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지리산둘레길 제2구간(운봉~인월) 본문
지리산둘레길은 총 21구간, 285km에 달합니다. 전북 남원시,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함양군, 하동군 등 5개 지방자치단체와 1,000여개 마을을 잇는 우리나라 최장 둘레길이죠.
2012년에 완공되었는데 그동안 맘에만 두고 있다가 이제야 걸어 보게 되었습니다. 부끄 부끄.
지리산둘레길 탐사에 나서려면 우선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세한 정보를 알아 보는 게 필수입니다.
구간별로 교통, 숙소, 역사, 특색 등 모든 정보가 잘 나와있거든요.
서울에서 오전 7시경 출발하여 11시경에 남원시 운봉읍 서림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차를 타고 오느라 약간 피곤한 점을 고려하여 2구간을 먼저 돌기로 했습니다. 차는 서림공원 주차장에 파킹.
2구간은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 서림공원에서 시작하여 남원시 인월면까지 9.9km.
안내 표지판(여기서는 이정목이라고 부르더군요)이 장승 모양입니다. 일명 벅수라고 부르는데 벅수는 우직하고 바보스러운 의미를 포함하고 있답니다.
이정목을 나무를 재료로 하여 장승 모양으로 만든 것 까지는 좋은데 둘레길을 걸을 때 보니 눈에 확 띠지 않는 불편함이 있더군요. 최소한 초보자들이 헷갈리지 않게 교차로마다 이정목을 늘려 설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이정목을 좀 더 크게 만들고, 검은색, 붉은 색으로 된 방향 표시 또한 지명을 같이 써야 했고, 남은 거리도 함께 표시를 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 같습니다.
2구간은 아주 평탄한 길입니다. 처음엔 저렇게 자갈이 많은 평지 길이지만 남원 종합복지관을 지나면 약간 높은 산길로 접어듭니다.
논길따라, 마을 구경하며, 고고
오랜만에 시골길을 걸으니 머릿 속이 개운해 지는 느낌.
가슴 속 깊은 곳 까지 맑은 공기를 들이키며 걸으니 너무 좋습니다.
비전마을에 있는 황산대첩비와 기념비각.
고려 우왕 때 이성계 장군이 왜구를 크게 물리친 전공을 기념한 것으로 일제가 파괴해 버렸으나 1957년 복원해서 다시 세웠습니다.
일제가 파괴한 기념비가 원본 그대로 보존되어 있더군요. 하여간 일본놈들은 어딜 가나 맘에 안들어요. 특히, 일본을 전쟁으로 내몬 극우 정치인들. 그들을 맹목적으로 섬기며 찬양에 바쁜 우리나라의 극우 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은 더 밉상이지요.
황산대첩비가 있는 비전마을 옆에 국악마을이 조성되어 있는데 바로 동편제마을입니다.
국악 동편제의 시조인 송흥록 선생의 생가가 있어서 동편제 마을이라고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초가 지붕이 새로이 씌워져 보기가 좋았습니다. 국악의 성지랍니다.
송흥록 선생의 후손인 송만갑 선생의 제자가 유명한 박초월인데 박초월이 세상을 뜬 후에 이 곳으로 옮겨와 같이 모셨다고 합니다.
우리 국악은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이렇게 3계열로 구분되고 있는데 동편제는 섬진강 동쪽, 즉 전라북도 남원, 구례, 순창 등지가 중심인 반면, 서편제는 섬진강 서쪽, 전남 해남, 장흥, 나주, 보성 등지가 중심입니다. 중고제는 충청과 경기 지역이죠.
동편제는 송흥록 선생을 시조로 송만갑, 박초월 등이 유명한데 감정을 절제하고 육성 그대로 씩씩하게 가락을 내는 특징이 있고, 서편제는 슬픈 감정을 곁들여 다양한 기교가 더해진 가락이 특징이며, 박유전이 시조입니다.
동편제 보다는 서편제가 널리 알려진 것은 아마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의 영향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흥부골 자연휴양림을 지나 월평마을에 도착하니 담장마다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어 운치를 더합니다.
흥부골 자연휴양림은 국립이 아닌 민간시설입니다.
2구간 마지막, 인월안내센터에 도착해서 인증 스탬프를 찍고 나오니 앞 마당에 이런 조형물이 서있군요.
약 3시간 소요, 길이 평탄해서 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난이도는 '하'
걷는 동안 둘레길 걷는 사람 겨우 1팀 2명을 만났을 뿐입니다. 11월 하순에 접어드니 겨울 준비하느라 모두가 움츠러드는 시기라 그런 것 같습니다.
지리산둘레길은 봄, 가을에 걸어야 제대로 맛이 날 것 같고, 가급적 주말에 걷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너무 없으니 좀 그렇더군요.
같이 간 와이프는 걷는 내내 을씨년 스럽다는 말을 되뇌이고요.
인월전통시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늦어져서 택시를 타고 운봉읍 서림공원으로 컴백했습니다. 택시요금 11,000원, 택시기사분이 너무 무뚝뚝해서 와이프가 불평 불평. ㅎㅎ
운봉 서림공원에서 5분거리에 숙소인 오헤브데이 호텔이 있어서 완전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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