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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택시손님 4명은 솔직히 승차거부하고 싶다

희망연속 2022. 7. 17. 14:30

 

 

요즘은 택시가 전 보다 많이 줄어서인지 택시손님이 상대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손님이 택시에 타면 몇 십분 기다렸다느니 승차를 거부해서 타지 못했다는 불평을 많이 하곤 합니다.

 

저는 사실 여태까지 승차거부를 한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지금도 승차거부는 배부른 자들이 하는 짓 같아 별로 관심조차 갖고 있질 않습니다.

 

운행하다 보면 연세 많은 어르신이나 행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을 태우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택시도 있고, 택시에 올라 탄 손님을 자기가 원하는 코스로 가지 않는 손님이라고 해서 다시 내리게 하는 간 큰 택시기사도 간혹 눈에 띱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이번에 조금 어려운 손님을 태우고 나면 다음엔 좋은 손님을 태울 수도 있는 것이 택시업인데,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그런데 저는 손님 4명이 타는 경우가 가장 싫습니다. 그냥 지나치고 싶기도 합니다.

 

어제도 강남에서 남자손님 4명이 타더니 멀지 않은 거리를 이동하면서 손님들끼리 한국 택시요금 싸서 좋다, 내가 영국에 오래 근무했는데 런던에 비해 1/3밖에는 안된다며 서로 크게 웃고 떠듭니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또 LPG 차는 휘발유나 경유차에 비해 출력이 30%정도 약합니다. 그래서 성인 남자 4명이 타면 차가 잘 나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운전하는 사람들은 그런 내용을 잘 알기 때문에 택시에 4명이 함께 타는 것은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웬 떡이냐 하는 식으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행동을 보면서 뭐가 잘 못됐다 하는 느낌이 안들 수가 없습니다.

 

내리면서도 미안하다, 잘 타고 왔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내려서 가버리고, 양복 차려입고 외국에서 근무했다면 누가 알아주냐 속으로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만 기분은 별로였습니다.

 

오후에 비가 다시 쏟아지니 손님이 많아졌습니다. 또 4명이 길위에서 승차하더니 앞자리 좌석을 뒤로 완전 쿵하고 제끼고 지들 멋대로 웃고 떠듭니다. 조심스럽게 제껴야지, 이런 된장.

 

제 개인택시 동기모임이 4명이어서 한달에 2번 만나 이동할 때 택시를 자주 타는 편입니다. 택시에 오르면 기사에게 미안합니다 하는 말을 꼭 하고 내릴 때도 덕분에 잘 왔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2,000원 정도를 꼭 더 드립니다.

 

그깟 돈 2,000원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죠.

 

솔직히 앞으로는 4명 택시손님은 가급적 비껴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콜을 부르거나 또 다른 사람은 안보이도록 숨어 있고 다른 1명이 택시를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지만, 손님 4명은 가급적 태우고 싶지 않습니다.

 

서울특별시 택시 운송사업 운송약관 제11조에 나와 있는 승차거부 조항을 보면 여객이 택시에 승차해서 행선지를 기사에게 밝혔을 때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고 운송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콜도 마찬가지죠. 호출을 한 후에 택시에 승차하여 행선지를 밝혀야만 됩니다.

 

말하자면 손님이 기사에게 목적지를 이야기하기 전에는 거부해도 위반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르신이나 장애인,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태우지 않고 가버리는 경우에 승차거부로 처벌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택시요금 체계가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 대부분의 서양 국가와 싱가폴 등 동남아 일부 국가는 손님 숫자에 따라 요금을 더 받는 시스템입니다. 

 

손님 1명이 타도 4명이 타는 것과 똑 같은 요금을 낸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지 않습니까. 손님 2명부터 1명 당 1,000원씩을 더 받게 해도 되고, 손님 3명 이상이 타게 되면 2,000원 정도를 더 받으면 적당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택시요금, 생각할수록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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