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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요즘 택시영업은 장거리보다 단거리가 효율적

희망연속 2024. 3. 18. 10:34

1달에 1번씩 택시 산악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회원들끼리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정보교환도 하면서 고충이나 애환도 털어 놓곤 하죠.
 
어떤 회원이 장거리 손님을 태우고 택시요금을 덜 받았다는 스토리를 들려 줍니다.
 
지난 설날(2월 10일) 오전에 서울역에서 대기 중에 경북 안동가는 손님을 태웠는데 35만원에 가기로 하고 15만원을 선금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4시간 걸려 안동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나머지 금액을 결제하라며 카드를 줘서 결제기에 결제를 시도하고 있는 사이 택시손님이 문을 열고 줄행랑을 놓았다는군요. 당연히 결제불능 카드였죠.
 
미터기 요금은 238,000원이 나왔고, 명절기간이라 통행료는 무료이니 사실상 88,000원을 덜 받은 셈이지요. 경찰에 신고를 했어야 하지만 미터기 요금이 아닌 흥정요금으로 간게 걸려서 그냥 돌아 왔다고 합니다.
 
설날 명절에 택시요금 먹튀를 당했으니 그 심정은 오죽했겠습니까.
 
명절날은 다른 날에 비해 시내에 손님이 많으니 안동까지 가는게 아니었습니다. 안 갔어야죠. 택시를 10년 정도 한 기사여서 그 정도는 알텐데 아마도 35만원이란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큰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나 봅니다.
 
선비와 예절의 고장, 안동 주민이 그런 짓을 하다니, 참 이해되지 않습니다. 제가 항상 말하는게 사기를 치거나 도둑질을 하더라도, 물론 해서는 안되지만, 불쌍한 서민 등골 빨아 먹어서는 안되죠.  
 
택시시장이 열악하다 보니 자꾸 장거리 영업에 신경을 쓰는 기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장거리 보다는 단거리가 더 효율적입니다. 
 
작년 2월에 서울시에서 택시요금을 인상할 때 기본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을 인상했고, 거리 역시 기존 2,000m에서 1,600m로 400m를 단축시켰습니다.
 
반면에 장거리 손님에게 주로 적용되는 거리요금은 132m에서 겨우 1m 단축한 131m로, 시간요금 역시 31초를 30초로 꼴랑 1초 단축했습니다. 생색만 낸 것이죠.
 
 

 
 
 
이러다 보니 요즘 택시영업은 장거리 보다는 단거리가 효율적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서울시에서 의도한게 있었을 겁니다. 택시기사들이 서울시내 단거리 손님보다는 시외가는 장거리 손님만 태우려고 하니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시외 가는 손님은 솔직히 서울시민이 아니어서 유권자도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단거리 손님이 계속 연결이 안되는게 문제죠. 
 
그래서 저는 진작에 단거리 손님을 태우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출근시간 대에도 비교적 덜 밀리는 시외가는 손님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죠. 
 
특히, 비나 눈이 오는 날, 바람이 많이 불거나 궂은 날씨, 명절날 등엔 단거리 손님이 많게 됩니다. 이럴 땐 아예 콜을 꺼버리고 길손님만 태우거나 단거리 콜만 받는 방식으로 영업하는게 좋습니다.
 
요금이 좀 더 나온다고 시외를 가게되면 돌아올 때 귀로손님을 태울 확률이 적어서 별로 내키질 않습니다. 귀로 손님이 있다고 해도 카카오 가맹택시에 우선 배차를 하니 손님 태우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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