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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아뿔싸, 택시요금이 잘못됐어요

희망연속 2024. 7. 1. 15:38

택시밥을 먹은지 9년 세월이 넘는 동안, 정말 산전 수전 공중전을 안 겪어본게 없다고 장담을 하지만 아직까지도 택시요금 버튼 조작을 실수해서 요금을 못받거나 덜 받는 일이 더러 있습니다.
 
택시요금이 적을 땐 그나마 다행인데 장거리일 경우는 그야말로 난감하죠.
 
어제 아침, 출근시간 대에 강동구에서 마포구 월드컵구장까지 가는 손님을 태웠습니다.
 
강변북로가 잘 빠지더군요. 웬일인가 싶었죠. 
 
그런데 웬걸, 동작대교 지나서 미터기를 얼핏 보니 그대로 '빈차' 아니었겠습니까.
 
이런 된장, 그제서야 '주행' 버튼을 눌렀고, 25,000원이 넘는 거리에 겨우 10,000원 남짓 나왔습니다.
 
손님은 피곤해서일까, 잠에 취해서, 뭐.
 
카카오 자동결제 손님이라 미터기 요금이 큰 차이가 난다는 메시지가 2번이나 떴지만 그냥 결제하고 말았습니다.
 
약 15,000원을 허공에 날린 셈이죠, 하지만 손님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 잘못이니 감수해야죠.
 
어떤 손님은 주행 버튼 늦게 누른거 까지 기억해서 요금을 다 챙겨주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속을 긁어 놓는 손님도 있습니다.
 
2년 전 쯤일까, 지하 주차장까지 와달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가서 손님을 모셨는데 세상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버튼을 누르려고 보니까 그때까지 빈차로 주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엉겁결에 주행버튼을 누르고, 그러니까 3,800원 기본요금만 찍힌 상태였죠. 사정을 말했더니 그 손님 왈, "그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요." 단칼에 자르고 3,800원만 카드결제하고 가버린 손님.
 
당시 17,000원이 넘는 거리였죠, 아마.
 
참담함을 느낄 정도였죠. 하지만 누굴 탓하겠습니까. 손님 말마따나 제 잘못인걸요.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가끔씩은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인간이니 실수하게 마련이죠.
 
그러나 제 자존심이 있어서인지, 택시요금 다 계산해달라는 말이 입밖으로 잘 나오질 않더군요.
 
아무튼 정신집중해야겠죠,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수 밖에는 별무대책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영업이 안되서 어려움을 겪는데 요금까지 실수로 못받게 된다면 망신과에 속하는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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