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2024 추석연휴 기간의 택시영업 본문
연휴가 길면 택시는 물론 자영업자들은 별로입니다.
이번 추석명절은 공식적으로는 5일 연휴이지만 추석 이후 19일(목), 20일(금)이 샌드위치로 끼어 있어서 직장인들이 연차를 내 이틀을 더 쉴 경우 장장 9일간의 연휴가 됩니다.
직장시절이 부러운게 바로 이러한 점.
지난 연휴기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추석 연휴의 택시영업 여건에 대해 사전에 예상을 해 봤습니다.
첫째, 연휴 전인 9일(월)부터 한주일 내내 교통체증이 심할 것이다.
둘째, 추석 전인 14(토), 15(일), 16(월)은 교통이 덜 막히겠지만 유동인구가 감소해서 손님도 줄어들 것이다.
셋째, 17일(화) 추석은 당연히 손님이 많을 것이다.
넷째, 추석 다음날이자 연휴 마지막날인 18일(수)부터 22일(일)까지도 손님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생각을 미리 머릿 속에 담고 연휴기간 택시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연휴시작 전인 9일(월)부터 제 예상에 비해 훨씬 더 도로가 정체되었습니다. 강남 지역과 서울 도심, 강변북로, 올림픽 대로 등은 차산차해(車山車海). 낮 시간대는 물론 야간에도 밀리기는 마찬가지. 밤 10시 넘어서도 밀리는 곳이 많았습니다.
교통체증이 덜한 새벽시간 대에는 손님이 거의 없고, 심야시간 대에는 밤 10시부터 시작되는 할증요금 메리트 때문에 택시간 경쟁이 장난이 아니었으니까요.
다행히 추석 전 연휴 3일 동안은 차도 덜 막히고, 손님도 비교적 많아서 영업이 괜찮았습니다.
추석 당일은 새벽 6시에 필드로 나갔죠. 추석날 오후에는 차가 많이 밀릴거라 생각하고 오전 시간에 최대한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콜은 장거리 보다는 경로가 좋은 것을 골랐고, 길거리 손님을 최대한 태웠습니다. 오전에는 가까운 시외지역도 괜찮습니다. 서울로 오는 복귀 손님이 있을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오후엔 시외로 안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서울 시내에서 오전에 인천공항 가는 콜이 두번 울렸으나 받지 않았는데 정오가 넘어 약간 피곤하던 차에 인천공항 가는 콜이 울려 잡았습니다.
명절엔 인공 역시 가지 않는게 유리하지만 점심, 걷기 운동, 휴식 등을 취할 수 있어 갔습니다. 또, 오늘은 추석이기에 인공에서 근거리 영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죠.
1 대기장에 갔더니 아닌게 아니라 인천택시가 없어서 서울, 경기 택시를 안내데스크에서 호출하고 있더군요. 재빨리 나갔더니 영종신도시 손님이 탔습니다. 근거리 손님치고는 양호한 편.
영종신도시에 손님을 내려드리자 마자 인천공항 가는 콜이 울려서 모셔다 드렸으니 불과 몇 십분만에 31,000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도 고프고 피곤해서 더 이상 못하고 점심을 먹으며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같은 날 근거리 영업 몇 탕도 뛸 수 있는데, 아쉽 아쉽.
예상과는 달리 대기장 줄이 3시간이 지나서야 순번이 돌아왔고, 게다가 김포공항 손님. 어휴. 잘 나가다가 이런. 인공에서 김포공항과 강서구 가는 손님은 최악이죠. 하지만 기꺼이 웃는 낯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이번에도 느끼는 것이지만 명절 당일엔 밤 늦은 시간까지 손님이 많다는 사실. 택시기사에게는 장날이죠. 택시기사들이 많이들 쉬니까 택시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개인택시 부제가 사라진 후부터는 조금은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서울역과 터미널 등에 승객 대기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당연히 택시요금 할증이 되면 좋지 않겠습니까. 택시기사들에 대한 유인책을 써야죠. 비나 눈이 올때, 명절날 등 택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날과 시간대에 할증요금을 적용해야 맞습니다.
심야시간대에 할증요금을 인상했더니 지금 심야에 택시부족하다는 소리가 안나오잖습니까. 카카오 벤티같은 대형택시에만 할증요금을 실시하고 일반 택시는 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밤 9시경에 귀가할 때 계기판에 421.8km가 찍혔습니다. 손님은 30명. 이만하면 부지런히 달린 축에 속하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400을 넘어 달렸더니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수 십명의 손님을 안전하게 모셔다 드렸다는 안도감에 흡족한 마음이 들고, 그와 더불어 수입도 좋아서 더욱 기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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