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국토교통부의 택시대란 대책에 대한 생각 본문
10월 4일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이 택시대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뭐 새로운 것이라고 할 것은 없고 그동안 언론에 보도되었던 내용 그대로입니다.
우선, 발표한 대책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 보기로 하죠.
1. 택시 부제를 해제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1973년 부터 시행해 온 택시 부제를 올 12월 중으로 국토교통부 훈령을 개정하여 해제합니다.
서울시에서는 11월~12월 임시로 부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한 만큼 50년 넘게 유지돼온 택시 부제가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택시 부제는 국토부 훈령에 의거 지방자치단체장이 실시해 온 것인데 앞으로 국토교통부가 권한을 갖게 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부제가 필요해 건의하면 국토교통부가 승인하게 됩니다.
택시 부제는 그동안 택시가 지나치게 과잉공급되어 운행대수를 강제로 조정한 것인 만큼 이제는 해제되는게 맞습니다.
2. 택시 심야 콜 호출료를 인상합니다.
현재 심야시간 요금 할증은 24시부터 새벽 4시 까지 20%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것은 택시요금으로서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입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12월 부터 할증시간을 22시 부터로 앞당기고, 23시부터 02시까지 할증율을 40%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심야시간 콜 택시 호출료를 현행 3천원까지 였던 것을 10월 중순부터 최대 5천원으로 인상키로 한 것이죠.
호출료는 그동안 카카오가 좌지우지 했죠. 일반 택시는 아예 못받게 했고, 카카오 T 블루(가맹택시)만 호출료를 받게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일반 택시는 호출료를 못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호출료, 요금할증 시간대가 서로 달라서 혼란스럽습니다.
합의가 안된 것인지, 주도권 다툼인지 모르겠지만 시민편의를 생각해서 통일을 시켜야죠.
3. 콜 택시의 목적지 미표시를 추진합니다.
카카오를 비롯한 콜택시 대부분은 콜을 부르면 택시기사에게 목적지가 표시됩니다. 그러다보니 택시기사는 장거리 콜만 선택하게 되어 단거리 콜은 외면받는 비율이 컸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호출료를 인상하는 대신 호출료를 부담하게 되는 콜은 기사에게 목적지가 미표시 되도록 한답니다. 물론 호출료를 부담하지 않으면 목적지가 표시되구요.
콜 택시 호출 시 목적지가 표시되고 안되고는 강제 규정이 없는 탓에 콜 회사의 고유권한이죠.
이번에 국토부에서 강제 규정을 만든다고 하더니 아마 그렇게 까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손님이 적은 주간의 경우에는 호출료 없이 목적지가 그대로 표시되는 현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4. 타다 같은 유사택시를 늘리겠답니다.
이와 같이 해도 택시대란이 멈추지 않으면 옛 타다같은 타입의 유사 택시를 늘리겠다고 합니다.
관련 법에 의거 택시총량제 범위 내에서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고 총 매출액의 5%를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현재 파파, 고요한 M 등 약 420대 정도의 택시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인 만큼 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건을 완화한다고 해서 쉽게 뛰어들 회사가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옛날 타다는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고 렌트카로 택시영업을 했었죠.
그밖에 고급택시로의 전환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죠. 개인택시 5년 무사고 조건을 없애서 언제든지 고급택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답니다.
지금 법인택시 IM같은 대형택시는 초보라도 몰 수가 있는 상태라 개인택시에게만 적용했던 5년 무사고 조항은 참 말도 안되는 규제였습니다.
그리고 법인택시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취업기간을 단축하고 파트 타임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간다고 합니다.
이것도 참 우스운 것이 법인택시 취업이 무슨 대기업 입사시험이나 공무원 시험도 아니고 지원만 하면 거의 다 붙는 시험인데 뭘 어떻게 더 쉽게 하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택시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도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택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고 해서 그동안 관심있게 지켜봐 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유감이었던 것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오만한 태도였습니다. 한마디로 겸손한 구석, 진지한 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택시대란의 근본 원인이 국토교통부에 있는데도 마치 택시기사에게 책임의 전부가 있다는 식의 말과 태도는 굉장히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순한 맛, 매운 맛 어쩌고 하는 현란한 말은 별다른 알맹이도 없는 대책을 언론 플레이로 갈음하려는 술수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택시대란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은 뻔한 것이죠. 택시기사들이 일하기 어렵고 돈벌이도 시원찮아서 다들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였기 때문 아닙니까.
세계에서 최하위권인 택시요금을 정상적으로 올려서 돈벌이가 되도록 해주던지 예산지원을 별도로 해주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택시는 남아도는데 기사가 부족한게 현실아니겠습니까.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일을 처리하려는 의도가 무언지 참.
결국엔 옛 타다와 같은 렌트카 택시나 우버와 같은 자가용 택시영업을 터 주고 싶은데 법 개정을 해야 하고, 택시기사 눈치가 보여서 머뭇거리는 속셈이 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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