토면적이 비대하고 택시는 적은 탓에 그나마 우버나 그랩같은 서비스가 발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택시가 많은 탓에 택시 서비스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예를 들면, 산꼭대기에 있는 집으로 올라갈 때, 골목길을 돌아돌아 찾아갈 때, 무거운 짐을 들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갈 때, 4명의 승객이 각각 다른 목적지에 내릴 때,


기껏 몇천원의 요금만 내면 택시가 다 해줍니다.


또한 우리나라 특유의 밤문화, 관대한 술문화로 인해 상대하기 벅찬 손님들이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또 카풀?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한마디로 제살 갉아 먹는 것이죠.


 

둘째, 카풀은 택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월한 것이 아닙니다.


카풀요금을 택시에 비해 20~30% 저렴하게 책정한다고 하니까 이게 웬떡 하고 혹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속하는 우리나라 택시요금에 비해 카풀요금을 20~30% 싸게 적용한다해도  그 가격에 생전 초면의 낯선 사람과 차를 같이 타고 간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기왕이면 요금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그냥 택시를 이용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택시요금이 일본의 1/3, 심지어는 중국, 동남아에 비해서도 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셋째,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대중교통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외국에 다녀오신 분은 압니다. 대한민국의 교통인프라가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를.


도로, 지하철, 버스 등은 24시간, 사통팔달 잘 통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현재도 그러할 진데 웬 카풀?


이런 편리한 대중 교통망과 저렴하고 수많은 택시때문에라도 카풀시장이 끼어들 여지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 봅니다.


생각만큼 제자리를 잡기 어려울 겁니다. 


 

넷째, 낯선 사람과의 동행은 우리 문화에 맞지 않습니다.


80년대 초반까지 택시합승은 법으로 허용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택시합승이 허용되면? 절대 성공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몇십년 동안 너무 변해버렸습니다.


초등학생의 등하교길엔 동반자가 꼭 동행을 해야만 하고, 상당 수의 여학생들은 외출 시에 자기의 현위치를 카톡으로 친지에게 알려주는 사회로 변모해 버렸습니다.


남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죠.


우리나라가 아무리 치안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느끼는 의식은 그렇질 않습니다.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고 해서 생전 모르는 남과 같은 차를 탄다? 글쎄요.


일본에서 카풀앱 우버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저는 이런 이유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외국에서도 카풀 실패사례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다하니 우리나라도 당연히 해야한다?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입니다.


카풀의 원조인 미국의 우버가 많은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을 아시는지요.


우버를 만든 대기업만 잔뜩 배불려주고 정작 그 밑에서 일하는 기사들이나 택시종사자들은 나눠먹기와 불공정 계약, 면허가치 하락 등의 피해로 나락으로 미끌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정작 미국에서 조차 우버를 시행하는 주(州)가 절반에 그치고 있으며, 독일, 덴마크, 스페인 등의 유럽 여러나라는 카풀을 시행하지 않고 있고, 영국에서는 우버와의 계약을 5년만에 끝낼 계획으로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와 모든게 비슷하다는 일본에서도 우버는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서비스를 중단시켰구요.


외국의 좋은 사례를 본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왜 나쁜 선례를 따라가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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