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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사망 8주기와 내생연(來生緣)

희망연속 2024. 3. 29. 20:19

동생이 잠들어 있는 가족공원을 찾았습니다.
 
동생과 작별한 지 무려 8년이 지났군요, 허무하기만 합니다. 많이 보고싶구요.
 
 

 
 
형인 제가 찾지 않으면 누가 더 찾을지. 결혼을 하지 못하고 떠난 동생이 한없이 가엾습니다.
 
생전에 전국을 돌아 다니며 쉬지 않고 오직 부모와 형제들을 위해 일했던 동생이었는데.
 
믹스커피 두잔을 뽑아 한잔은 동생에게, 나머지 한잔은 제가 마시며 회상에 잠겼습니다. 동생이 생전에 믹스커피를 좋아했었죠.
 
미안하다. 정말.
 
잘 지내라, 다시 찾아 올게.
 
그리고 너에게 홍콩 가수 유덕화가 부른  '내생연(来生缘) 노래를 바친다. 한번 음미해 주렴.
 
 

'来生缘(내생연) - 내세의 인연' 
 

 
尋尋覓覓在無聲無息中消逝  (애타게 찾아 보지만 이렇다할 소득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總是找不到回憶找不到曾被遺忘的眞實  (끝내 걸어왔던 길을 찾지 못하고 한 때의 잊혀졌던 진실 또한 찾을 수가 없구나)
 
一生一世的過去你一點一滴的遺棄  (우리가 지나온 발자취들을 너는 한방울씩 한방울씩 떠나 보내고)
 
痛苦痛悲痛心痛恨痛失去你 (너를 잃은 것이 이렇듯 고통스럽고 슬프고 마음에 한이 되건만)
 
也許分開不容易也許相親相愛不可以 (헤어짐이 쉽지는 않겠지만 서로 사랑하는 것 또한 허락되지 않겠지만)
 
痛苦痛悲痛心痛恨痛失自己 (내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 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슬프고 저리고 한이 되는지)
 
情深緣淺不得意 你我也知道去珍惜 (사랑이 깊고 인연이 짧은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운명)
 
只好等在來生裡再踏上彼此故事的開始 (다만 이 생에서 다하지 못한 너와 나의 이야기를 내세가 오기만을 기다려 다시 시작하기를 바랄 뿐)
 
生生世世在無窮無盡的夢裡 (전생과 이생, 이생과 전생이 끝없이 윤회하는 꿈속에서)
 
偶而翻起了日記翻起了你我之間的故事 (소중히 간직해야 하리란 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있건만)
 
一段一段的回憶回憶已經沒有意義 (단편 단편의 희미한 추억은 이젠 아무런 의미가 없구나)
 
痛苦痛悲痛心痛恨痛失去你 (너를 잃은 것이 이렇듯 고통스럽고 슬프고 마음에 한이 되건만)
 
許分開不容易也許相親相愛不可以 (헤어짐이 쉽지는 않겠지만 서로 사랑하는 것 또한 허락되지 않겠지만)
 
痛苦痛悲痛心痛恨痛失自己 (내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 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슬프고 저리고 한이 되는지)
 
情深緣淺不得意 你我也知道去珍惜 (사랑이 깊고 인연이 짧은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운명)
 
只好等在來生裡再踏上彼此故事的開始 (다만 이 생에서 다하지 못한 너와 나의 이야기를 내세가 오기만을 기다려 다시 시작하기를 바랄 뿐)
 
 


 

'来生缘 (다음 생의 인연)은 홍콩의 배우이자 가수인 유덕화가 1991년 영화 신조협려에 출연했을 때 부른 주제가입니다.
 
나중에 영화 지존무상 2에서 북경어로 다시 불러서 크게 히트했다고 하네요.
 
노래가 굉장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입니다. 구슬프기까지 하죠. 노랫말 역시 마찬가지구요.
 
가사 내용은 단순합니다. '이승에서 못 이룬 너와의 인연을 다음 생에 만나서 다시 이어가자'는 내용이죠, 그러니 노래 역시 구슬픈 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가사는 굉장히 슬프고 우울한 내용인데도 정작 멜로디는 빠르고 밝고 명랑한 톤으로 부르면 더 팬들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덕화가 혼자 부른 내생연도 물론 좋지만 2000년대 초반 홍콩의 한 공연무대에서 유덕화가 홍콩 여자가수 용조아(容祖兒)와 듀엣으로 부른 내생연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상당히 경쾌하게 편곡해서 불렀거든요.
 
가수 진성이 부른 '안동역에서'란 노래는 처음 나왔을 때는 아주 느린 톤이었죠. 그래서 대중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몇 년 후에  편곡해서 빠른 톤으로 다시 부른 노래가 크게 히트를 했고 가수 진성은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 '임을 위한 행진곡' 역시 처음에는 무슨 장송곡 같았지만 나중에 다시 나온 곡은 약간 빠르고 따라 부르기 쉬운 곡으로 변했고, 이 곡이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여 지금까지 널리 불려지고 있습니다.
 
확실히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는 슬프고 느린 감정 보다는 경쾌하고 밝은 멜로디가 맞나 봅니다. 가사 내용과는 별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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