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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택시기사가 경험한 막걸리 1병의 위력

희망연속 2023. 9. 1. 18:46

막걸리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우리 고유의 술입니다. 값도 싸고, 쌀을 재료로 사용하니 농촌경제에도 도움이 됩니다. 
 
알콜 도수가 낮아 폭음하지 않으면 건강에도 크게 해롭지도 않고 한끼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합니다.
 
저 역시 막걸리를 좋아합니다. 1주일에 1병 정도는 꼭 마십니다. 막걸리 애호가라 할만한건가요?
 
비싼 술이라고 해서 맛있다거나 몸에 좋은 것은 아니죠. 술은 값싸고 도수 약한게 좋다고 하죠.
 
여담이기는 하지만 막걸리와 라면이 가성비 하나는 최고인 것 같지 않습니까. 1,500원 정도하는 막걸리 1병이면 입이 호강하고, 1,000원 짜리 라면 1봉 역시 한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이니까요.
 
 
 

 
 
엊그제 초저녁쯤 구의동에서 남자손님을 태웠습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벌써 한잔 기울인 것 같았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요금이 9,800원이 나왔고, 손님이 호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한참 후에 1만원짜리 지폐 1장을 저에게 내밀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 막걸리 1병 값만 빼 주세요."합니다.
 
막걸리 1병값? 
 
막걸리를 들먹이니 저도 마음이 약해졌음일까, 웬지 그 손님이 안쓰럽게 생각되어 그냥 3,000원을 내드렸습니다.
 
"손님, 마트에서 막걸리 1병에 1,500원 하더라구요, 이걸로 막걸리 2병 사 드세요."
 
그 손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군요. 기사에게 그냥 해 본 소리였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막걸리 2병값 3,000원을 거슬러 주자 많이 놀랜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연신 고맙다는 말과 함께 90도에 가깝게 인사를 하고 골목안으로 사라지더라구요.
 
ㅎㅎ, 겨우 3천원, 막걸리 2병값에 이런 황송한 말과 인사를 받아도 되는 건지, 이게 고맙다고 해야할 지, 순간적으로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갔습니다.
 
어떤 이들은 몇 만원, 몇 십만원짜리 비싼 술을 마치 물처럼 잘도 들이키며 사는데 1,500원짜리 막걸리 1병에 이렇게 감동하는 사람도 있다니, 이게 우리네 인생이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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