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홍콩 둔문공원(屯門, 툰먼, 튄문, Tuen Mun)의 3공주(三公主) 본문
유튜브에서 무언가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홍콩 툰먼(둔문)공원 3공주를 보게 되었습니다.
홍콩의 서북부 지역 외곽에 위치한 툰먼공원에서 3명의 젊은 여성이 매일같이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관객들로부터 팁을 받는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서, 거의 매일 유튜브에 올라 오는데 나름 재미있고 정겨운 면이 있더군요.
노래도 제법 잘 부르고 춤도 흥겹게 잘 춥니다. 3공주가 노래부르며 춤을 추면 관객들이 같이 어울려 한바탕 어울마당이 벌어지기도 하고 관객들이 돈을 주면 받는 그런 퍼포먼스죠.
우리나라 역시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붐비는 길거리나 시골 장날에 마술이나 무예 시범, 각설이 타령, 창극 등을 펼치고 구경꾼들로부터 돈을 걷는 모습을 흔치 않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엔 종적을 감춰 버렸죠.
우리나라에서 그와 같은 모습이 사라진 원인은 사람들의 기호가 변해버린 탓이 크겠지요. 볼거리, 즐길 거리가 지천에 깔린 지금 시골틱한 그런 길거리 공연은 별로 비호감일 것 같습니다.
아울러 이제는 길거리에 사람이 그렇게 모일만한 장소도 드물뿐더러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교통문제 등으로 관청에서 가만 놔두지를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홍콩 툰먼공원에서 매일처럼 벌어지는 3공주의 공연모습은 저에겐 이색동화처럼 보이고 어렸을 적에 봤던 그런 추억이 겹쳐지며 제 눈길을 사로잡더군요.
3공주가 춤을 추는 모습. 왼쪽부터 묘묘(妙妙), 정정(婷婷), 심의(芯儀).
그런데 3공주가 자매지간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네요.
가장 언니처럼 보이는 가운데 심의(芯儀).
3공주 중에 중간으로 짐작되는 묘묘(妙妙)
맨 막내로 보이는 정정(婷婷). 검색해 보니 정정(婷婷)은 홍콩에서 가수로 데뷔하여 활동하고 있다고 나오더군요.
노래부르는 도중에 관객들이 주는 돈을 받고 있는 모습.
마이크를 잡은 손에 지폐가 보이는군요.
유심히 살펴보니 여장남자 1명이 붙어 다닙니다. 이름하여 우비(宇飛). 위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인물이죠.
그런데 단순한 멤버인지, 3공주 중 누구와 맺어진 사이인지, 보디가드인지 당췌.
홍콩은 단순 인구밀도로 따지면야 서울에 미치지 못합니다. 서울 16,500명/km2, 홍콩 6,790명.
하지만 홍콩은 바다 면적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를 보정한 인구밀도는 서울에 비해 약 3배가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과밀한 도시죠.
따라서 아무리 외곽에 위치한 둔문공원이라 할지라도 소음과 교통공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둔문공원에서 저렇게 춤을 추며 사람을 모으는 팀이 3공주 외에도 여럿 있고, 그래서 주변에서 소음에 대해 진정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둔문공원이 위치한 둔문구(홍콩에는 18개 자치구가 있는데 그중 하나)에서는 별도로 자기오락구역(自己娛樂區域)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만 공연을 하도록 조치를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강력한 단속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림도 없는 소리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 비해서 덜 세련됐으면서도 정겹고 소박한 그들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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