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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세상

'서울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1)

희망연속 2023. 12. 5. 16:24

김동연 서울의 봄

 
 

영화 '서울의 봄'
 
사실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긴장감 있게, 재미있게 만들었더군요. 그래서인지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만들었어요. 배우들 연기도 연기이지만 무엇보다 감독의 역량이 결집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12.12같은 뻔한 소재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도 있구나, 영화인들의 창의성,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과연 지금이라면 저런 군사반란, 쿠데타가 가능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다들 세상이 바뀌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방식이 다를 뿐 우리나라에서 쿠데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 아닐까요.
 
 

 

한동수 "尹 '육사 갔으면 쿠데타' 발언"…법무차관 "허무맹랑"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30일 열린 ‘고발사주 사건’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옥곤 부장판사)에 증인으로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회식 자리에서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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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라는 군부 장교모임이 결국 쿠데타를 이룬 것인데 그 원천이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특정 목적을 가진 동호회, 향우회, 동문회, 클럽 같은 끼리끼리 모임이 많습니다.
 
물론 동일한 취미, 동기, 목적 하에 사람들이 모여서 친목을 나누는 순수한 의미의 모임도 있겠지만 그 것이 순수성을 떠나 인간의 탐욕이 개입될 가능성이 많죠. 어느 직장, 집단이 다 동일합니다.
 
제가 직장에 다닐 때 어떤 간부 한사람이 유난히 그런 모임을 만들어서 직장 내 실권을 행사했습니다. 지연, 혈연, 학연, 인연 등을 빌미로 모임을 결성해 주요 보직을 밀어 주고 땡겨 주면서 자기는 왕초로 군림하는 것이죠. 그 모임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이 그 모임에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인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의 욕망이 그렇습니다. 나중에는 결국 어떤 문제로 사단이 나서 최고 오너와 갈등을 일으켰고 결말이 좋지 않았지만요.
 
제가 근무했던 조그만 직장도 그런 형편인데 권력기관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죽기 아니면 살기겠죠. 그런 것을 당연시 합니다. 못끼는 사람이 바보죠. 
 
전두환 같은 정치군인과 하나회는 사라지고 지금은 검찰 특수부 출신들이 한몸이 되어 나라를 떡 주무르 듯 하고 있는데 유심히 살펴 보면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습니다.
 
같은 점은 지네들끼리 뭉쳐서 권력을 탐한다는 것이죠. 지네들만이 잘났다며 결속하는 것도 같은 거 같구요.
 
다른 점은 정치군인들은 그래도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나름대로 지니고 있었다고 할까요, 손에 총을 들고 있으니 그렇게 보여지는게 있겠지만 약간 우직한 면도 있었던 것 같고, 적어도 그들의 전문성 부족을 국민들과 민간 전문가에게 의지하려는 그런 면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치검찰은 정치군인들에 비해 훨씬 비열하고 오만방자하죠. 지네들이 최고라는 그릇된 환상에 빠져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조언에는 귀 닫는 편입니다. 아주 비타협적이고 독선적입니다.

 

다만 힘센 자들에게는 또 굴종하거나 이용합니다. 조중동 같은 수구 언론과 돈줄을 쥐고 있는 재벌들과는 한 통속이거나 서로 약점을 쥐고 이용하죠. 그런 방면에 도가 텄습니다.

 

물론 세상이 변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정치검찰들이 정치군인들에 비해 훨씬 영악한 편입니다. 하지만 결국엔 한계에 봉착하고 말 것입니다. 
 
정치군인, 정치검찰이 지나가면 누가 또 등장할까요. 정보기관, 수구언론, 정치재벌?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서울의 봄은 아주 천천히 올 것입니다.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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