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부제 전면 해제와 관련하여

서울 개인택시 부제가 2022년 11월 10일자로 해제 되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연말까지 한시적인 해제이고, 연말 택시난 상황을 봐서 연장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국토교통부에서 개인택시 부제 근거인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 일부 개정안을 10월 31 행정예고 하였고, 예고기간이 종료되는 다음날인 11월 22일부터 현재와 같은 부제실시의 근거가 완전 사라지게 됩니다.

 

 

말하자면 지방자치단체에서 택시 부제를 다시 실시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택시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택시 부제는 70년대 초반 세계적인 석유파동으로 인한 유류절감 차원에서 실시된 지 45년이 지났습니다.

 

아울러 개인택시 기사들의 안전수송, 차량정비, 과로방지 등의 목적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개인택시가 과잉공급되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강제 휴무를 실시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택시를 둘러 싼 주변 환경이 너무 많이 변해버렸죠.

 

택시 공급이 많다고는 하지만 지역별로는 택시 승차난이 여전하고, 택시기사들의 개인사업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강제로 규제하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더욱이 부제실시의 근거가 법률이나 시행령도 아닌  '국토교통부의 훈령과 서울특별시 사업개선명령'에 의한 것이어서 개인택시조합과 일부 기사들이 부제 전면해제 소송 및 헌법소원 제출, 인권위 제소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서울시가 여전히 부제해제에 미온적인 이유는 부제해제가 택시 승차난 해결에 별로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낮에 운행하는 택시가 늘어날 가능성이 많아 교통정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택시 기사가 고령화되어 부제를 해제해도 야간운행에 참여하는 기사의 수는 별로 늘지 않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3일 중 1일을 강제로 쉬게 하는 기존의 부제는 택시기사들의 권익과 자율성을 심하게 침해해 왔다고 볼 수 있고, 부제 해제로 늘어나게 되는 약 15,000대 정도의 택시는 택시기사들이 자율적으로 분산 운행하게 됨으로써 교통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택시부제를 다시 실시하겠다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완전히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죠.

 

사실 세계에서 택시공급이 가장 많은 대한민국이 택시부제를 강제해 왔던 조치는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부제 해제 이후에 다시 택시운행을 축소시킬 필요성이 대두될 때에는 부제와 같은 일률적인 조치보다는 운행실적, 예를 들면 월간 운행거리를 얼마 정도로 제한해서 초과 운행금지 등의 제한을 두고, 이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유가보조금 지급제한 등의 불이익을 주는 조치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외국에서는 위와 같은 방식을 많이 실시하고 있거든요.

 

유럽에서는 영업용 차량에 대해 관청에 분기 1회씩 운행기록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고, 관청에서는 운행 속도, 운행시간 등을 검토하여 이를 위반하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나라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되면 관할 관청의 행정력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동안의 개인택시 부제는 후진적인 규제였고 전면 해제는 옳은 방향입니다.

 

개인적으로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