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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세상

용산 국방부에서 '곡학아세'를 보았다

희망연속 2022. 4. 6. 11:57

 

청와대를 국방부로 옮긴다고 부산입니다. 국방부는 2주안에 방빼라고 하고, 청와대는 취임 당일부터 국민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법석이구요

청와대에 들어가고 안가고 그건 자유입니다. 안들어 간다면 할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왜 국방부일까요? 왜 저리 서두르는 걸까요?

 

국방부는 수도 서울을 방어하기 위한 최첨단 군사기지이자 지휘사령부입니다.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청와대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재난, 군사 지휘사령부죠. 엄청난 돈을 들여 첨단 시설을 완비했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것은 군사기밀이라 알 수 없지만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청와대, 국방부는 말하자면 군사요새라는 것.

 

그런데 말이죠, 한두달 안으로 방빼고 다른데로 가, 내가 들어 가겠다, 청와대는 터가 나쁜 곳이라 안들어가, 이거 아닙니까.

 

저는 국방부로 옮긴다고 해서 난리 났다 했습니다. 설마 군인들, 극우 단체들, 언론들이 가만 있겠나, 다음달이면 그들이 그렇게 신주단지 모시듯이 하는 미국과의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되어 있고, 그 지휘소가 바로 합참인데.

 

더욱이 북한이 미사일을 쏴대고 난리인 판에. 이거 할복 자살하는 사람들 몇명 나오겠다, 걱정이 태산같았죠.

 

헌데 이게 웬일. 완전 조용했습니다. 고양이 앞에 쥐새끼?

 

전직 합참의장 몇명이서 조심해서 이전을 추진해주십사 건의문을 만들어 인수위에 건의한 것 외에는.

 

전직 장성 1,100명은 이전을 찬성한다는 서명에 동참을 했고, 심지어 서욱 국방장관은 국회서 답변할 때 의원들 앞에서 설설 기는 걸로 보였습니다.

 

낼 모레 군사훈련이 있을 예정이고, 최고의 군사기지인 국방부를 이런 식으로 이전하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할복자살은 못해도 사표 던져버리고 퇴장 쇼라도 해야 마땅할텐데, 이거야 원.

 

이러고도 국방장관? 벼슬이 그리 좋을까. 대한민국 군인의 기개는 어디가고 이게 우리 군인의 민낯인가 하는 생각까지.

 

언론은 또 어떻구요.

 

조중동은 서두르지 말라며 가볍게 짚어주는 논조의 칼럼 한꼭지 내놓고는 묵시적 찬성이더군요. 

 

용산 이전을 죽어도 안된다며 반대하는 언론이나 지식인은 거의 없었습니다.

 

언론인 중에서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용산이전은 몰상식한 일이라는 비난을 한거 외에 그 어떤 보수언론인도 말한마디 못하고 셧업.

 

너무 놀라운 일입니다. 용산앞에서 분신하는 사람이 나올 것으로 에상했던 저의 생각은 그야말로 기우였습니다. 제가 순진했던 것이죠.

 

저는 여기서 '곡학아세(曲學阿世)'를 보았습니다. 

 

'곡학아세(曲學阿世)', 굽을 곡, 배울 학, 아첨할 아, 세상 세, 

 

'학문을 굽혀서 세상에 아첨하다. 평소의 가치관, 신념과는 달리 세상에 아첨하다.'

 

왜 이렇게도 아첨꾼 아부꾼이 넘쳐날까요? 

 

민간 군사전문가인 전 정의당 국회의원 김종대는 초현실적 퍼포먼스, 도저히 이해 안가는 무지막지한 일이라면서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분은 제 개인적으로 많이 신뢰하는 분입니다.

 

국방부와 합참이 있는 곳은 막대한 군사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서 완전 이전하려면 예산이 얼마가 들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1조원? 김종대 전의원은 그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과연 그런 돈을 들여 가면서 추진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꼭 국방부 자리여야 하는지, 군과 국민의 의견을 들어보고 신중히 추진해야 맞는 거 아닐까요.

 

청와대를 옮기고 안옮기는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죠. 

 

쓸데 없는 청와대 이전 논란에 당장 시급한 동해안 대형 산불피해 복구나 코로나 대책은 뒤로 완전히 물러 난 느낌입니다. 청와대 이전비용이면, 어휴.

 

혹독한 겨울이 올 것이라는 예측은 너무 빨리 현실로 닥쳤습니다.

 

우리 사회에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이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곡학아세하는 아첨꾼들만 득실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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