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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택시 장거리 운행이 효율적이려면

희망연속 2025. 3. 3. 12:59

서울역 부근에서 강원도 홍천가는 콜이 울렸고 저도 모르게 얼떨결에 잡고 말았습니다. 
 
아차, 잘못했다, 오늘이 3일 연휴 전날이니 말도 아니게 길이 밀릴텐데. 후회 막급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픽업장소로 갔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4명이 택시에 올랐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겉으로 친절한 척 하면서 강변북로, 팔당, 양평, 홍천 가는 6번 국도를 달렸습니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 오션월드(비발디 파크) 리조트.
 

스키 장비나 이런게 없는걸로 보아 그냥 관광차 온 것 같은 느낌.
 
 

콜을 처음 잡을 때는 그래도 십 몇만 원은 나오겠지 하는 기대감 속에 순간적으로 잡았지만 2시간 가까이 95km를 달려 와서 받은 요금이 92,000원.
 
일본인 4명이 웃으면서 요금을 내고 사라진 후에 한동안 얼어 붙은 듯 움직이기조차 싫었으니까요. 일본인 손님들이 웃고 떠드는걸로 보아 한국 택시요금이 이렇게 싸니 택시타고 오길 잘했다 하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자존감은 떨어지고 창피하기 조차 했으니까요.
 
3일 연휴 앞날, 강원도 가는 길이 막힐 것을 오늘 아침 필드에 나올 때 예상을 하고 나왔음에도 충동적으로 콜을 수락한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죠.
 
서울로 오는 귀로 콜을 잡고 와야 수지가 맞습니다. 그러나 요즘같은 시기에 귀로 콜이 있겠습니까. 언감생심이죠.
 
그러니까 단순 계산해도 왕복 4시간 이상을 소비해 92,000원의 수입을 올렸으니 완전 꽝인 장사입니다. 
 
가스비, 왕복운행의 피로감 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죠.
 
재작년 2월, 택시요금 인상 시에 장거리 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은 이후, 저를 비롯한 많은 택시기사들이 장거리 운행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시내에서 단거리 손님을 태우는 것이 더 효율적인 셈이죠.
 
시내에서 4시간 이상 운행하면 충분히 그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고, 피로도는 훨씬 덜합니다.
 
장거리 운행이 효율적이려면 귀로 손님을 태워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요즘엔 서울 시내 단거리 운행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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