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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막다른 골목, 막힌 주차장 끝까지 가자는 택시손님

희망연속 2023. 3. 2. 18:19

 

 

저녁무렵, 이제는 차 방향을 집이 있는 쪽으로 돌립니다. 어쩔 때면 역방향으로 가자는 손님이 탑니다. 하는 수 없죠.

 

기꺼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손님을 모십니다.

 

콜 역시 집방향 콜을 잡습니다. 먼거리가 좋은게 아니죠. 

 

아무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대에는 작전(?)을 잘 짜야 합니다. 운좋게 집근처 까지 가는 손님을 만나면 짱이구요.

 

며칠 전 퇴근시간에는 이상하게 일이 안풀렸습니다. 길손님도, 집방향 콜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강남가는 콜이 울려 어쩔 수 없이 잡았습니다. 초저녁 까지는 강남쪽엔 잘 안가는게 맞는데.

 

 강남의 유명한 아파트 가는 손님이었습니다. 

 

밤 8시가 넘었으니 캄캄했죠. 지하 주차장이 없는건지, 만원인건지 모르겠지만 지상에 차가 가득이었고,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손님이 주차장 사이로 쭉 가서 저쪽 아파트 출입구앞에 내려 달라고 하더군요.

 

어렵사리 택시를 대자마자 손님은 어둠 속으로 금새 사라지고 안보였습니다.

 

택시를 돌리자니, 어럽쇼, 길이 좁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가자니 차가 가로막고 있구요.

 

하는 수없이 비상등을 켜고 후진할 수 밖에요.

 

주차장 길목 초입에서 기다리는 차가 보이더군요. 다행히 비좁은 길로 들어 오진 않고 기다리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길은 좁고, 길 양쪽엔 고급차들이 대부분이어서 긴장 모드.

 

간신히 한참만에 빠져 나왔습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거야말로 개고생.

 

손님이 야속했습니다. 주차장 초입에서 내리는게 맞고, 설혹 아파트 통로까지 들어가야 했다면 앞이 막혔으니 조심해서 돌아가야한다는 말을 해줬어야죠.

 

택시를 몰다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막다른 골목이나 꽉 막힌 주차장까지 가자고 했다가 손님은 그냥 내려서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난감할 때가 있죠.

 

끝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곳에서 내리는게 가장 바람직한데 말입니다.

 

물론 피곤하고 불편해서 그럴 수는 있다고 해도 당연히 막다른 골목이나 주차장 사정을 택시기사에게 알려줘야 맞습니다.

 

조금만 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이러지 않을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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