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춘천 소양강댐과 소양강 처녀 본문
가을비 치고는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왔던 며칠 전, 춘천 소양강댐을 찾았습니다.
작년에 구경했던 소양강댐이 상당히 인상에 남아 비가 많이 온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에 개인택시 기사 동료들과 함께 다시 찾기로 의견을 모아 가게 되었습니다.
청량리역에서 ITX를 타고 약 1시간 정도면 춘천역에 내립니다. ITX는 2층 짜리도 있더군요. 춘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국군 항공대, 닭갈비 마을을 지나 소양강댐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한마디로 끝내 줍니다. 한폭의 그림이죠.
버스 종점, 정상에 도착하면 웅장한 소양감 댐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소양감댐은 높이 123m, 길이 530m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요 세계 5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수력발전 댐이자 인공호입니다.
우리나라 수력발전의 1/3을 소양강댐이 차지하고 있다는군요.
1967년 4월에 착공하여 1973년 10월에 완공했으니 공사기간은 6년 6개월, 준공된 지 약 48년이나 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마주하는 것이 바로 '준공 기념탑'입니다. 댐뿐만 아니라 탑도 웅장합니다.
기념탑 뒷편으로 인공호가 보입니다. 때마침 분수도 솟아 오르고. 시원합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가득 차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입니다.
바로 옆에 웬 조형물? 소녀상인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1970년대에 가수 김태희가 불렀던 '소양강 처녀'를 기념해 만든 것이랍니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소양강 처녀’ 1절)
저도 이 노래를 잘 알고 있죠. 요즘에도 노래방에서 굉장히 인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원래 이 노래는 춘천 소양호 어부의 딸 윤기순을 기념해서 만든 곡이랍니다. 가난을 벗기 위해 18세때 서울로 상경해 가수의 꿈을 이루고자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작곡가가 윤기순양의 사연을 듣고 이 노래를 만들었는데 빅 히트를 했다고 하죠.
'소양강 처녀' 노래가 노래방 붐에 힘입어 다시 히트를 하고 춘천의 대표곡이 되자 춘천시에서는 2005년에 무려 5억 5천만 원을 투자해 기념상을 건립했답니다.
소양강 처녀의 주인공인 윤기순씨는 1953년생으로 유명 가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자기를 모델로 한 노래가 히트했으니 어느 정도 여한은 풀린셈일까요.
춘천시에서는 윤기순씨 행방을 찾아 타지에서 결혼도 안한 채 살고 있던 그녀를 고향 춘천으로 다시 모셔 와 지금은 춘천에서 음식점겸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양강댐은 콘크리트로 지은 댐이 아니라 사력식 댐이라고 하죠. 사력식 댐이란 현지에 있는 모래, 자갈을 이용하여 쌓아 올린 댐이라고 합니다.
원래 설계 당시 콘크리트댐으로 짓기로 되어 있었는데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정주영 회장이 콘크리트 댐은 안보상 북한의 공격에 취약하고, 현지에 많은 자갈, 모래 등을 이용하면 예산이 절감된다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의하여 변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만 해도 대통령이 댐 건설 시공에 까지 관여하고 그랬나 봅니다.
댐위에 조성된 도로.
주차장에서 위 도로를 지나 앞에 보이는 나즈막한 산까지 산책 코스로 아주 좋습니다. 중간에 정자도 있고요.
댐 위 도로에 설치된 조형탑.
용너미길이라는데 아마 옛 지명이겠죠. 전설 상의. ㅎㅎ
댐 북쪽에 있는 건물은 소양강댐 관리소
도로 끝 부분에 있는 위령탑.
6년 6개월의 댐 걸설공사 중에 37명의 기술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위령탑 뒷편에 사망자 명단과 주소가 기재되어 있더군요.
위령탑 앞에서 잠시 묵념을 하고 그분들을 추모했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건설공사였던 경부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77명의 근로자들이 사망했다고 하죠.
그 당시엔 나라살림이 여의치 않아서 변변한 보상도 하지 못하고 그냥 개죽음으로 끝나지는 않았는지, 여러가지 상념이 떠오느네요.
요즘 보기 힘든 구형 프라이드 승용차가 댐 위에 주차되어 있어서 한컷.
소양강댐 주차장 인공폭포.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데도 폭포수는 흘러 내리고.
작년에 이어 1년만에 다시 찾은 곳이지만 좋았습니다.
내려 오는 길에 닭갈비 촌에서 맛있는 춘천 닭갈비도 먹고 다시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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