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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우리나라 택시요금에 대한 생각

희망연속 2019. 12. 15. 15:56




얼마 전, 비가 내리는 초저녁이었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리자 택시를 타려는 손님이 줄을 이었습니다. 콜은 쉴새없이 울려대고, 거리에도 손을 들고 택시를 잡으려는 손님으로 경황이 없었습니다.


저는 손님 한분이라도 더 태워드리려는 사명감(?)으로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더군요. 비가 내리니 골목 끝, 집 앞,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가달라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손님이 요구하면 가야합니다. 안갈 수 없잖습니까.


제 나름대로 열심히 택시를 몰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수입을 따져보니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현행 택시요금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택시요금이 참 싸기는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에서 택시 타보신 분들은 다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평균적으로 일본의 1/3에 지나지 않고, 우리와 국민소득이 비슷한 스페인이나 대만에 비해서도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요금이 저렴한 만큼 택시 서비스의 질과 운전기사의 수입도 낮고, 결국 택시의 경쟁력은 밑바닥일 수밖엔 없습니다.


물론 택시뿐만 아니라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이 다같이 저렴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버스, 지하철 등은  공영제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대규모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질 않은가요.


그러나 택시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고, 택시요금은 물론 다른 온갖 규제는 다하고 있으면서 택시서비스의 질 운운하며 택시에게만 그 책임을 돌리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다는 어떻습니까. 친절하고 서비스가 좋네 어쩌면서 잔뜩 띄워주기만 하지 요금이 택시에 비해 30% 비싼 것은 물론 다른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왜 언급하지 않죠?


현행 모범택시 역시 일반 중형택시에 비해 30% 정도 요금이 비쌉니다. 그래서인지 모범택시는 불친절이니 이런 말 별로 없잖습니까.


결국 택시가 문제가 아니라 요금이 문제라는 소리입니다.


우리나라 택시가 과잉공급 상태라 만족할만한 수준은 어렵더라도 요금체계를 다양화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어느정도까지는 현실화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정부와 서울시는 왜 저러고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예를들면,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거부가 빈번하다고 하니 할증료를 올립시다. 당장 올리기 어려우면 현재 0시에서 4시까지 할증시간대를 일본처럼 10시에서 다음날 5시까지로 늘리면 어떻습니까.


현재 1사람이 타든 4사람이 타든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같은 것을 3사람 이상 타면 500원~1,000원 정도 더 내게 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콜비를 꼭 내고 받도록 해야 합니다. 원래 콜택시는 주간 1,000원, 야간 2,000원의 콜비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카카오택시를 비롯한 콜회사에서 받질 않고 있는데 그러니 콜문화가 개판이 되어 버린 것이죠. 당연히 콜을 부른 손님은 콜비를 내도록 하고 택시기사에게 그에 상응하는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만 합니다.


아울러 콜비 또한 현실화해야 합니다. 사정상 택시를 꼭 타야 할 경우에는 콜비를 2,000원 또는 그 이상을 지불해서라도 탈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중국처럼 콜비를 비싸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현행 1,000원, 2,000원 그나마 그것도 무료 서비스 하에서는 답이 안나옵니다.


이런 의견을 주변 사람들에게 가끔 이야기 하면 대한민국은 평등을 지향하는 국가여서 그런식의 차별화는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더군요.


그러나 어느 정도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차별화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이 공정사회, 평등국가도 아니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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