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택시폭력(진상 손님)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본문
근래에 부쩍 택시폭력에 관한 보도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새파랗게 젊은 손님들이 나이많은 택시기사에게 반말, 욕설을 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술 취한 손님이 다짜고짜 기사를 폭행하거나, 움직이는 택시에 고의로 접촉을 해서 사고핑계로 합의금을 뜯어내고, 심지어는 유인해서 살인을 저지르기까지 하는 기사 등이 연일 뉴스를 탔습니다.
그래서일까 제 주변 사람들은 이런 뉴스를 보고 너도 몸조심해라, 가급적 택시운행을 줄이거나 그만 두는게 낫지 않겠냐고 까지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택시 그만두면 뭐 할까요? ㅎㅎㅎ
비단 택시에 한정되는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식당, 주점 등 자영업체는 물론이고 백주 대낮에 사람을 무차별 찌르는 인간도 있고, 학교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누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저는 택시기사 8년이 넘는 동안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위험한 상황까지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만 아찔했던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수년 전에 운행 중 갑자기 제 뒷목을 누르고 이상한 소리를 하던 취객 손님이 기억납니다. 순간적으로 차를 도로변에 대고 고함을 치자 웬일인지 조용해졌고, 즉시 경찰을 불러 인계했었죠. 이런 손님은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한다고 해야겠죠.
엊그제 오전 10시쯤 됐을까요, 이태원역 바로 앞에서였는데 웬 서양인이 제 앞에 있는 빈 택시를 타려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서양인은 옷차림이 벌써 이상했고 술에 취해 비틀 거리는 모습이었죠.
제 앞에 있는 택시가 급하게 차문을 잠그는 것 같았고, 택시 문이 열리지 않자 그 서양인이 택시를 발로 걷어 차고 뒷 트렁크를 손으로 치며 고함을 질러댔습니다.
앞 택시는 그냥 직진했고 바로 뒤에 있었던 저는 왼쪽 차선으로 비켜서 그 자리를 벗어 났습니다. 만약에 그 서양인이 앞 택시 문이 잠겨져 있으니 바로 뒤에 있는 제 차에 타려고 했다면?
아무튼 손님들이 택시기사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경찰을 부르는게 가장 바람직한 대처수단이나 돌발적인 상황에서는 어렵죠.
제 경험에 비춰 보면 택시 손님을 태울 때 순간적으로 손님의 상태를 살피는게 필요해 보입니다. 약간 비틀거린다 싶으면 안태워야 하고, 차문을 걸어 잠궈야 합니다.
아울러 택시에 이미 탑승한 손님이 술이 취했거나 폭언, 폭력을 행사할 것 같으면 절대 말싸움 같은 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술이 취한 손님들은 별 일도 아닌 것을 트집잡아 고의로 택시기사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택시기사는 그냥 기본적인 대답만 간단하게 하고 절대로 손님과 말을 섞지 말아야 합니다.
나이도 한참 어린 손님이 술이 취해 반말을 하거나 욕설을 하면 택시기사는 당연히 열을 받게 되죠. 그렇다고 같이 말싸움을 하거나 싸우게 되면 절대 안됩니다.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아울러 빨리 112를 눌러 경찰을 불러야 합니다. 대한민국 경찰의 기동력은 세계 최고 아니겠습니까.
택시폭력 처벌 규정을 보면 상대방을 밀치거나 직접적으로 때리는 폭력행위, 폭력을 가하지 않더라도 침을 뱉는다거나 모욕적인 발언과 행위, 폭언 등도 모두 택시폭력에 포함되며, 이와 같은 택시 폭력행위자에 대해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처벌규정입니다. 비단 택시폭력에 국한 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형사처벌 법규가 이상하게 약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음주운전이나 폭력행위 같은 행위로 입건되면 평생을 레드 딱지가 붙어 다녀서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벌이 강화되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에 음주운전이나 사기, 폭력 등 피의자를 상대로 선처해주겠다며 호객하는 변호사 광고를 보면 속 상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그래서 생겨난 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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