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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건물 지하주차장에 갇힌 택시

희망연속 2021. 7. 22. 20:50

 

 

아침 일찍이 남양주 가는 손님을 태웠습니다. 짐이 있으니 건물 지하주차장 1층으로 들어 가달라고 해서 갔다가 손님을 내려드리고 돌아 나오는데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가 올라가질 않습니다.

 

몇번을 반복했는데도 그대로입니다.

 

하는 수없이 택시를 옆에 대놓고 내려서 살펴 보니 입주한 지 얼마 안되는 신축건물인 듯 차량이 별로 보이지 않고 공사 자재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더군요.

 

마침 휴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지하주차장을 드나드는 차량도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지상 1층으로 올라가서 관리실 문을 두들겼지만 역시 잠잠.

 

난감했습니다. 이렇게 지하주차장에 갇혀서 꼼짝 못할 줄이야. 손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30여분을 헤매고 있는데 마침 경비원이 나타났습니다. 정말 반갑더군요. 

 

짐작 그대로 입주한 지 일주일된 오피스텔이었고, 차량 차단기 설치를 한지 얼마 안돼 에러가 났다며 미안해 하더군요.

 

듣고보니 택시손님은 그러한 사항을 몰랐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님 탓을 안할 수도 없고.

 

택시영업을 하다보면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아파트나 건물 지하주차장에 들어 가자고 하면 안들어 갈 수도 없는 일이고, 물론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손님들, 무거운 짐을 든 손님들은 이해가 가지만.

 

지하주차장뿐이 아닙니다.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 가서는 돌아 나가야 한다는 말도 없이 가버리는 손님도 있습니다. 좁은 골목에서 내리면 어떻게 어떻게 해서 가야 한다는 말을 해주면 좀 좋으련만.

 

어떤 손님은 복잡한 전통시장 일방통행길을 한참 가다가 갑자기 내려달라고 해서는 가버립니다. 그러면 그 좁은 시장길을 힘들게 빠져 나와야만 하거든요.

 

상대방 입장을 조금만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이런 일은 없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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